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오싹오싹~ '동지(冬至) 한마당' ​축제

시민기자 김민채

발행일 2019.12.23. 09:28

수정일 2019.12.23. 19:01

조회 1,439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에서 '동지(冬至) 한마당'이 개최되었다 ⓒ김민채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에서 '2019. 동지(冬至) 한마당'이 개최되었다 ⓒ김민채 

가보면 괜찮은 숨은 보석 같은 곳, 강동구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에서 지난 12월 20일 '2019. 동지(冬至)  한마당’이 열렸다. 한해 텃밭농사가 잘 마무리됐음을 감사하고 축하하며, 서로의 희망과 소원을 나누는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자 마련한 자리이다.
바쁜 일상 속 점점 잊혀져가는 우리 전통문화 세시풍속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날이 있다면, 작은 설 동지(冬至)이다. '왜, 우리 조상들은 동짓날에 팥죽을 쒀서 먹었을까?'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잔병이 없고 건강해져 액운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우리조상들은 붉은 팥죽을 쒀서 먹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동짓날 돌아가신 어머니께 다녀오던 영조가 길거리 노인들에게 팥죽을 나눠줬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팥죽은 추운 겨울,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영양식이며, 훈훈함을 전해주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명일근린공원 공동체 텃밭 ⓒ김민채

명일근린공원 공동체 텃밭 ⓒ김민채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 입구부터 풍겨오는 장작 타는 냄새가 참 좋았다. 고구마 타는 냄새는 더 아름다웠다. 추수를 끝낸 공동체텃밭은 지난 가을 홀테라는 기구로 추수를 하던 추억을 소환했다.
동지 한마당 본 행사에 앞서 풍물놀이가 흥을 돋우며, 액운을 피할 수 있도록 공동체텃밭을 돌며 신명나게 놀았다. 액운이 사라지고 경자년 새해 행운을 받는 느낌이다.

동지 한마당 행사에서는 풍물놀이가 흥을 돋웠다 ⓒ김민채

동지 한마당 행사에서는 풍물놀이가 흥을 돋웠다 ⓒ김민채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 동지 한마당은 먹거리, 체험, 콘서트 등으로 풍성하게 꾸며졌다. 먹거리 부스에서는 액운을 막아준다는 동지팥죽, 팥으로 만든 팥라떼를 비롯해 화덕에 둘러앉아 구워 먹는 화덕 채소구이, 겨울철 야외 별미인 군고구마와 어묵, 국수가 마련되었다.

장작 타는 냄새가 좋은 화덕 채소 구이 ⓒ김민채

장작 타는 냄새가 좋은 화덕 채소 구이 ⓒ김민채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는 옛말이 있다. 그래서 작은 설인 동지에는 찹쌀가루를 반죽해 동글동글하게 빚은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넣어 먹었다. 그래서일까 동지팥죽은 금세 동이났다. 팥라떼는 아직  생소한 음식이라 그런지 선호도는 떨어졌고, 화덕에서 구워지는 채소구이는 은근 인기 있었다.

말린 꽃으로 만드는 동지책력 ⓒ김민채

말린 꽃으로 만드는 동지책력 ⓒ김민채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말린꽃을 활용한 새해 달력(동지채력) 만들기,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기원하는 팥 인형 만들기, 동지 한지등 만들기, 동지 소원지 쓰기, 약초립밤, 조명연필꽂이 목공, 도예 체험과 윷놀이, 투호 등 전통놀이들을 즐길 수 있었다.
옛 조상들은 새 버선을 신고 동짓날 길어지는 그림자를 밟으면 수명이 길어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생긴 풍속이 ‘동지헌말’이다. 동지 한마당에서는 버선모양의 종이에 소원을 쓰고 빌었다. 동지 소원지를 읽어보니 주민들이 이루고 싶은 소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족건강이 으뜸으로  많았다.

버선모양 종이에 소원을 쓴 동지소원쓰기 행사장 모습 ⓒ김민채

버선모양 종이에 소원을 쓴 동지소원쓰기 행사장 모습 ⓒ김민채 

텃밭콘서트에서는 해금, 마술과 풍선쇼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무대가 이어져 볼거리를 더해 참석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해금의 묵직한 저음이 참 매력적이었다.

동지팥죽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주민들 ⓒ김민채

 동지팥죽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주민들 ⓒ김민채 

이번 동지 한마당은 사회적협동조합 도시농(農)담, 협동조합 소셜다이닝팜, 강동토종지킴이, 강동전통식품학교, 강동약초학교협동조합, 강동텃밭정원사동호회,  완주공공급식센터 ,주민 등이  참여해 한 해를 마무리하고 평온한 경자년 새해를 기원하는 뜻깊은 자리를 만들었다.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에는 강동 토종씨앗도서관이 있다 ⓒ김민채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에는 강동 토종씨앗도서관이 있다 ⓒ김민채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에는 도시농업 파믹스센터 내에 강동 토종씨앗도서관, 도시농업역사관 등이 함께 위치해 있다. 파믹스센터는 전국 최초로 조성된 도시농업 복합커뮤니티로 강동구 주민들에게 교육, 체험프로그램, 창업, 공동체 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지하철이나 버스 타고 가볼만 한 곳이다.

강동토종씨앗도서관에는 400여 종의 토종 씨앗을 전시하고 있다 ⓒ김민채 

특히 강동 토종씨앗도서관은 전국에서 재배되는 토종씨앗을 전시하고, 씨앗대출 및 반납 채종법을 상담한다.

토종 씨앗 대출 ⓒ김민채

토종 씨앗 대출 ⓒ김민채 

새해에는 토종씨앗도서관에서 씨앗을 대출 받아 도시농부가 되어보는건 어떨까? 강동씨앗도서관 개방시간은 월요일~토요일(일요일은 휴관) 오전 10~오후 6시이다. 누구나 미리 전화해서 예약한 뒤 개방 시간에 방문하면 씨앗을 대출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400여 종의 씨앗을 보유하고 있고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채소 씨앗이라고 한다. 작은 텃밭에서도 쉽게 기를  수 있고,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 아닐까? 추운 날씨 탓에 멀리 떠나기 힘든 12월이다.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를 타고 볼거리를 찾아 함께 떠나 보자.

●강동 토종씨앗도서관
주소 : 서울 가강동구 고덕로 314 도시농업 파믹스센터
지하철 : 고덕역 4번 출구에서 상일역 방향으로 도보 직진 10분 거리
○버스노선 : 340, 342, 351, 3318, 3321, 3411 고덕주공 2단지 하차
○문의 : 토종씨앗도서관(02-3425-6553), 도시농업 파믹스센터(02-428-6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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