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제가 전혀 없는 정직한 떡을 빚는 곳
발행일 2015.07.20. 15:28
일반 기업과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은 다른 기업이 있습니다. 나 혼자 잘사는 세상보다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지역을 살리고, 이웃을 돌아봅니다. 바로,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사회적경제기업입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서울시가 선정한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을 방문하고 소개하는 기사 연재를 시작합니다. 시민기자가 직접 찾아가 가까이서 보고 들은 그들의 이야기, 함께 만나보시죠! |
사회적경제 우수기업탐방(12) 서툴고 느리지만 정직한 떡을 빚는 ‘삼성 떡프린스’

삼성 떡프린스 1호점은 카페로 예쁘게 꾸며져 있다
상도동 약수터에 있는 삼성 떡프린스 1호점을 찾아나섰다. 비가 내리면서 연일 이어지던 폭염이 수그러들던 터라 터널을 지나 이정표를 따라 걷는 발길이 가벼웠다. 언덕을 따라 동네길을 걷다보니 삼성 농아원이 보이고, 그 입구에 ‘삼성떡프린스 1호점’이라는 예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떡은 물론 커피나 차 등을 마실 수 있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떡프린스 1호점에 들어서니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새로 온 훈련생들에게 이곳에서 하게 될 일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들 사이로 바쁘게 움직이는 떡 작업장 모습도 보였다.

떡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
삼성 떡프린스 1호점은 청각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 직원들이 떡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지만 동시에 장애인 보호작업장이기도 하다. 장애인들에게 직업 훈련을 시켜 그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처음에 삼성농아원의 떡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지금은 일하는 사람 30 명에 월 2~3천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알짜 떡집으로 성장했다.

떡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
컴퓨터 교육시설이었던 이곳에 떡집을 제안하고 지금까지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종태 대표는 현재 회사운영 현황에 대해 입을 뗐다. “30명의 직원 중 정식으로 채용된 직원은 15명, 나머지 15명은 훈련생입니다. 실습과정을 통해 저 사람은 떡을 만들 수 있겠구나, 저 사람은 포장 정도는 할 수 있겠다를 판단해 적합한 곳에 배치합니다.”
초창기에는 최대표가 매일 작업장에 들어가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오전에 나가야 하는 떡을 밀어두고 오후에 나가는 떡을 먼저 만든다든지 하는 일이 다반사여서 떡 종류나 떡 만드는 순서 등을 직원들에게 일일이 가르쳐 줘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칠판에 적어만 놔도 알아서 척척 해내는 선수들이 됐다. 작업양이 많을 땐 스스로 새벽부터 나와 일한다.

최대표와 수화로 이야기하는 직원
삼성 떡프린스의 최고 목표는 매출을 올려 지금 있는 사람들은 물론, 여기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하는 것이다. 장애인 보호작업장으로서 본연의 임무 외에 회사 매출에도 신경을 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저희 떡은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루만 지나도 굳어버려요. 하지만 정확한재료로 속이지 않는 맛을 내겠다는 처음 생각을 여전히 지키고 있습니다.”
방부제를 쓰지 않는 것은 물론 철저한 위생관리로 서울시 안심 떡집으로 인증됐지만, 상도동 언덕배기에 있는 매장 하나로는 매출을 늘리기 쉽지 않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쌀과 막걸리로만 만드는 증편이다. 다른 떡들과는 달리 유통 기한을 2~3일 정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택배도 가능하다.

1호점에서 만든 바람떡이 먹음직스럽게 놓여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최 대표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떡 만드는 기술을 익힌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가서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처음 목표는 떡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외부 떡집에 취업을 시키는 거였어요. 그런데 일반 떡집들은 규모가 작아 가족끼리 일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리를 얻기가 어렵더라고요. 취업이 힘들면 본인들이 직접 떡집을 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 직원이 외부에 떡프린스 2호점을 차려 기본적인 것들만 만들고, 나머지는 떡프린스 1호점과 협력해서 운영 하면 돼요. 그런 다음 1호점, 2호점 수익으로 3호점을 내면 또 한 사람이 독립하게 되는 거죠. 좋은 기회가 있어서 떡프린스 2호점을 낼 뻔 했는데 불발 됐어요. 무척 아쉬웠지만 또 다시 기회가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선물세트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작업장에 들어가 보니 직원들이 오늘 주문량인 선물세트 200개 작업을 마치고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최 대표와 웃으며 한참을 수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직원들이 행복해 보였다. 삼성떡프린스 1호점이 특별한 것은 정직한 재료로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어낸다는 점도 있지만 장애인들과 취약계층 사람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한 몫을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 낸다는 점이다. 머리에 땀을 뚝뚝 흘리며 손을 닦는 직원을 보면서 떡프린스 2호점, 3호점이 나올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 중에서 그 꿈을 이룰 첫 발걸음이 속히 나오길 기대해 본다.
■ 삼성 떡프린스1호점 ○ 전화: 02-823-2230, 823-2251 ○ 홈페이지: www.ddprince.co.kr ○ 주소: 서울시 동작구 양녕로 30길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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