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으로 마음까지 토닥토닥~ 청년 마음건강박람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심리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스크 없이 편하게 숨 쉬며 즐기던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지는 요즘, 서울시가 ‘2020년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랜선박람회’를 개최했다. 랜선박람회라는 생소한 명칭에 호기심이 생겨 박람회에 직접 참여해봤다.

9월 1일부터 13일까지 총 13일간 운영되는 랜선박람회는 지난 2019년 서울시민의회에서 청년들이 제안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슬로건은 ‘당신을 위한 마음 휴양지’로 휴양지라는 단어가 주는 특유의 느낌에 벌써 마음이 설렌다.

홈페이지 첫 화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서울시청년마음건강랜선박람회

랜선박람회는 6개 존으로 안내소, 체험관, 상영관, 홍보관, 정책버스, 마음건강지도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16개의 단체가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의 핵심은 ‘체험관’과 ‘상영관’을 꼽을 수 있다.

상영관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로 구성된 뇌부자들의 토크쇼, 방송인 겸 칼럼니스트 곽정은의 고민상담소, 김도인X케렌시아의 명상음악 콜라보 등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이외에도 홈페이지에서 마음 돌봄과 명상에 대한 영상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체험관에서는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필자는 박람회가 시작되기 전이었던 8월 말, 임시로 문을 열었던 ▲마음건강 랜선박람회 홈페이지(www.서울시마음건강박람회.com)에서 미리 박람회 오픈 알림을 사전등록하고 체험 키트도 신청했다.

마음건강 랜선박람회 오픈 알림 사전등록 완료 화면 ⓒ정혜임

'세심사'와 '청년마음건강연구소 씨랩', '좀놀아본언니들'에서는 선착순으로 DIY 체험 키트를 제공했다. 세심사의 경우, 9월 4일부터 9일까지 체험 키트 2회차 신청기간이며 씨랩, 좀놀아본언니들은 별도의 날짜 제한 없이 박람회 기간 내 상시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한정된 수량을 제공하므로 체험 키트 잔여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홈페이지(www.서울시마음건강박람회.com)를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한다.

헤르츠컴퍼니의 ‘곽정은의 도서처방’, 마인드트립의 ‘명상하고 앉아있네’ 그리고 왈이의 마음단련장이 진행하는 ‘여름 휴가도 못 간 인간을 위한 서울 멍상 여행’등은 인원 제한 없이 홈페이지에서 편하게 체험이 가능하다. 화상특강으로 진행되는 마음치유학교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법, 속전속결 특강'은 신청이 조기에 마감됐다.

체험 키트가 담긴 택배가 도착했다. ⓒ정혜임

필자는 청년마음건강연구소 씨랩의 ‘마음건강 행동키트 D.B(Daily/Bestfriend)’를 신청했다. 이 프로그램은 9월 한 달 동안 자신을 위한 미션을 수행하고 체험 일력에 그 경험과 느낌을 기록하며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키트를 제공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택배가 도착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상자를 개봉하니 체험 키트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일력만 담겨있을 줄 알았는데 예쁜 메모꽂이도 함께 들어있었다. 무료배송인 데다가 체험 키트 신청비용도 없는데 선물까지 받으니 더 기분이 좋다.

9월 달력과 메모꽂이 ⓒ정혜임

이 체험 키트 신청 대상 중에 ‘소소한 즐거움으로 우울한 마음을 달래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키트 개봉만으로도 벌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했다.

체험키트 속 9월 일력의 모습 ⓒ정혜임

체험 키트에는 두꺼운 종이로 된 9월 한 달 치 일력 카드가 들어있었다. 일력 카드에는 매일 다른 질문이 한 가지씩 적혀있는데 질문에 대한 답과 느낀 점을 그날의 일력 카드 뒷장에 적으면 된다. SNS에 일력 사진 업로드를 통해 15일 이상 마음건강 미션을 인증하면 씨랩에서 별도의 스페셜 키트를 제공한다. 이 날의 질문은 ‘나를 행복하게/기쁘게 해줬던 말을, 거울을 보며 나에게 들려주기’였다.

우울감에 빠지면 작은 일 하나 해내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진다. 이럴 땐 간단한 질문에 답하고, 작은 미션들을 해내며 얻는 성취감이 다른 일을 위한 동기부여로 이어질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집콕 일상에 지쳐가던 필자도 곰곰이 기억을 떠올리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봤다.

나를 행복하게 해줬던 말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적었다. ⓒ정혜임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라는 말을 적었으나 막상 거울을 보고 말하려니 쑥스러웠다. 말을 한 다음에는 글 밑에 짧게 느낀 점도 적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그동안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는 일에 얼마나 인색했는지 새삼 깨달았다.

몇 해 전부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오는 소소한 즐거움이 때로는 그저 소소하지만은 않게 느껴질 때가 있다. 지금처럼 답답한 기분이 드는 시기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마음건강 랜선박람회는 오는 13일까지 계속된다. 체험관, 상영관뿐만 아니라 마음건강과 관련한 데일리 퀴즈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추첨을 통해 선물도 증정하니 많은 사람이 소확행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 2020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랜선박람회 :  www.서울시마음건강박람회.com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하기
▶ '코로나19 서울생활정보' 한눈에 보기
▶ 내게 맞는 '코로나19 경제지원정책'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