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터 '황학정'
내손안에서울
발행일 2004.08.16.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텅.. 텅.. 텅.. 둔탁한 물체가 어딘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어렴풋이 귓가에 맴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점심 무렵이 한참 지난 시각이었다. 그때 다시 들려오는 둔탁한 물체가 부딪히는 소리
텅텅텅... 꿈이 아니었구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모두들 공부삼매경에 빠져 책과 씨름하고 있었다. 어디에도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보이지 않았다. 경사가 심하게 진 길을 오르니 숲가지로 가려져 있던 곳에 오래된 누각하나가 예상치 못하게 나타났다.
소리의 진원지는 그 누각 밑이었다. 출입구에 보니 황학정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옆에 친절하게도 이곳의 연혁과 안내가 나와
있었는데 조선후기 무인들의 활터로 쓰였던 곳 이라고 한다. 의외의 발견에 나는 더 자세히 보기 위해 황학정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 벤치에서 궁수들의 활쏘기를
보았는데 대체로 나이 드신 분들이 많으셨고 모두 서로 경쟁한다기보다 동네 노인정에서 장기를 두는 것처럼 화기애애했다. 잊었던 도시락 생각이 나 옆쪽으로 이어진 산등성이에서 황학정을 내려다보며 점심을 먹었다. 오늘 하루 공부도 제대로 못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곳을 발견한 흡족함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공부는 언제하지? 시험이 멀지 않았는데.. 종로도서관에 올 일이 있으면 뒤쪽으로 난 후문을 통해 몇 분정도 올라가면 활 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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