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놓치지 말아야 할 단풍 명소, 우이령길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6.10.24 17:00

수정일 2016.10.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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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길 고갯마루 ⓒ최용수

우이령길 고갯마루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좋은 책만 있으면 언제라도 가능한 것이 독서이다. 하지만 자연을 즐기려면 때가 따로 있다. 특히 단풍구경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 가을 단풍길 10선'을 선정·발표했다. 계곡길 5개(설악산, 속리산, 지리산, 치악산, 주왕산), 산책길 3개(내장산, 덕유산, 북한산), 자연관찰로(월악산)와 능선길(한려해상) 각 1개소 등이다. 그 중 서울에도 단풍산책길로 추천된 곳이 하나 있으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바로 ‘우이령길’이 그것이다.

‘우이령길(소귀고개)’을 가려면 지하철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에서 120번,153번 버스를 타고 종점(도선사 입구 정류장)에서 내린다. ‘우이동먹거리마을'을 지나 1.3km 정도 올라가면 차량 출입 통제구간이 시작되고, 다시 500m쯤 가면 ’북한산국립공원 우이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여기가 ‘우이령길’의 시작점이다. 신분증을 제시하며 예약여부를 확인하면 통제구역 진입이 허용된다.

우이령길의 남쪽 출발은 우이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한다. 예약 및 신분증 휴대 필수. ⓒ최용수

우이령길의 남쪽 출발은 우이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한다. 예약 및 신분증 휴대 필수.

“바위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 님이 그리워 눈물 납니다~♪. 고개 위에 숨어서 기다리던 님, 그리워 그리워 눈물 납니다~♬” 한국의 슈베르트 이흥렬(1907~1980년) 선생이 작사·작곡한 가곡 ‘바위고개’의 일부이다. 우이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하여 1.5km 정도 올라오면 ‘우이령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선생은 ‘바위고개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상징적인 고개’라 했지만, 사람들은 이곳 우이령을 노래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고갯마루에는 적(敵) 탱크의 진입을 막기 위한 대전차 장애물이 좁은 통로를 내려다보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 공병대가 군사작전을 위해 개설한 길, 고갯마루에는 미군의 ‘작전도로 개통 기념비’가 아직 남아 있다. 언제쯤이면 이 장애물이 영원히 철거될 수 있을까….

마사토로 편안한 우이령길을 도란도란 걷고 있는 탐방객들 ⓒ최용수

마사토로 편안한 우이령길을 도란도란 걷고 있는 탐방객들

우이령길은 화강암이 풍화되어 생긴 마사토의 길이다. 우이령고개에서 조금 내려가면 길 옆에 '맨발로 느끼는 우이령숲(林)'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탐방객들은 신발을 벗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마사토를 걸으면 지압효과가 좋다. 혹시 맨발 걷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잠깐 ‘맨발 걷기의 경험’ 정도로 만족해도 좋다. 간간이 산새들 울음소리, 연보랏빛 벌개미취꽃, 산국화, 구절초, 누리장나무 열매들이 꽃을 피운다. 크고 작은 잎새들은 살포시 단풍을 선보인다. 점점 자연 속으로 빠져드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우이령길의 조망 명소인 오봉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봉 ⓒ뉴시스

우이령길의 조망 명소인 오봉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봉

"와~ 저기 좀 봐, 오봉은 진짜 예술작품 같다" “도봉산에서 보던 오봉은 비교도 안 된다” ‘오봉전망대’에 오른 탐방객(독바위산악회)들의 탄성이 이어지고, 인증샷 셔터 소리가 화음을 만든다. 오봉전망대는 우이령길 최고의 조망 명소로 소문난 곳이다. 오봉(五峯)은 ‘한 마을에 살던 다섯 총각이 원님의 예쁜 딸에게 장가들기 위해 상장능선(오봉과 마주한 능선)의 바위를 건너편으로 던져 올리는 시합을 했는데, 그때 던져진 5개의 바위가 만든 것이 오봉(五峯)’이라는 전설이 전해온다.

이곳에서 교현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1km 정도 내려가면 넓은 빈터가 나온다. 거울같이 맑은 작은 호수, 넓직한 공터, 호숫가 한쪽에 서있는 유격장 표석을 보니 이곳이 유격훈련장이라는 직감이 든다. 호수에서 나온 흰 거위 세 마리는 탐방객을 따라다니며 어느새 친구가 된다.

유격훈련장에서부터 ‘석굴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시작된다. 석굴암까지는 700~800m 정도 될 성 싶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고, 조선 세종 때 중수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한국전쟁 때 폭격을 당해 폐사 위기를 맞았으나 1954년부터 지금까지 석굴을 확장하고 대웅전을 신축하는 등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아담한 사찰, 천연 바위 동굴에 만들어진 나한전(羅漢殿)이 마음을 당긴다. 그 옆으로는 삼성각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오르니 북한산의 웅장한 가을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확 트인 조망, 가슴이 뻥 뚫리니 힐링은 덤으로 주어진다.

석굴암을 나서 ‘교현탐방지원센터’까지는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소귀를 닮은 우이암(牛耳岩)’이 있어 ‘우이령길’이라 불린다는 산책길, 강북구 우이동과 양주시 장흥면을 연결하는 총연장

오봉 아래에 자리잡은 석굴암의 모습. 천연바위 동굴에 만들어진 나한전이 눈길을 끈다. ⓒ최용수

오봉 아래에 자리잡은 석굴암의 모습. 천연바위 동굴에 만들어진 나한전이 눈길을 끈다.

6.8㎞의 비포장도로이다. 1968년 1.21사건(김신조 청와대 습격사건)을 계기로 군부대와 전투경찰이 주둔하면서 1969년부터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2009년부터 제한된 인원에 한해 출입이 허용되었다. 그 덕분에 다양한 수목과 야생화, 곤충, 동물 등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어 수도권에서는 보기 드문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이 되었다. 우이령길 탐방은 드디어 ‘교현탐방지원센터’에서 마무리된다.

우이령길을 탐방하려면 먼저 국립공원 사이트(www.knps.or.kr)를 통해 예약신청하고 허락을 받아야한다. 다만 65세 이상이나 장애인, 외국인은 전화(02-998-8365, 031-855-6559로)로도 신청이 가능하다. 예약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인당 10명까지, 하루 1000명(우이동에서 500명, 교현리에서 500명) 이내로 제한되며, 탐방 당일에는 예약확인증, 예약자 및 동행인 모두의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 우이령길 탐방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입장해야하며, 늦어도 오후 4시까지는 탐방을 마치고 나와야 한다.

북한산에는 총 21개 소구간의 둘레길이 있다. 2011년 6월에 완전 개통한 북한산둘레길 71.5km, 남녀노소 모두가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구간을 추천한다면 단연 ‘우이령길(제21구간)’이다. 험하지 않으니 아이들이나 노인들도 잘 걷는다. 6m나 되는 넓은 흙길이라 손에 손 잡고, 도란도란 걷기에도 넉넉하다. 일행들과 ‘바위고개’ 몇 소절을 불러도 좋고, 혼자 사색에 잠겨도 멋지다.

가을이 가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가을여행 계획해보면 어떨까? 특히 ‘우이령길’이 올 가을 아름다운 단풍길 10선 중 하나로 추천된 곳이니 말이다. 북한산의 단풍 절정기는 10월 23일부터 30일까지라는 기상대 발표이다. 멀리 나서기가 부담스럽다면 얼마 전 서울시가 소개한 `서울 단풍길 150선`을 참고해 집 근처 가까운 단풍길 산책에 나서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우이령 탐방 안내

○ 사전 탐방예약제 운영

- 인터넷 :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www.knps.or.kr)

- 전화예약 : 우이탐방지원센터(02-998-8365), 교현탐방지원센터(031-855-6559)

 *65세이상, 장애인, 외국인만 전화예약 가능

○ 주의사항

09:00~14:00까지만 출입가능하며 16:00까지 하산해야 함.

예약확인증과 신분증(예약자, 동행인) 지참

○ 교통안내

우이탐방지원센터 출발 : 수유역(4호선) 3번 출구에서 120번,153번 버스 이용 → 종점하차(약20분 소요) → 우이동 먹거리 마을 방향 우이동전경대까지 도보(약40분 소요)
교현탐방지원센터 출발 : 구파발역(3호선) 1번 출구에서 704번, 34번 버스 이용(약30분 소요) → 석굴암(우이령)입구 하차 후 교현탐방지원센터까지 도보(약7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