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속 민주주의 '서울시 엠보팅' 참 편해요~

시민기자 박혜진

발행일 2020.06.23. 12:53

수정일 2020.06.23. 17:14

조회 1,256

"디자인거버넌스 주제선정을 위한 시민투표에 참여하세요!" 

오랜만에 방치해둔 블로그에 로그인하니 이웃의 ‘새글 알림’이 떴다. 평소 쏠쏠한 생활 정보가 올라와 눈여겨봤던 다산120의 포스팅이었다. 선거철도 지났는데 무슨 투표지? 궁금증이 들어 제목을 클릭해봤다. 

블로그에 서울시 엠보팅을 활용한 시민투표 안내가 올라왔다. ©다산120 블로그

포스팅에는 ‘2020 디자인거버넌스 신규사업 주제 선정을 위한 시민투표(엠보팅)가 시작되었습니다’라는 설명이 나와 있었다. 그제서야 엠보팅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필자는 지난해 10월, 은평구 혁신파크에서 열린 ‘서울미래포럼’을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서울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서는 ‘시민이 주체가 된 도시 변화’가 여러 차례 강조됐다. 주요 사례로 제시된 것이 바로 서울의 시민참여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온라인 플랫폼)’과 ‘엠보팅(모바일 플랫폼)’이었다. 둘다 시민이 필요한 정책을 제안, 표결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시민 의견수렴 빠르고 쉽게, 모바일 투표 '엠보팅'

그 중에서도 엠보팅(mVoting)은 ‘m(모바일)+Voting(투표)’를 합친 말로, 스마트폰 어플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투표 시스템이다. 지난 2014년 정식 오픈해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모두 이용 가능하다. 물론, 스마트폰 없이 홈페이지로도 접속할 수 있다. IT기술을 이용한 시민협치 성과가 세계의 인정을 받아 지난 2015년에는 ‘스마트도시 어워드' 프로젝트 부문 최종후보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어 작년부터는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돼 업그레이드됐다. 전자투표에서 야기되기 쉬운 보안, 공정성 문제를 보완한 것. 기능도 다양하다. 정책을 위한 의견수렴뿐 아니라 '아파트 동대표 선거'처럼 실생활에 필요한 내용으로 시민이 투표를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담당자에게 문의하면 전화번호를 가진 특정한 사람만 참여할 수 있는 투표 만들기도 가능하다.

서울시 엠보팅은 모바일 앱(사진 왼쪽)과 홈페이지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서울시 엠보팅은 모바일 앱(사진 왼쪽)과 홈페이지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 ©서울시 엠보팅

블록체인 기술 도입으로 엠보팅의 신뢰도와 공정성이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서울시 유튜브

엠보팅 메인화면에는 화제가 되고있는 투표들이 ‘핫이슈’로 올라와 있다. 다산120 블로그에서 소개한 디자인거버넌스 주제선정 정책 투표도 핫이슈 인기투표 코너에 포함돼 있었다. 투표에 참여할 시민은 디자인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 주제 3가지를 고를 수 있고, 선택지는 폐의약품 처리, 전통시장 재해석, 재난 대비, 예술활동을 통한 노인 복지, 청소 노동자 휴식 개선 등 총 5가지였다.

이달 12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투표에는 총 1천138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서울 인구 천만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열흘이 채 안되는 짧은 기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투표만으로는 아쉬웠는지 아래 댓글란에  의견을 남긴 시민들도 있었다.

투표 결과는 폐의약품 처리(829표)·재난 대비(810표)·청소 노동자의 휴식 개선(767표)가 1~3위를 차지했다. 내가 참여한 투표는 언제든지 내투표함→참여투표 메뉴에 들어가서 결과를 한눈에 모아볼 수 있다.

지난 12~21일까지 진행된 투표에는 총 1,138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지난 12~21일까지 진행된 투표에는 총 1,138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서울시 엠보팅

이밖에 ‘스마트한 버스 정류소 만들기 시민 아이디어 공모(6월10일~24일)’, ‘공공미술 시민아이디어 구현 작품 선정을 위한 시민선호도 조사(6월17일~30일)’ 투표도 한창이다. 모두 시민 누구나에게 열려있는 투표들이다. 이미 발표된 정책에 대한 의견수렴도 이뤄진다. 코로나19 선제검사가 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됐는데, 이달 30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투표도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한 버스 정류소 '스마트 쉘터'의 디자인을 뽑는 투표가 진행 중이다.

스마트한 버스 정류소 '스마트 쉘터'의 디자인을 뽑는 투표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 엠보팅

엠보팅으로 이뤄진 정책엔 무엇이 있을까?

최근 결과를 보면 ‘승차거부에 대한 시민조사 결과 반영’ 투표가 있다. 올해 2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서울 홍대입구와 강남역이 택시 승차거부가 빈번히 일어나는 곳으로 꼽혔다. 시는 시민의 의견에 따라 현장 시민 조사, 내부 검토를 거쳐 필요한 집중 단속을 벌일 방침이다.

엠보팅의 도입 첫 해 이뤄진 ‘지하철 환승역 안내음을 다른 것으로 바꾼다면 어떨까요?’ 투표 결과도 흥미롭다. 환승역을 알리는 국악음이 그대로 유지되도 좋다(53%)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서울메트로는 안내음을 종전대로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소소하지만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활공감’ 투표의 대표적인 사례다.

매년 시민참여예산사업을 선정할 때도 엠보팅이 그 기능을 톡톡히 한다. ‘2020 시민참여예산사업’은 25개 자치구 현장의 전자투표가 병행 실시됐으며, 시민참여예산 홈페이지뿐 아니라 엠보팅 앱에서도 참여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잠깐의 관심으로도 시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엠보팅은 어느덧 생긴지 6년이 흘러 시스템은 확실히 자리를 잡은 듯하다. 여기서 조금만 더 홍보가 되면 좋겠다. 대중의 인지도까지 끌어올린다면, 더욱 다양한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바야흐로 '언택트' 물결에 따라 디지털 기술의 장벽 또한 낮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엠보팅이 천만 서울 시민의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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