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중앙 마을은 서울에 있다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4.11.14. 13:25

수정일 2014.11.14. 13:28

조회 3,054

양천리 비석

한반도 정중앙 마을이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115-2번지(현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구 질병관리본부) 앞 도로변에는 '양천리, 의주↔부산'이라고 새긴 커다란 표석이 하나 있다. 한반도의 중앙이란 뜻으로, 이곳에 양천리(兩千里)라는 이정표가 있었는데, 하천을 복개하면서 없어졌다고 한다. 이것을 2005년에 '녹번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복원했다.

이곳은 북으로는 의주까지, 남으로는 부산 동래까지 각각 1,000리(里)가 되는 마을이라 하여 '양천리(兩千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의주로 가는 연서대로(延曙大路)를 끼고 있어 각종 공문서를 전달하는 파발로(擺撥路)의 역할을 했다. 또한 현재 녹번역에서 불광역으로 넘어가는 19-38번지 고개는 '양천리 고개'라 불리었다. 이처럼 유서 깊은 마을을 후대에 길이 알리고자 주민들이 나서서 표석을 세운 것이다.

단순히 지리적 측면에서의 '한반도 중앙'은 강원도 양구가 된다. 동서남북 4극단(극동-독도, 극서-평안남도 용천군 마안도, 극북-함경북도 온성군 유포면, 극남-제주도 마라도)을 연결할 때 교차되는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가 중앙이다. 또한 '남한지역의 중앙'은 충주시의 '중앙탑공원'으로 이곳에는 '대한민국의 배꼽'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양구이든, 충주이든, 정확한 중앙이 어디냐가 중요한 것 아닌 듯싶다. 조상들이 양천리를 한반도의 중간으로 알고 살아왔다는 사실이 귀중한 역사요, 문화임에 틀림없다. 차츰 잊혀져가는 '양천리'를 지역주민 스스로가 표석을 세워 되살린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양천리가 오래도록 후손들에게 기억될 수 있도록 은평구에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어요"

표지석 옆에서 만난 주민 김상철(불광동, 65세)씨의 표정에서 양천리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