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상징물,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했어요
발행일 2015.11.13. 13:13

도봉구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에서 열린 서울시향 음악회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 공간재생프로젝트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지난 10월 21일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던 대전차방호시설에서 서울시향과 함께 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평소 높은 담장으로 가로 막혔던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이 이 날만큼은 형형색색의 조명을 받으며 주민들에게 공개되었다.
“여기, 이런 게 있었구나. 전혀 몰랐어요.” 음악회에 참석한 주민 최순주(쌍문동.61세)씨는 골격만 남은 1층 대전차방호시설과 이곳이 어떤 용도로 지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에 놀라워했다.
시민추진단 최소영 대표는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 대전차방호시설에 대한 추진 배경과 사업 경과, 향후 계획 등을 주민들에게 공개 했다.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의 재탄생을 반기는 서울문화재단 서울무용센터 입주 예술가들의 평화를 바라는 퍼포먼스와 서울시향의 멋진 연주가 야외 음악회의 문을 열었다.
“너무 좋았습니다. 지금은 흉하지만 이곳이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만들어진다니, 기대가 큽니다. 도봉산을 바라보면서 좋은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았고, 조명을 받아 빛나는 오래된 나무들의 자태도 감동적이네요. 문화예술창작공간이 만들어지더라도 이 나무들은 살렸으면 해요.” 주민 이혜숙(방학3동)씨는 감동적인 야외 음악회의 소감을 전했다.
도봉구와 의정부의 경계에 있었던 터라 이곳에 이런 시설이 있었는지 조차 몰랐던 주민들은 음악회를 하면서 공개된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이 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창작공간이 된다는 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분단과 대결의 상징물, 평화와 창조의 상징물로 바뀔 것
도봉구 도봉동에 12년째 방치된 채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대전차방호시설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이 탱크로 남침하던 길목을 저지하고자 만든 50년이 넘은 군사시설이다.

북 탱크가 지나가는 길목을 막기 위해 설치된 군사시설
당시 총 길이 300m 콘크리트 위에 군사시설임을 숨기기 위해 시민아파트를 올렸다. 1층은 유사시 군사목적으로 쓰이던 벙커시설이었고, 2~4층은 초기에는 군인 주택용으로 쓰였다. 지금은 1층 터만 남아 있지만 당시엔 4층짜리 시민아파트가 길을 가로 막듯 길게 옆으로 건립돼 있었고 그 시민아파트 1층에는 탱크가 들어가 있었다. 아파트 1층 벽엔 탱크의 총구를 북쪽으로 겨누게 돼 있는 큰 구멍들이 지금도 많이 남아 있다. 북한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 유사시 이 시설의 폭파도 염두에 뒀다고 한다.

북쪽을 향해 있는 탱크 총구 놓는 곳
1970년부터 2004년까지 존재했던 도봉시민아파트는 건축 당시 육군본부 원호관리국이 군사상의 목적으로 그린벨트 지역 내의 땅을 수용해 지은 아파트다. 1972년 서울시가 이를 인수하면서 대부분의 입주민이 일반주민으로 점차 바뀌었다. 도봉시민아파트는 군사보호구역이었던 터라 다른 시민아파트에 비해 철거가 늦게 이뤄진 편이다.
2004년 너무 낡고 오래돼서 안전상의 문제로 2층~4층의 도봉시민아파트는 철거됐지만 분단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던 1층 대전차방호시설은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철거되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 12년간 방치돼 왔다. 흉물스런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시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만들자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제기됐다.

시민들이 대전차 방호시설 내부 투어를 하고 있다
2013년 서울시장의 대전차방호시설 방문 이후, 2014년 7월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시민추진단’이 결성됐다. 서울시 현장시장실과 서울시정책아이디어마켓에서 시민추진단은 이 같은 내용들을 피력했다. 현장설명회 35회, 전문가 워크샵 1회, 유사시설 사례 탐방 3회, 주민의견 설문조사 등을 거쳐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끌어냈다. 2014년 도시재생 워크숍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서울시와 도봉구, 시민추진단은 연석회의를 진행했다. 도시재생 아카데미 4회를 진행해 도봉동 대전차방호시설에 대한 공간재생프로젝트 예산 26억 7천 1백만 원을 확보하게 됐다.

동서로 길게 놓인 대전차방호시설
현재 동서로 길게 놓인 대전차방호시설의 남쪽으로는 서울창포원이, 북쪽으로는 도봉동친환경영농체험장이 있다. 친환경영농체험장 옆으론 2016년부터 조성이 시작될 체육공원 부지가 자리하고 있다. 대전차방호시설 공간재생프로젝트는 서울창포원과 현재 조성이 추진 중인 체육공원, 지역주민들이 텃밭으로 사용 중인 도봉동친환경영농체험장 등과 함께 서울동북지역의 문화예술창작 거점공간을 조성한다는 사업이다. 대전차방호시설 5개동에 커뮤니티 홀, 전시와 공연장, 시민문화예술체험관이 들어설 계획이다. 현재 현상공모 설계안이 제출된 상태이고, 2016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 연말쯤엔 멋진 문화예술창작공간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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