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녕나녕' 우리소리와 함께…슬기로운 집콕생활

시민기자 박혜진

발행일 2020.09.01. 13:58

수정일 2020.09.01. 16:22

조회 1,606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서울시 '천만 시민의 잠시 멈춤' 주간이 시작되었다. 이제 ‘집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슬기롭게 집콕할 방법을 찾다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태왁으로 배우는 우리소리, 우리장단’ 유튜브 영상을 발견했다. 제주도 해녀들이 물질할 때 쓰던 태왁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던 풍속을 집에서 체험해 보는 이색 콘텐츠다. 태왁은 빈 박과 그물망을 묶어 만드는 도구이지만 영상에서는 종이로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제주도 해녀들이 쓰는 '태왁'을 이용해 우리소리 장단을 배워본다

제주도 해녀들이 쓰는 '태왁'을 이용해 우리소리 장단을 배워본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태왁으로 배우는 우리소리, 우리장단 콘텐츠는 원래 어린이들의 여름방학을 맞아 기획된 온라인 비대면 교육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프로그램은 태왁 수업 외에도 ‘자연관찰 우리소리’ 5종(부엉이소리·벌아벌아 꿀떠라·테테불써라·엉꺼꾸 엉서방) 및 ‘조이트로프로 배우는 강강술래’ 등 총 7종으로 구성되었다.

교육프로그램의 교보재 배포는 지난달 모두 마무리되었지만, 실시간 교육이 아니므로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유튜브로 프로그램을 상시 시청할 수 있다. 또한 고학년 수업의 경우 난이도가 높아 어른들도 충분히 배울 점이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유튜브(https://www.youtube.com/channel/UCBDTdj0zbhWzNnd714X1_fA/videos)

우리소리박물관은 '자연관찰 우리소리' 등 비대면 온라인 교육프로그램 7종을 제공한다

우리소리박물관은 '자연관찰 우리소리' 등 비대면 온라인 교육프로그램 7종을 제공한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태왁'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 눈에 띄어 영상을 클릭하니 ‘너녕나녕 두리둥실 놀고요’하는 노랫가락이 펼쳐진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 따르면, '너녕나녕'은 제주도 전역에 퍼져 있는 통속 민요이다. 제주도의 바람 소리, 파도 소리가 녹아있는 것처럼 구수한 가락이다. ‘아침에 우는 새, 배가 고파 울고요. 저녁에 우는 새, 임 그려 운다’는 소탈한 가사는 일상의 묵은 때를 씻어주었다.

'너녕나녕'은 구수한 가락과 소탈한 가사로 마음을 울린다

'너녕나녕'은 구수한 가락과 소탈한 가사로 마음을 울린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우리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직접 종이 태왁을 만들어보았다. 육각상자 전개도만 작도할 수 있다면 준비물은 간단하다. 두꺼운 종이, 가위, 노끈만 있으면 된다.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살려 작도에 열중하는 기분은 꽤 즐거웠다. 필요없는 부분을 잘라낸 뒤 착착 접으면 금세 태왁 부표와 어망이 탄생한다.

영상을 보며 종이 태왁을 만들어보았다.

영상을 보며 종이 태왁을 만들어보았다. Ⓒ박혜진

집에 악기가 두 개가 되었다.

집 안에 악기가 우쿨렐레(왼쪽)와 태왁, 두 개가 되었다. Ⓒ박혜진

다음은 본격적으로 장단을 연주해볼 시간이다. ‘덩, 덩, 덕쿵덕’ 하는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불러본다. 덩은 양손, 덕은 오른손, 쿵은 왼손을 쓴다. 전통음악에서 ‘세 번 친다’고 해서 ‘세마치 장단’이라고 부르는 장단이다. 민요, 판소리 등에 널리 사용되는 기본 장단으로, 잘 알려진 ‘아리랑’ 역시 세마치 장단으로 부른다.

영상을 보며 우리장단을 연주해 본다.

우리장단을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 보았다. Ⓒ박혜진

국내 첫 민요 전문 박물관인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작년 11월 문을 연 이래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로 시민들에게 풍성한 우리소리의 세계를 들려주었다. 홈페이지에도 한 눈에 보기 쉽도록 자료 정리가 잘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소리 도감’에서는 전국 방방곳곳의 지역별 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우리소리 도감’의 ‘풍속화 속 우리소리’, ‘흑백사진 속 우리소리’, ‘동식물과 우리소리’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자료로 손색이 없다.

또한 박물관은 지난달 27일부터 360도 가상현실로 관람할 수 있는 VR 전시를 개관했다. 박물관 전경부터 1층, 상설전시실, 영상실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둘러볼 수 있다. 상설전시 ‘우리소리로 살다’에서는 실제 박물관에 쓰인 벽면 해설도 읽을 수 있고, 헤드셋을 클릭하면 생생한 향토민요를 들을 수 있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노래, 고된 하루를 다독이던 노래,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픔에 빠진 마음을 달래는 노래 등 우리나라 지역의 삶과 정서, 언어적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소리들이다.

우리소리박물관의 VR전시는 헤드폰을 누르면 향토민요를 들을 수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의 VR전시에서는 헤드폰 표시를 누르면 향토민요가 흘러나온다. Ⓒ우리소리박물관

스스로는 물론 모두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집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어려운 시기를 창의적으로 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의 지인은 평소 방치하던 기타를 꺼내 연습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도 태왁을 만들고 제주도 바다를 떠올려보며 평온한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음악은 좋은 벗이 되어줄 것이다.

◼︎ 서울우리소리박물관
○ 홈페이지: http://gomuseum.seoul.go.kr/sekm/index

○ 문의: 02-742-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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