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이 달라! ‘극장앞독립군’을 봐야할 이유 6가지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9.07.25 17:07

수정일 2019.07.2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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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 300여 명이 선보이는 ‘극장 앞 독립군’ 공연 쇼케이스 현장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 300여 명이 선보이는 ‘극장 앞 독립군’ 공연 쇼케이스 현장

강제 이주된 머나먼 이국땅 카자흐스탄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일제강점기,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을 승리로 이끈 항일무장독립운동의 영웅 ‘홍범도’의 이야기다. ‘날으는 홍범도’라 칭송받던 그의 영웅적 순간보다, 카자흐스탄에서 극장 수위로 일하던 그의 노년의 삶에 마음이 가는 건 왜일까?

세종문화회관이 야심차게 준비한 공연 ‘극장 앞 독립군’은 바로 노년의 ‘인간 홍범도’에 주목한다. 인생의 뒤안길, 쓸쓸하다 못해 초라했을 그에게 극장은 지난 삶의 의미를 일깨웠다.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극장은 어떤 의미여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지난 23일, ‘극장 앞 독립군’ 쇼케이스 현장에선 새로운 시도와 색다른 감동을 미리 맛볼 수 있었다. 본 공연은 오는 9월 20~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는데, ​9월 공연이 기대되는 이유 6가지를 꼽아보았다.

①세종이라 가능한, 세종다운, 세종의 첫 통합 브랜딩 공연
‘서울시국악관현악단·청소년국악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극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 이들은 모두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체다. ‘극장 앞 독립군’은 바로 이들 예술단이 세종문화회관 개관 41년 만에 한 무대에 서는 첫 공연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산하 예술단을 보유한 제작극장이 정체성을 살려 예술단 통합 브랜딩 공연을 선보인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연출 및 출연진(좌), 총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연출 및 출연진(좌), 총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우)

“앞으로 세종문화회관이 나아가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은 했는데, 사실 가능할지 계속 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문제점이 계속 나왔고, 일정 조절도 안 되고, 극장도 안 비워 있고... 산하 단체가 함께 하는 것이 무모한 짓이었다 생각했지만, 모두가 한자리에 처음으로 모였던 쇼케이스 리허설은 축제의 현장이었습니다. 땡볕에서 4시간 가까이 진행되었음에도 다들 너무 기뻐했고 재미있어하며, 하나의 단체로 거듭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 총연출을 맡은 김광보 서울시극단장의 설명처럼, 각 예술단의 일정이나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어 합동 공연을 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경험이자 자극이 되고, 시너지를 발휘하며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열게 되지 않을까?

대규모 출연진과 무대는 압도하는 감동을 선사한다

대규모 출연진과 무대는 압도하는 감동을 선사한다

② 최대 규모 음악극, 압도하는 피날레
‘극장 앞 독립군’은 올해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내년 봉오동전투 승전 100주년을 기념해,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홍범도 장군 이야기로 만든 대규모 음악극이다.

세종문화회관 소속 예술인 300여 명이 만드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이래 최대 규모의 공연이다. 오케스트라와 국악단, 무용수와 합창단, 뮤지컬단과 오페라단 및 극단 배우들까지 300여 명이 한 무대에 자리한다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이다. 실제 250여 명이 참여했던 쇼케이스 피날레 무대는 배우의 한 마디, 무용수의 몸짓, 하나 된 음악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③ 다양한 장르 음악이 주는 재미와 감동
이번 공연은 국악부터 클래식, 대중가요, 모던 록, 재즈 등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와 양식을 넘나들며 극에 재미와 감동을 더 한다.

나실인 음악감독은 “홍범도 장군이 독립운동을 하던 때와 극장에 취직했을 때 이렇게 두 가지 서로 다른 시점이 펼쳐지는데요. 전쟁터와 극장이라고 하는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역할로 음악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완전히 상반된 요소들이 음악 통해서 연결될 수 있도록 했고요. 각각의 정서들이 잘 전환될 수 있도록 그렇게 음악을 작곡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극을 받쳐주며 때론 끌고 가는 음악의 힘을 느껴보면 좋겠다. 아울러 음악과 함께 독립운동가의 삶도 잊지 않기 바란다.

이번 공연은 국악부터 클래식, 대중가요, 모던 록, 재즈 등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와 양식을 넘나든다

이번 공연은 국악부터 클래식, 대중가요, 모던 록, 재즈 등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와 양식을 넘나든다

④ 영웅이 아닌 인간 홍범도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극이라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삶에 주목한 음악극입니다” 김광보 총연출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것처럼 이 공연에선 영웅이 아닌 인간 홍범도를 만날 수 있다.

“홍범도 장군의 가장 초라하고 비루하고 실패하고 그런 모습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저 사람들이 있었기에 현재 우리가 존재하고, 우리의 수많은 실패도 사실은 미래를 위해서는 또 중요한 한걸음일 수 있을 거라고 하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지만 계속 자기에게 부끄럽지 않은 길을 선택했던 그 한 사람을 통해서 지금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극본을 쓴 고연옥 작가가 밝혔듯, 노년의 ‘인간 홍범도’에 주목한 것이 바로 이번 공연의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⑤ 극 속의 극, 탁월한 선택
“이 극장은 문을 닫았어요. 오늘 마지막 공연을 올렸습니다. 아 보셨다고요? 예, 제가 그 사람이에요. 제 좋은 시절이었죠. 그게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틸 수 없었을 거예요.” (*공연 중 대사: 참고 사진 같이 넣어주세요)

노년의 홍범도가 대사하는 장면

노년의 홍범도가 대사하는 장면

‘극장 앞 독립군’은 홍범도 장군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극단 단원들이 폐관 조치된 극장의 마지막 공연으로 상연하게 되는 일종의 ‘메타극’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40여 년 조선부터 카자흐스탄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산하 예술단들이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멋진 하모니를 이룬다. 이러한 극의 구조 또한 통합브랜딩 공연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탁월한 선택이었단 생각이 든다.

연극 속 연극이란 구조는 연극 속의 독립군 영웅 홍범도와 현실에서 실패한 초라한 문지기 홍범도를 대비시킨다.

고연옥 작가는 “연극 속의 홍범도도 역시 실패 거듭하며 영웅으로 거듭나고, 현실 속에서의 홍범도는 가장 절망적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인간으로 우리에게 나타납니다”라고 설명한다. 극 속의 극이란 구성은 인간 홍범도를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탁월한 선택이기도 하다.

극장 앞 독립문

⑥ 시대를 넘나드는 극장의 의미와 가치
“그 시대의 독립군이라고 하는 가장 위태롭고 불안함 삶을 선택한 홍범도 장군 같은 분께 극장이 평화와 위로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에도 중요한 극장의 의미가 아닐까요? 굉장히 실패하고 슬픈 삶이지만 내 삶에 대해서 어떤 의미 부여를 할 수 있고,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고, 그곳으로도 갈 수 있고, 그런 꿈을 꾸게 할 수 있게 하는 공간. 우리에게도 그런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소중한 공간이 극장이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을 갖게 되었습니다.”

고연옥 작가의 바람처럼, 우리에게 극장은 “광장과도 같은, 고향과도 같은” 소중한 공간일까? 다가오는 가을엔 극장 앞 독립군과 함께 우리 시대 극장의 의미를 되짚어봐도 좋겠다. 서울시민에게 세종문화회관이 어떤 의미여야 할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극장 앞 독립군’은 아쉽게도 9월 20~21일 단 이틀간만 선보인다. 이미 예매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서둘러 예매하는 것이 좋겠다.

■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공연기간 : 9. 20. 오후 7시30분, 9. 21. 오후 5시
○홈페이지 : 세종문화회관
○문의 : 세종문화 티켓 02-399-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