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나루에 얽힌 전설을 아시나요?
발행일 2016.03.08. 11:25

뮤지컬 `아랑가`의 한 장면. 아랑과 도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한반도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한강은 고구려, 백제, 신라와도 연결되며 서해를 통하여 중국과 교류하는 서해 해상권이 걸려 있었다. 삼국시대의 옥새와도 같은 이곳은 고구려, 신라, 백제의 다툼이 치열했던 만큼 많은 사연과 전설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무분별한 한강개발로 사라져 가는 문화 유적 중 아직은 제 모습을 상당 부분 가지고 있는 ‘도미나루’를 찾아보았다.
이곳에 얽힌 전설에 따르면 백제가 한강 유역을 차지하고 있던 21대왕 개로왕 시대에 백제 위례성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에 도미(都彌)라는 사내가 있었다. 가난한 목수였지만 성품이 좋아 칭찬이 자자했다. 그에겐 아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내가 있었다. 미모가 뛰어나 온 마을의 부잣집과 고관집 사내들의 구혼이 끊이지 않았으나, 품행이 바른 도미와의 결혼을 선택한 규수였다.

하남시 청우동과 배알미동 사이 한강변에 자리한 도미나루터 표지판
이 소문은 당시 백제 왕이었던 개로왕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여인의 정절을 믿지 않았던 왕의 계략으로 도미는 두 눈을 잃고, 외딴 섬에 버려진다. 아랑은 기지를 발휘해 궁에서 도망치지만, 강에 가로막혀 낙담하기에 이른다. 그 때 우연히 강을 따라 작은 배 한 척이 떠내려 와 올라타게 된다. 그 강이 바로 한강이다.

아랑은 한강을 따라 내려오는 배를 발견하고 올라탄다
아랑은 배를 타고 도착한 섬을 헤매다 눈이 먼 채로 풀뿌리를 캐고 있던 한 남자를 만났다. 자세히 보니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이었다. 아랑은 남편을 배에 태우고 육지를 향해 노를 저었다. 도미 부부는 그렇게 고구려 땅을 밟게 됐고 산산(蒜山)(지금의 함경남도 원산지역)에 이르러 정착하였다. 아랑은 남편을 돌보며 평생 부부의 정을 나누었다.
아랑이 배를 탔다는 도미나루의 정확한 위치는 개발사업으로 인해 찾기 어렵다. 서울 강동구에서는 광나루 부근이라 하고, 송파구에서는 송파나루가 도미나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도미나루가 한강 남쪽 현재 팔당대교와 팔당댐 사이에 있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팔당대교에서 팔당 댐으로 가다 보면 ‘도미나루’란 간판을 건 식당이 있는데, 전설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라 한다.

도미나루터에 아랑 이야기가 새겨진 표지판이 있다.
필자가 다녀온 곳은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검단산 부근이다. 지역 개발로 인해 파헤쳐진 돌들이 표지판 바로 밑에까지 쌓여 있고, 한강 전경까지 해치고 있어 아쉬웠다. 이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도미나루에 간직된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를 함께 되새겨 보고, 도미나루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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