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며 부르는 '서울力회현별곡’
발행일 2016.09.02. 13:03

서울力 여름산책에서 빈백에 누워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시민들
서울역 주변에선 계절마다 지역축제가 열린다. 이름하여 ‘서울力 산책’. 지난해 10월 서계동 일대에서 열린 서울力 가을산책을 시작으로, 올해 4월엔 염천교 일대에서 서울力 봄산책이 열려 지역 주민들과 방문자들에게 활력과 만남의 장을 선사했다.
올해 서울力 여름산책은 지난 8월 26일 남산 백범광장, 회현동 일대에서 개최됐다. 회현동(會賢洞)은 어진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데서 유래한 마을로 남산과 남대문시장 등이 지역 명소이다.
이 날은 회현동 일대에서 풍경화 스케치를 배우며 그려보는 ‘회현드로잉’, 해설사와 함께 지역을 돌아보는 ‘회현도보여행’, 퀴즈를 통해 회현동을 알아가는 ‘우리동네 탐구생활’, 관광객을 위한 장터 ‘여행자 마켓’,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움직이는 책 놀이터’, 남사당놀이와 음악 공연의 ‘한여름 밤의 숲속 무대’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오후 2시 반, 사전 예약을 한 참가자들이 회현동 주민센터에 모여 드로잉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고경일교수와 함께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스케치를 구상했다. 각자의 눈과 가슴에 담은 회현동 모습을 스케치북에 그려나갔다. 직접 걸어다니며 그려보니 동네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아는 곳도 새로워 보였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설명하고 이야기 나누는 사이 타인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었다.

걸어 다니며 그려본 스케치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는 시민들
오후 5시경이 되자 작은 어린 손을 붙잡은 가족들과 친구들, 외국인들이 남산 백범광장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불고 물총을 쏘며 흠뻑 젖은 모습으로 활짝 웃음을 터뜨렸다. 커다란 제기를 차던 시민은 평소 실력이 안 나온다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도전했다.

가족과 함께 서울力 여름산책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들
‘책 놀이터’에서 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목소리에 아이는 신이 났다. 빈백에 누워 음악과 함께 서울하늘을 감상하는 시민들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회현동을 탐구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시험지를 받아든 시민들은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들에 당황했다. “틀리면 선물 안 줘요?” “힌트 좀 주세요.” 여기저기서 질문들이 쏟아졌다. “빵점 맞아도 선물이 있습니다. 사실 틀려야 머릿속에 확실히 남지요.”
“날씨가 좋아서 더 즐거웠던 하루였어요. 남산이 역사적인 공간이라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전통놀이를 하며 재미있게 놀았네요.” 아이와 함께 온 전찬혜 씨는 어렸을 적 회현동에 살았다. 추억이 많아 자주 남산을 찾는데 오늘 우연히 축제가 있어 참가했다고 했다. 아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저녁이 되어 남사당 풍물놀이가 시작되자 축제는 한층 더 물이 올랐다. 놀이판에서 서투르게 접시를 돌려보는 외국인들은 미소가 가득했다. 풍물로 시작한 공연은 ‘신나는 섬’ 어쿠스틱 악기연주로 끝이 났다. 시민이나 외국인이나 모두가 흥겨운 자리였다.
행사를 담당한 초록 산책단의 이인웅 씨는 “요즘은 다양한 체험을 하며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며 “특히 젊은 친구들이 남산과 주변을 자세하게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산 백범광장에서 펼쳐진 서울力 여름산책 회현별곡
서울力 산책 ‘회현별곡’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웠다면 ‘가을’을 기다려도 좋다. 올 10월은 ‘서계골목예술제’, 12월에는 ‘만리 크리스마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산책 홈페이지(seoulwalk.org)를 참고해 보자. 이제 계절이 시작될 때마다 기대되는 축제가 생겨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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