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처럼 살며시 다가온 ‘제비콩’
발행일 2014.10.29. 16:25
"어머 여보! 저 꽃 좀 봐요? 처음 보는 꽃인데 참 곱고 예쁘네." 주말인 10월 말 어느 주말의 오후, 성동구 마장동 단독주택들이 많은 골목길을 지날 때였다. 아내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언뜻 보기에 고구마 넝쿨과 잎처럼 보이는 넝쿨식물이 나지막한 담장을 뒤덮고 있었다. 줄기 이곳저곳에 피어있는 자주색 꽃들이 참 예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꽃 옆에 역시 자주색을 띤 콩처럼 생긴 꼬투리들이 많이 달려 있다.

자줏빛을 띄는 제비콩
마침 담장 옆에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서있어 물어보니 제비콩이라고 한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콩이라면 지금이 가을철이어서 대부분 줄기와 잎은 시들고 수확에 들어갈 시기가 아닌가. 그런데 제비콩은 날씨가 서늘한 10월 하순인데도 아직도 수많은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콩은 여느 콩하고는 많이 달라요.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꽃도 피고 콩도 계속 열리거든요" 주인아주머니의 말이다. "그런데 콩이 영글기 전에 서리가 내리면 수확은 못해요" 늦은 가을까지 꽃도 피우고 열매가 맺지만 모두 수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꽃이 곱고 예뻐서 곡식이라기보다 오히려 관상식물로 더 적합 할 것 같은데, 이 씨앗 좀 구해뒀다가 내년에는 우리도 한 번 심어 가꾸어 볼까?" 아내는 아무래도 콩보다 빛깔 곱고 예쁜 꽃모양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것 같았다.
제비콩은 장미목과에 속하는 쌍떡잎 속씨식물이다. 남아메리카 열대지방이 원산지다. 꽃이 곱고 예쁠 뿐만 아니라 콩 모양과 색깔도 특이해서 까치콩, 나물콩, 또는 편두라고도 불린다. 콩의 빛깔이 검은 줄 사이에 흰 줄무늬가 있어서 까치와 비슷하다는 의미로 작두(鵲豆)라고도 한다. 조금 작은 고구마 잎처럼 보이기도 하는 잎은 3개로 구성되어 있고 역시 고구마처럼 잎자루가 길다.
원산지가 다르듯 꽃이 피는 시기도 달라 9~10월에 자주씩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다. 꽃받침은 종처럼 생겼으며 끝이 4개로 얇게 갈라지고 밑 부분 안쪽에 귀처럼 생긴 돌기가 있다 .열매 꼬투리는 여느 콩처럼 낫처럼 약간 구부러진 형태다. 꼬투리 길이는 6센티미터 정도이며 5개의 콩이 들어 있다. 하얀색 꽃이 피는 종자도 있는데 이것을 백편두라고 하며 자주색 꽃을 피우는 콩을 흑편두라고 하는데 백편두는 약용으로도 쓰인다.

밥에 넣어도 맛있는 제비콩
아주머니가 조금 나눠준 콩을 밥을 지을 때 섞어 지었는데 밥맛이 좋았다. 꽃도 곱고 예뻐 관상용으로도 손색없는 제비콩은 화분에 심어 기를 수도 있다고 한다. 맛좋은 콩을 얻을 수 있고, 예쁜 꽃을 늦가을까지 볼 수 있는 제비콩은 도시인들의 사랑도 듬뿍 받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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