스크린도어가 좋다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5.11.01. 00:00

수정일 2005.11.01. 00:00

조회 1,445



시민기자 김은옥

출근하는 아침 사당역에서 2호선을 탄다.
올 여름 사당역 2호선엔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스크린 도어가 생긴 것이다.
8월 말에 공사가 끝나고 9월 테스트하다가 10월에 드디어 준공식까지 마치고, 한달동안 붙이고 있었던 시범가동이라는 꼬리표까지 떼어버렸다.

스크린도어가 생긴 후에 내가 느끼는 몇가지 좋은 점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첫번째, 지하철 플랫폼에 전신거울이 생겼다.
처음엔 건너편 플랫폼에 대한 시야가 가려져 답답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플랫폼 건너편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스크린도어에 비춰지는 나의 전체 모습에 신경을 쓴다. 스크린도어를 거울삼아 보면서 매무새를 단정히 하다보면 어느덧 지하철이 도착한다.

둘째, 지하철이 선로와 마찰하면서 내는 시끄러운 쇳소리가 더이상 안 들린다. 정확히 안 들리는 것인지 작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때로 너무나 날카롭기까지 하여 귀를 막았던 일은 이제 사당역 2호선에서는 하지 않는다.

셋째, 지하철이 들어오면서 불어오는 지하의 케케묵은 거친 먼지바람을 더이상 맞을 일도 없어졌다.
무더운 여름날 가끔은 그 바람이 시원함을 주기도 했지만 실은 엄청나게 안 좋은 먼지들이었던 만큼 건강에 좋을 일은 없었다.

네번째, 스크린 도어에 대해서 아무리 이러저러한 장점을 설명한다 해도 무엇보다 가장 크게 좋은 점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실수로 발을 헛디뎌 선로로 떨어지기도 하고 고의로 다른 사람을 선로로 떨어뜨리기도 해서
생긴 끔찍한 사고들이 스크린 도어가 생긴 사당역 2호선에서는 앞으로 일어날 일이 없어진 것이다.

플랫폼 안전선 안 쪽에 서 있다 하더라도 때로는 지하철이 빠르게 지나가고 나면 나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쏠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때면 섬뜩하고 무서웠는데 이젠 그런 느낌 받을 일도 없어진 것이다.

정상적인 우리들의 안전만 지켜진 것은 아니다.
사당역에는 매일 아침 지하철을 타고 방배역까지 가는 정신지체아 여자 한분이 있다. 질서 의식이 없는 만큼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 항상 선로 가까이에 서서 행여나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스크린도어가 생긴 이후로 이젠 그에 대한 걱정도 더이상 할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플랫폼에서만이 안전함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출퇴근시 2호선에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 그러다 보니 출근길엔 조금이라도 일찍 가기 위해 무리하게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이 많고 퇴근길엔 사당역에 내리는 사람들 또한 정말 많다.
심한 경우는 지하철에서 내릴 때 문이 열리자마자 순간적으로 몇m 떠밀려 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스크린도어가 생긴 이후로 무리하게 승차하려는 사람들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고 내릴 때는 지하철문보다 스크린도어가 나중에 열리는 만큼 지하철 문이 열리고 나서도 어차피 한템포 쉴 수 밖에 없어 떠밀고 떠밀리는 일도 많이 줄어들었다.

서울에서 스크린도어는 올 여름 사당역에 처음으로 생겼고 지금 선릉역 2호선에는 공사를 마치고 시범가동 중에 있었다. 2009년까지 모든 서울의 지하철역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예정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뉴스 말대로 한 곳도 빠짐없이 모든 역에 설치되고 아무런 사고없이 이용되어져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편안한 서울 지하철 시스템으로 발전되길 빌어본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