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락 꼼지락’ 내가 만든 티셔츠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16.01.26. 15:40

수정일 2016.01.26. 15:40

조회 1,107

아이들이 티셔츠 염색 작업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티셔츠 염색 작업을 하고 있다

알록달록한 무늬의 티셔츠를 보고 흐뭇해하는 아이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낸 무늬가 신기하기만 하다. 겨울방학을 맞아 성북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프로그램 ‘만지락 꼼지락 공예미술캠프(이하 공예미술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홀치기염색 기법으로 티셔츠를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성신여대 공예과 교수님들과 학부생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졌다.

성북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는 2011년 전국 최초로 단독 건물로 건립되었다. 현행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과 무분별한 사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설립되어 다양한 프로그램과 강좌로 구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자기주도학습 학생 프로그램, 자기주도학습 학부모 프로그램, 학력신장 프로그램, 멘토링 사업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성북구 월곡동에 위치한 성북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성북구 월곡동에 위치한 성북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공예미술캠프’는 도자공예, 금속공예, 그리고 섬유공예 등 총 5번의 수업을 통해 여러 공예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딸아이가 자신이 만든 팔찌와 열쇠고리를 내게 선물이라고 가져다주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흐뭇해 하다가 마지막 수업에는 함께 가서 참관을 해보기로 했다.

월곡동에 있는 성북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에 들어서니 1층에 바로 강의실이 있다. 테이블에는 삼삼오오 학생들이 앉아있고 성신여대 공예과 김수연 교수와 학부생들이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고 있었다. 수업은 섬유공예체험 티셔츠 만들기에 대한 간단한 설명으로 시작했다. 티셔츠를 염색하는 방법 중 하나인 홀치기염색은 홀친 부분 또는 묶인 부분 속에 염료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성신여대 김수연 교수가 티셔츠 제작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성신여대 김수연 교수가 티셔츠 제작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홀치기를 할 천은 염색 전에 많은 물을 흠뻑 먹도록 하는 것이 요점이라고 한다. 무늬가 만들어지는 것은 단단히 묶여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속에 충분히 많은 물이 들어가 있어 염료의 침투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가능한 하룻밤 담가 놓고 그렇지 못할 때는 따뜻한 물에 서너시간 담가 놓는데, 이는 모세관 현상에 의하여 염료의 침입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다.

김수연 교수와 성신여대 학부생들은 아이들의 티셔츠 제작을 꼼꼼히 도와주었다

김수연 교수와 성신여대 학부생들은 아이들의 티셔츠 제작을 꼼꼼히 도와주었다

선생님은 미리 정련된 티셔츠를 학생들에게 하나씩 나눠주었다. 정련이라는 것은 공장에서 티셔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염된 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미지근한 물에 세제를 풀어 1시간가량 푹 잠기도록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헹구는 작업으로 수업 시간에 소화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미리 준비해놓은 것이다.

아이들이 작은 손으로 티셔츠 주름을 잡는 모습

아이들이 작은 손으로 티셔츠 주름을 잡는 모습

학생들은 작은 두 손으로 티셔츠 주름을 잡아나갔다. 주름이 잘게 잡힐수록 염색이 잘 나온다는 말을 듣자 다들 열심이다. 잡히는 주름을 일정하게 잡아주어 고무 밴드로 고정을 했다. 둥그스름해지는 모습이 마치 냄비 받침대 같다며 깔깔거린다. 학생들은 수업시간 내내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이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무엇인가 만들어내는 과정이 즐거운 듯하다.

흡사 냄비 받침대처럼 보이는 티셔츠

흡사 냄비 받침대처럼 보이는 티셔츠

주름잡기가 끝이 나자 그 위에 염료를 칠해 주었다. 밝은 색부터 진한 색 순서로 칠해주고 뒷면에도 칠했다. 나눠준 염료의 색들을 모두 칠하는 학생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한두 가지 색으로만 칠하는 학생까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며 티셔츠에 색을 입혀나갔다. 선생님과 학부생들은 아이들 옆에서 주름을 잡는 것과 염료를 칠하는 것을 꼼꼼히 도와주었다.

아이들은 각자 좋아하는 색상으로 티셔츠에 색을 입혔다

아이들은 각자 좋아하는 색상으로 티셔츠에 색을 입혔다

완성된 티셔츠는 충분히 말린 후 다림질을 하고 세탁하면 된다고 했다. 염료를 다 말릴 시간은 충분하지 않아 각자 비닐에 자신의 티셔츠를 담았다. 교수님이 미리 만들어온 완성된 티셔츠를 보여주셨는데 알록달록한 티셔츠가 해변을 연상케 했다. 뜨거운 햇살 아래 자신이 만든 티셔츠를 입은 아이들을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간단한 간식을 먹고 단체 사진을 찍고 수업은 마무리되었다.

김 교수가 완성된 티셔츠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 교수가 완성된 티셔츠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번 수업은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아이가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은 마무리되었지만 성북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에서는 계속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강좌를 마련하고 있으니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꿈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해본다.

공예미술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수업이 끝난 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공예미술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이 수업이 끝난 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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