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달라…새로운 일상을 준비할 때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20.04.07. 14:40

수정일 2020.04.07. 18:18

조회 5,622

슬기로운 서울 생활 (6) 욜로 아닌 홀로! 코로나가 몰고 온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기간이 또다시 연장되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시민들의 이동량은 20~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에선 너무 답답해 산책 삼아 나왔다는 이들부터, 심지어 SNS에 '사회적 거리 두기 실패'라는 해시태크를 달고 각종 인증 사진까지 올리는 이들도 있다. 다른 한편에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가 격리 지침 위반 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자칫 방심하다간 미국이나 유럽이 겪고 있는 위기를 우리도 겪게 될 것이라며 꼭 지켜져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최전선에서 밤낮없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과 방역 담당자들을 생각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 정도는 지켜야 하지 않겠냐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단지 일상을 통제하는 답답함으로 느끼기보다는, 새로운 일상을 설계하는 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폭발적인 전염병은 때론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세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젠 코로나19가 몰고 올 새로운 변화를 상상하고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19가 불러온 크고 작은 변화 흐름을 통해 조심스럽게 미래를 예측해 보며 이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지 생각해 보았다.

코로나19

코로나19로 인해 라이프 스타일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지도까지 바뀌고 있다 ⓒGetty Images Bank

코로나19는 생활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건강과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생활필수품이 되었으며, 대형 건물이나 공공시설에서의 열화상 카메라 등을 통한)체온 측정은 일상화되었다. 악수를 팔꿈치 인사로 대신하고, 타인과의 접촉 자체를 피하는 '언택트(untact: un+contact의 합성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재택 근무, 원격 근무,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배달 대행, 로봇 카페, 모바일 문진이나 비대면 원격 진료, 챗봇 상담 등 다양한 비대면 ·​ 비접촉 ·​ 무인 서비스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화상 면접이나 AI채용과 같은 '언택트 채용', 집에서 음식을 시켜 먹은 후 인증하는 '재택회식'을 도입한 회사도 늘고 있다. 온라인 하객을 초대하는 비대면 유튜브 라이브 결혼식도 등장했다.

​'집콕족'이 늘며 온라인 소비도 급격히 증가했는데,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 온라인 신용카드 결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식품과 같은 주요 생필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음식 배달은 40~ 80% 이상 늘었으며, 간편식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건강 의료용품은 전년동기 대비 140% 이상 늘었고, 홈트(홈트레이닝) 상품 판매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개학 등에 따라 디지털 가전 수요도 2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코로나19는 이처럼 그동안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비대면 무인시스템, 온라인 쇼핑, 플랫폼 기업, 간편결제서비스, 유연근무제 등을 거부감 없이 빠르게 정착시키고 있다. 제로 이와 같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있는 현금이나 카드를 주고받지 않고 접촉을 최소화하며 ​결제 할 수 있어 사용자가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시차출퇴근제, 시간선택근무제, 제택근무 등과 같은 유연근무제도 활성화되고 있다. 비대면 무인 시스템은 그동안 디지털 소외 계층이 접근하기 어렵고, 일자리의 양과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음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탁월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언택트 경제

타인과의 접촉 자체를 피하는 '언택트(untact: un+contact의 합성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Getty Images Bank

물론,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로 경제 충격이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온라인 소비가 늘며, 소매상의 종말을 재촉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코로나 19는 산업지도마저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실내에서 각종 경제 활동을 즐기는 '홈코노미(Home+Economy)' 시장이 급부상하며, 화상회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서비스 등 언택트 문화 관련 산업과 헬스케어 산업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인터넷에 기반한 온라인경제, 비대면에 기반한 언택트 경제, 디지털 경제, 온라인 경제로의 대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각국의 대응이 비교되며, 국가의 위상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재조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재기에 이어, 상점 털이, 강도, 탈옥, 감염자 및 시신 방치 등의 해외 뉴스를 접하며,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가 과연 우리가 동경하던 선진 사회가 맞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국경 폐쇄·이동제한·​외출금지·상점패쇄·지역봉쇄가 확산되며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며 통제하는 정책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전염병 통제를 이유로 개인을 통제하는 전체주의적 감시 체계의 부활이 아니냐는 얘긴데, 개인의 생체 정보를 수집하고 디지털정보를 감시하는 국가도 늘고 있어 우려스럽다.

마포구와 송파구의 방구석 벚꽃중계

봄꽃 감상을 마포구의 온라인 벚꽃 중계(좌) 또는 송파구의 온라인 벚꽃 중계(우)로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폭발적 확산으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하며, 새로운 일상을 설계해 보자. 맛집은 포장 배달로 즐기고, SNS 인증은 집콕을 즐기는 나만의 노하우로 대신하고, 인적 드문 시간대 한적한 골목길을 골라 산책을 하거나, 각종 공연은 방구석 공연으로, 봄꽃 감상은 송파구나 마포구의 방구석 벚꽃 중계로 대신해도 좋겠다.

아울러 생활 방식도, 업무 수행 방식도 경제 활동도 변화된 시대에 맞게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마스크 알리미 앱을 만들어 편의를 제공하고, 자가격리 앱과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하며,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 코로나 안심 가게,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하며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듯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려는 지혜와 의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통 감이 안 온다면 유발 하라리와 같은 세계적 석학들의 최신 칼럼이나 코로나 이후 사회 경제 전망을 기술한 최신 도서를 찾아 읽으며 나만의 답을 찾아봐도 좋겠다.

이현정 시민기자이현정 시민기자는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을 배우다’라는 기사를 묶어 <지금 여기 협동조합>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협동조합이 서민들의 작은 경제를 지속가능하게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녀는 끊임없이 협동조합을 찾아다니며 기사를 써왔다. 올해부터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은 협동조합부터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자활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익성을 가진 단체들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소개하고 이들에게서 배운 유용한 생활정보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녀가 정리한 알짜 정보를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의 모습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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