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많은 둘레길 찾는다면? 마실길!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5.10.16. 15:35

수정일 2015.10.16. 18:35

조회 4,301

북한산 둘레길 제 9구간인 마실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북한산 둘레길 제 9구간인 마실길을 걷고 있는 시민들

깊어가는 가을, ‘강추’하고 싶은 둘레길이 하나 있다. 비록 길이는 짧지만, 주변을 함께 둘러본다면 하루 해도 부족한 ‘마실길(북한산 둘레길 제 9구간)’이 바로 그곳이다. 은평뉴타운의 진관생태다리 앞에서 시작하여 방대교육대 앞에 이르는 전체 길이 1.5km의 구간이다. 쉼 없이 걷는다면 45분이면 충분하고, 난이도下(하)급의 편안한 둘레길이다. 기자가 마실길을 추천하는 특별한 이유는 바로 다양한 볼거리로 속이 꽉 찬 둘레길이기 때문이다.

마실길 시작점(진관생태다리 앞)

마실길 시작점(진관생태다리 앞)

마실길의 시작점인 진관생태다리 앞에 올라서면 은평한옥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서울시가 ‘韓(한) 문화특구’를 조성하기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전통한옥마을이다. 현재 한옥건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한옥의 건축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곳 한옥마을에는 색다른 볼거리인 '은평역사한옥박물관'과 '셋이서 문학관'이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모습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모습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은평의 역사와 뉴타운발굴 유물을 전시한 은평역사실 (1층)과 한옥의 과학성과 자연 친화성, 한옥의 건축과정 등을 전시한 한옥전시실(2층)이 있고, 이 외에도 작은도서관, 체험학습실, 희망장난감도서관 등의 부대시설이 있다. 야외에는 통일신라시대의 기와가마터 등 석물 전시장과 북한산의 아름다운 가을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옥상정자인 용출정이 있다.(☞관련기사 : 여기, 유서 깊은 태극기 보러 오세요).

천상병, 중광, 이외수 3명의 문인을 만날 수 있는 `셋이서 문학관`

천상병, 중광, 이외수 3명의 문인을 만날 수 있는 `셋이서 문학관`

셋이서 문학관은 한옥마을에서 진관사로 향하는 초입에 있다. 순수시인 천상병, 걸레스님 중광, 파격의 아이콘 이외수 등 한국문단에서 기인이라는 공통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대표적 기인작가 3인의 문학관이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지 않고도 한 곳에서 기인작가 3인을 만날 수 있으니 큰 행운 아닐까. 작품을 통해 세 작가의 삶의 방식을 음미해 보고,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는 명상의 공간이자 문화체험의 장이다. ‘삶을 소풍’이라 표현한 천상병의 대표작 ‘귀천’을 읽으면 방문객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다.(☞관련기사 : 기인작가 3인이 한옥 담장에 걸터앉은 사연)

진관사 칠성각 3.1운동 태극기 안내판 앞에서

진관사 칠성각 3.1운동 태극기 안내판 앞에서

마실길의 오른편 북한산 계곡에는 천년고찰 진관사와 삼천사가 있다. 진관사는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들이 경성(서울)지역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삼은 대표적 사찰이다. 한용운·백용성 스님과 비견되는 대표적인 항일 승려 ‘백초월’ 스님이 3·1운동 당시 이곳에서 왕성한 독립운동을 펼친 곳이다(☞관련기사 : 3·1절, 한용운 말고 백초월 스님도 있습니다). 2009년 5월 진관사 칠성각 보수공사 시에는 태극기와 독립신문, 자유신종보 등 20여점의 귀중한 독립운동 사료가 발견되었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태극기는 문화재청등록문화재 358호로 지정되어 있다.

삼천사 보물 657호 마애여래입상에서 기도하는 모습

삼천사 보물 657호 마애여래입상에서 기도하는 모습

둘레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오면 ‘삼천사’ 안내 표지석이 나온다. 삼천사는 서기 661년 원효(元曉) 대사가 개산(開山)한 사찰로서, 당시에도 3,000여 명이나 수도할 정도의 큰 사찰이라는 데서 삼천사란 이름이 유래되었다 한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에는 승병들의 숨은 집결지로 활용된 호국사찰이었다. 특히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대웅전 위쪽 병풍바위에 각인된 마애여래입상은 보물 제657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체 높이 3.02m, 불상 높이만도 2.6m에 달하는 등 고려시대 대표적 불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보호수 느티나무와 인근 쉼터 모습

보호수 느티나무와 인근 쉼터 모습

마실길을 따라 진관사 초입을 내려서면 계곡과 은행나무숲, 느티나무 거목이 나타난다. 흡사 시골 마을 어귀의 풍경 같이 정겹고 편안하니 마실길이라 이름을 붙였나보다. 여름철에는 마실길 따라 흐르는 계곡에 사람이 넘치고, 가을에는 샛노랑 은행단풍이 트레킹族(족)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장수와 건강을 준다는 은행나무숲 아래에서 차 한 잔 나눠 마시면 시심(詩心)이 절로 생겨난다.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는 170년의 수령을 가진 높이 15m, 둘레 3.6m의 거목이다. 피곤한 나그네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며, 우뚝 선 당당함은 ‘동수나무(洞守, 마을지킴이)’의 위엄이다. 북한산에서 흘러내린 계곡을 따라 이어진 나무데크를 걷다보면 어느덧 방패교육대 앞에 이른다. 이곳부터는 제 10구간인 내시묘역길이 시작된다.

마실길을 찾은 라이딩족 모습

마실길을 찾은 라이딩족 모습

북한산 둘레길 21개 구간 중에 마실길 만큼 볼거리·이야기 거리가 풍성한 둘레길이 또 있을까? 단풍들기 시작한 북한산과 ‘은평한옥마을 8경’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또한 길도 험난하지도 않으니 온 가족이 함께 하기에 최적의 둘레길이다. 이것이 바로 마실길을 '강추'하는 기자의 특별한 이유이다.

■ 마실길로 오는 교통편

 - 진관생태다리 앞 : 연신내역 3번출구-버스 7211/진관사 입구 하차(도보 15분)

 - 방패교육대 앞 : 구파발역 1번출구-버스 704, 304/입곡삼거리 하차(도보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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