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하지 않은 알뜰 주유소

명순영(매경이코노미 재테크팀장)

발행일 2014.11.03. 18:50

수정일 2015.11.17. 19:48

조회 1,976

알뜰하지 않은 알뜰 주유소

주유소

경제 전문기자 명순영의 ‘재테크톡’ 70

생활비에서 자동차 기름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싼 가격의 기름을 넣기 위해 발품을 파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배신감(?)을 느낄만한 사실이 알려졌다. 기름값 안정을 목표로 정부가 도입한 알뜰주유소가 일반 주유소에 비해 크게 알뜰하지 않다는 점이다.

정유 4사 브랜드 주유소의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 당 1,761원이다. 알뜰주유소는 리터당 1,731원으로 정유 4사보다 30원 정도 싼 수준에 불과하다. 정유 4사 가운데 가장 싼 현대오일뱅크는 리터당 1,749원으로 알뜰주유소와 격차가 18원 정도에 불과하다. 일반 정유소는 마일리지 혜택을 주고, 주유할인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알뜰주유소가 가격면에서 나을 것도 없다는 계산이다.

가격차 거의 없고 주유 할인카드 못써

지역별로 알뜰주유소가 더 비싼 경우도 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알뜰주유소인 W주유소의 일반 휘발유 가격은 1,709원이다. 도봉구에 있는 주유소 22곳 가운데 9번째로 싸다. 그러나 반경 1km 안에 위치한 GS칼텍스나 현대오일뱅크보다 1원이 비싸다. 도봉구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저렴한 SK에너지 주유소보다는 11원이 더 비싸다.

알뜰주유소는 이명박 정부시절인 2011년 경기 용인에 첫 점포를 연 이후 전국에 1,117개로 불어나 전체 주유소의 9% 정도에 달한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이 대량구매로 석유제품 구입단가를 낮춰 기름값을 내리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가격은 원유 가격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알뜰주유소에만 공급가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었다. 또 석유공사와 농협이 알뜰주유소를 운영하면서 유통마진을 늘린 것도 일반 주유소와 가격차이가 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오피넷’에서 저렴한 주유소 찾아 단골 삼아야

그나마 다소 위안을 삼을 일이 있다면 국제유가가 추락하며 기름값이 전체적으로 5년 전 가격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리터당 1,600원대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늘어났고, 조만간 1,500원대 최저가 주유소도 등장할 듯 보인다.

기름값을 아끼려면 무엇보다 저렴한 주유소를 골라 단골삼아야 한다. 이는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사이트 ‘오피넷(www.opinet.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도 나와 있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출퇴근 길 등 주로 다니는 도로변에서 골라야 일부러 주유소를 찾아야 하는 시간과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기름이 바닥을 드러내기 전에 미리 주유하는 것도 지혜다. 기름을 넣으라는 경고등이 들어오면 운전자는 당황해 가격과 상관없이 가까운 주유소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를 단골 삼을 것이 아니라면 주유할인 카드를 적절히 쓸 필요가 있다. 요즘 주유 할인카드를 마련하지 않은 신용카드사는 거의 없을 정도다. 때문에 일정한 브랜드를 골라 10% 안팎 할인혜택을 주는 카드를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마지막 팁 하나. 아무리 싼 기름을 넣어도 연비를 높이는 주행법을 익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는 30% 이상 차이가 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속도를 지키는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협회(EPA)에 따르면 시속 60km~100km 사이를 일정하게 달릴 경우 연비가 좋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자주, 세게 밟는 습관은 그야말로 자동차를 기름 먹는 하마로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

#주유소 #재테크 #명순영 #알뜰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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