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 양말목으로 알록달록 얘기 나눠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16.02.24. 14:16

수정일 2016.02.24. 18:26

조회 4,116

알록달록 양말목 방석이 입혀진 의자들

알록달록 양말목 방석이 입혀진 의자들

지난 17일, 시민청에서는 알록달록한 차받침과 냄비 받침, 의자 방석이 지나가던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특별전시 ‘방학동 양말목이야기-자리짜기 좋은 사회’가 열리고 있는 곳이었다. 모양이 전부 다른 의자들이 예쁜 양말목 방석을 입고 다시 태어나 놓여 있었다. 직원들은 의자의 위치를 바꾸고 옮기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양말목 방석으로 아름답게 변신한 의자

양말목 방석으로 아름답게 변신한 의자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차받침을 만드는 체험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하는 대안주거문화공동체 ‘황새둥지’의 이혁종님이 공동체와 양말목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를 하며 행사를 시작했다.

양말목이란 양말 작업장에서 발가락과 발등 사이 이어진 부분을 봉제하면서 잘려 나오는 실밥을 말한다. 흔히 가윗밥이라고도 한다. 이것이 생각지도 못한 훌륭한 예술품이자 실용품을 만들게 된 것이다.

다양한 색상의 양말목

다양한 색상의 양말목

차받침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버려진 나무나 목재를 적당한 크기의 틀로 만들어 일정한 간격으로 못을 박는다. 차받침 하나당 21~22개 정도의 양말목이 필요하다. 양말목을 가로 세로로 짠 후 끝맺음을 해주면 완성!

틀만 있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예쁘고 실용적이라서 선물하기에도 그만이다. 완성된 아름다운 색색의 차받침을 보고 있자면, 버려진 나무나 양말목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차받침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참가자들의 손

차받침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참가자들의 손

“바깥양반이 먼저 갔어. 혼자서 가만히 있으면 뭐해. 도움 될 일을 하고 재미도 있고 좀 좋아. 이젠 손에 익어서 한 시간에 두세 개는 만들어”

양말목 방석을 만드는 데 참여한 성춘자 할머님을 만났다. 할머니는 손을 계속 움직이니 치매예방에도 좋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틈틈이 하다 보니 어느새 만든 양말목 방석이 800개가 넘는다고 했다.

성춘자 할머니의 손으로 다시 태어난 양말목은 8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성춘자 할머니의 손으로 다시 태어난 양말목은 8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여한 시민들은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열심히 차받침을 만들었다. 예상보다 참여하는 시민들이 많아 일부 참가자들은 새 방석이 입혀진 의자에 옮겨가 작업을 했다. 예전에 누군가의 자리였던 자리가 새로운 누군가의 자리가 되는 셈이었다. 버려지는 것들을 이용하여 누군가를 편하게 앉힐 근사한 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은 없다는 말처럼 들려 훈훈했다.

양말목 차받침 만드는 체험에 참가한 시민

양말목 차받침 만드는 체험에 참가한 시민

양말제조공장이 많은 도봉구 방학동의 특성을 살려, 동네예술가와 마을활동가, 방아골 사회복지관이 함께 하는 공동체 ‘황새둥지’가 근사한 일을 해냈다. 버려지는 자원과 주민들의 도움, 그리고 예술이 뭉쳐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마을 문화의 방향을 보여준다.

시민청 특별전시 `방학동 양말목이야기-자리짜기 좋은 사회`

시민청 특별전시 `방학동 양말목이야기-자리짜기 좋은 사회`

워크숍 신청 문의: 방아골 복지관 3팀 02-349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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