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지만 소곤소곤 열렸던 ‘북촌 개방의 날’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5.10.29 13:20

수정일 2015.10.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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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열린 `북촌 개방의 날`

지난 주말에 열린 `북촌 개방의 날`

지난 23일과 24일에 열린 북촌 개방의 날엔 평소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북촌을 찾았다. 올해 북촌개방의 날은 ‘북촌을 부탁해’, ‘북촌을 공부해’, ‘북촌을 노래해’ 등 준비된 테마에 따라 다양한 행사가 진행돼 북촌을 찾은 시민들을 즐겁게 했다.

북촌에 대한 배려 – 북촌을 부탁해

올바른 북촌관람문화를 위한 3무 캠페인을 벌인 `북촌을 부탁해`

올바른 북촌관람문화를 위한 3무 캠페인을 벌인 `북촌을 부탁해`

특히 이번 북촌 개방의 날엔 특별한 캠페인이 열렸는데, 바로 ‘북촌을 부탁해’ 이다. 북촌을 부탁해는 1년 365일 쉼 없이 방문객을 맞이했던 북촌과, 북촌 거주 사람들을 위한 배려 캠페인이다. 주민과 방문객의 공존과 올바른 관람 문화를 만들기 위해 ‘3무(無) 캠페인’이 진행됐다. 소음 없는 북촌, 쓰레기 없는 북촌, 불법 주차 없는 북촌을 방문객들에게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축제 기간 중 주민들이 살고 있는 북촌 골목길을 다닐 때는 소곤소곤 이야기 하며 다니고,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행사기간 중 관광버스 통행 제한은 물론 개인들이 가지고 온 승용차에 대한 불법 주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도보로 북촌의 날을 이용하자는 취지였다. 실제로 잠깐만 생각해 본다면 외부 방문객들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북촌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매번 북촌을 방문할 때 우리 모두는 주민들이 방문객들로 인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 간과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알면 알수록 더 보인다 – 북촌을 공부해

‘북촌을 공부해’는 사전 인터넷 신청자들을 받아 5가지 테마에 따라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북촌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전하는 ‘토박이 해설 투어’와 전문가들이 전하는 ‘북촌 탐방’이 진행됐고, 북촌에 있는 김성수 옛집과 백인제 가옥, 고희동 가옥에서 진행한 ‘북촌의 역사가옥과 인문학’, 한옥지원센터에서 한학자와 함께 하는 ‘어린이 서당 체험’, 가회동에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장 공관 투어’ 등으로 진행됐다. 이미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신청자들이 몰려 경쟁률이 치열했다고 한다.

백인제 가옥의 넓은 정원

백인제 가옥의 넓은 정원

들어서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오는 북촌 가회동 백인제 가옥은 근대 한옥의 양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인 일제 강점기 한옥이다. 1907년 서울에 처음 소개된 압록강 흑송을 사용하여 지어진 백인제 가옥은 동시대의 전형적인 상류주택과 구별되는 여러 특징들을 갖고 있었다. 사랑채와 안채를 구분한 다른 전통 한옥과 달리 두 공간이 복도로 연결되어 문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백인제 가옥의 내부

백인제 가옥의 내부

일본식 복도와 다다미방을 두거나 붉은 벽돌과 유리창을 많이 사용한 것은 건축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것이라 한다. 또한 안채의 일부가 2층으로 건축된 것은 조선시대 전통 한옥에서는 유례가 없는 백인제 가옥만의 특징이다. 북촌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넓은 대지 위에 당당하게 자리 잡은 사랑채를 중심으로 넉넉한 안채와 넓은 정원이 있고, 가장 높은 곳에는 아담한 별당채가 있었다. 전통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근대적인 변화를 수용하여 지은 백인제 가옥은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에서 북촌을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1944년부터 백인제(백병원 설립자)선생과 그 가족이 생활했던 곳으로 건축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77년 서울시 민속문화재 제 22호로 지정됐고, 2009년 서울시로 소유권이 이전 됐다.

춘곡 고희동 가옥의 담장

춘곡 고희동 가옥의 담장

한국 최초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이 살던 원서동 고희동 가옥은 등록문화재 제84호로 지정된 곳이다. 춘곡 고희동이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창덕궁 후원을 마주보고 있는 아름다운 곳에 터를 잡아 1918년에 직접 설계해서 지은 목조 한옥으로 1959년까지 41년간 거주한 곳이다. 춘곡 고희동은 새로운 조형방법을 후진에게 가르친 미술 교육자이며 화단을 형성하고 이끌어나간 미술 행정가이자 미술 운동가로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당초에는 안채, 사랑채, 문간채, 곳간채로 구성됐으나 여러 차례의 변형과 방치로 훼손이 심하였다가 (재)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이 전시 운영을 맡아 역사가옥박물관으로 온전히 보존되도록 힘쓰고 있다.

고희동가옥 작가의 화실과 전시실

고희동가옥 작가의 화실과 전시실

이곳은 문화재로 지정된 후 안채와 사랑채가 보수, 복원됐다. 정면 7칸, 측면 2칸 반의 일자형 안채가 동향을 하고 있고, ㄷ자형 사랑채가 안채를 감싸고 있어 전체적으로 ㅁ자형 배치를 이루고 있다. 긴 복도와 유리문, 툇마루와 대청의 실내 공간, 개량 화장실 등 근대 초기 한국주택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화가의 작업공간과 춘곡의 작품이 전시된 상서 전시실로 이뤄져 있으며 현재 춘곡 고희동 50주기 특별전(10.22 ~ 12.27)이 열리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춘곡의 흉상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춘곡과 제자들의 작품, 춘곡의 유품이 공개되고 있었다.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 전경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 전경

특히 평소 들어가기 어려운 가회동 서울시장 공관을 둘러보는 투어는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24일 오후 4시와 4시 30분, 2차례 진행된 시장 공관투어는 북촌 주민과 일반 시민으로 나눈 후 시장 공관에 들어 갈 수 있었다. 시장 내외분이 직접 정원 입구로 나와 시민들을 일일이 반기며 집으로 들였다.

가회동 공관에서 만난 정겨운 장독대

가회동 공관에서 만난 정겨운 장독대

정원과 작은 연못, 장을 직접 담아 놓은 장독대에 대한 소소한 생활 이야기를 시작으로 공관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설치판으로 인해 공관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30% 정도를 공급 받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고, 공관을 방문한 은평 주민들과 은평에 살 때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또한 1층에 있는 서재와 응접 공간으로 시민들 모두를 들여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수많은 책들로 빼곡한 서재

수많은 책들로 빼곡한 서재

많은 책들이 빼곡한 서재도 구경하고, 책 모으기를 좋아해 많은 책들을 모았던 일화, 책이 너무 많아 집에 둘 수 없어 수원시에 5만권을 기증한 에피소드, 자료를 모으기 위해 방대한 양의 신문과 잡지 스크랩을 했던 스크랩북을 보이며, 자료만 잘 모으면 책은 저절로 써 지더라는 경험들을 어린 방문객들에게 일러 주었다. 시장실에도 이런 파일이 천개 정도 된다며 정리 정돈을 잘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으로서 계획했던 여러 분야의 마스터플랜들이 점차 다 이뤄질 것이란 점도 시민들에게 피력했다. 30분간의 짧은 시장 공간투어였지만 시민 모두에겐 시장의 개인 공간을 엿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됐다.

북촌의 매력적인 전시와 체험 – 북촌을 노래해

한복입기 체험 행사

한복입기 체험 행사

‘북촌을 노래해’는 23일(금)과 24(토), 양일간 북촌 곳곳에서 다양하게 열려 북촌을 방문한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경험들을 제공했다. 북촌문화센터 앞에서는 동네 아트마켓이 열렸고, 우리집 게스트하우스와 두 게스트하우스, 북촌한옥체험관에서는 오픈하우스가 열기도 했다. 북촌전통공예체험관에서는 전통공예잔치마당이, 작은쉼터 갤러리에서는 북촌 일러스트 전시가 열렸다. 청소년문화재지킴이들은 풍문여고 앞에서 길거리캠페인을 진행했고, 한옥이 멋스런 북촌문화센터 뒷마당에서는 한옥 작은 음악회도 열렸다. 이소정 한복공방, 동림매듭공방 등 북촌에 있는 16개의 공방에서는 전시와 체험 행사가 풍성했다.

■ 북촌에서 만난 ‘백인제 가옥’과 ‘고희동 가옥’ 방문 안내

 ○ 화려하고 고급스런 100년 된 한옥 백인제 가옥

  - 문의 : 서울시공공사이트(yeyak.seoul.go.kr)에서 백인제가옥 검색 후 예약

  - 전화 : 02-724-0232

  - 찾아오는 길 :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헌법재판소 방향 500미터 재동초 건너편

 ○ 우리나라 최초 서양화가의 화실을 볼 수 있는 원서동 고희동 가옥

  - 찾아오는 길 : 안국역 3번 출구 도보 10분 (창경궁로5길 끝자락)

  - 개관 : 수~일(오전 10시~오후 5시) / 휴관 : 월~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