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유서깊은 태극기 보러 오세요~

시민기자 최용수

Visit392 Date2015.03.09 11:41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태극기 전`이 열리고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태극기 전`이 열리고 있다

‘광복 70년, 미래 천 년!’이란 슬로건 아래 독립운동 당시의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독립운동 태극기展(전)’이 2월 25일부터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시작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북한산 진관사 태극기와 강릉 선교장 독립운동 태극기, 경고문, 독립신문, 김구 선생의 휘호, 안익태의 코리아심포니 친필악보 등 독립운동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번 전시는 오는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진관사 태극기’이다. (☞관련기사: 3·1절, 한용운 말고 백초월 스님도 있습니다) 1919년 3·1운동 당시 진관사에 비밀스럽게 숨겼던 태극기가 90년이 흐른 지난 2009년 칠성각(서울시 문화재 제33호) 해체·보수공사 중 발견된 것이다. 가로 89cm, 세로 70cm, 태극 직경 32cm로서, 태극은 청·적색을 뒤집은 모양이고 4괘는 리·감의 위치가 바뀐 형태이다. 비록 왼쪽 윗부분이 불에 타 약간 손상되긴 했지만 그 형태는 1942년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다.

진관사 태극기는 몇 가지 특별한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사찰에서 발견된 독립운동 태극기로서는 진관사가 처음이며 유일하다. 특히 진관사 내에서 인적이 드문 구석진 칠성각 벽 속에 몰래 감춰놓은 점은 당시 불교계의 항일독립운동이 얼마나 절박했었는지를 잘 말해 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서슬 퍼런 일제 강점기에 소위 천하의 일장기(日章旗, 일본국기) 위에 태극(太極)을 덧그려 넣은 조선민중의 강단 있는 용기와 기개가 관람객의 특별한 주목을 끈다.

진관사 태극기와 강릉선교장 태극기가 전시되고 있다

진관사 태극기와 강릉선교장 태극기가 전시되고 있다

또 하나의 태극기는 고종이 하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강릉 선교장 태극기이다. 크기는 가로 154cm, 세로 142cm로서, 1908년 선교장 내 동진학교(강릉 최초 근대식 사립학교)에서 사용했던 유서 깊은 2개의 태극기 중 하나이다. 1911년 일제탄압으로 폐교될 당시 땅속에 묻어뒀는데, 광복 후 하나는 임시정부에 기증했고, 남은 하나가 바로 이곳에 전시된 태극기이다. 등록문화재 지정이 예고되어 있는 신교장 태극기가 선교장 외부에서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태극기 외에도 3·1운동 직후 국내와 상하이에서 간행된 다수의 지하신문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독립신문(獨立新聞) 2점, 신대한(新大韓) 3점, 조선독립신문(朝鮮獨立新聞) 5점, 자유신종보(自由晨鐘報) 3점, 경고문(警告文) 1점’ 등 총 5종 14점이다. 이들은 모두 진관사에서 태극기와 함께 발견된 것으로, 공통적으로 ‘태극기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어 귀중한 독립운동사료로 평가된다.

이어서, 한 때 도난당했다가 되찾아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백범 김구의 휘호 ‘천군태연(天君泰然)’이 눈에 들어온다. ‘남에게 행한 의로운 행위에 대해 자랑하지 않는 의연한 마음가짐’을 표현한 것으로, 독립군자금을 지원하고도 전혀 생색을 내지 않은 선교장 주인 이돈의에게 고마움을 전하려고 1948. 4월에 준 휘호이다.

백범김구 선생이 선교장에 내린 휘호 `천군태연`

백범김구 선생이 선교장에 내린 휘호 `천군태연`

또한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安益泰) 선생의 ‘코리아 심포니 친필악보’도 만나볼 수 있다. 이것은 숭실고등학교 100주년 행사 때 안익태 선생의 부인인 로리타 탈라벨라 여사가 숭실고에 직접 전달한 바로 그 악보이다.

안익태 선생의 코리아 심포니 친필 악보

안익태 선생의 코리아 심포니 친필 악보

이 외에도 독립운동 태극기展이 열리고 있는 이곳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는 서울의 서북관문인 구파발 등 은평지역의 역사와 유적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과 우리의 전통가옥인 ‘한옥’에 대한 내용을 상설 전시하고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다. 현재 서울시(SH공사)에서는 이곳 박물관 인근에 ‘전통한옥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집집마다 비밀스럽게 숨겨가며 독립의지를 불태웠던 태극기, 그 태극기를 보고 있으면 ‘대한독립 만세’의 힘찬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그 시절 태극기는 또 하나의 조국이고 희망이었다.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감히 덧그린 선열들의 용기에 머리가 숙여진다. 3·1절 제 96주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히 기획한 ‘독립운동 태극기展(전)’을 많은 시민들이 둘러보았으면 좋겠다.

■ 진관사-강릉 선교장 독립운동 태극기전
 ○ 전시기간 : 2015. 2. 25(수) ~ 4. 30(목)
 ○ 전시장소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2층
 ○ 문의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02-351-8523~4
 ○ 홈페이지 :museum.ep.go.kr/
 ○ 대중교통으로 찾아오시는 길
  ①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 → 연서시장 정류장 → 701, 7211번 버스 승차 → 9개 정류장 → 하나고/진관사/삼천사 입구 정류장 하차 → 도보 3분(박물관)
  ②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3번 출구 → 3번출구 정류장 → 7723번 버스 승차 → 7개 정류장 → 하나고/진관사/삼천사 입구 정류장 하차 → 도보 3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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