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가지 말고, ‘집밥’ 해먹자

시민기자 오현지

발행일 2014.10.21. 10:07

수정일 2014.10.21. 14:41

조회 3,157

서울에 사는 사람 중 많은 이들이 혼자 밥을 먹는다. 1인 가구로 혼자 살다 보면 라면,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지기 마련. 가족이 있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맞벌이 부부인 가정은 같이 밥 먹을 시간조차 없다. 서울의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 왠지 집밥이 그립다.

계란말이 시범을 직접 보이는 마포e품앗이 운영위원 이명심 씨

계란말이 시범을 직접 보이는 마포e품앗이 운영위원 이명심 씨

집밥이란게 별게 아니다. 먹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껏 준비한 반찬, 그게 최고의 보약이자 산해진미다. 마포e품앗이는 이러한 최고의 밥상을 만드는 일에 뛰어 들었다. 간단한 레시피로도 맛있는 집밥을 먹을 수 있도록 바쁜 우리의 이웃을 위해 마포e품앗이가 손수 나섰다. 마포e품앗이 운영위원들이 기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반찬나눔 모임을 준비한 것이다. 마포e품앗이 운영위원이 직접 기획한 반찬나눔 현장에는 고소한 정이 가득했다.

반찬나눔 모임에서 배운 비법대로 직접 계란말이를 만들어 보는 주민

반찬나눔 모임에서 배운 비법대로 직접 계란말이를 만들어 보는 주민

마포e품앗이는 마을공동체로 지역주민끼리 통하는 지역화폐로 재능, 물품 등을 거래하고 있다. 최근 마포e품앗이는 지역화폐와 기부할 쌀을 받아 반찬나눔 모임을 열었다. 반찬나눔 현장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계란을 풀었더니 순식간에 계란말이가 완성됐다. 어린 시절 맛있게 먹던 계란말이가 생각나서일까. 한 명씩 손가락으로 집어 먹으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포e품앗이에서 '코스모스'로 불리는 이명심 씨(운영위원)가 다시 계란말이 시범을 보이자 '계란말이를 어떻게 해야 잘 만드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명심 씨는 "계란을 말아서 눌렀을 때 푹푹 들어가면 덜 익은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이어 미리 만들어 놓은 멸치볶음, 콩자반에 대해서도 열심히 설명했다. "볶은 멸치에 미리 삶은 호두 등 견과류를 넣고 마무리 단계에 살짝 볶아야 맛있다"는 노하우까지 공개했다.

한쪽에서도 분주히 움직였다. 마포e품앗이에서 '장미'로 불리는 임정연 씨(운영위원)는 반찬나눔 모임에 참여한 지역주민들에게 대접할 뜨거운 계란말이를 숭숭 썰어냈다. 노련한 칼솜씨를 본 사람들이 질문 공세를 이어갔다. 이번 질문 역시 '계란말이를 잘 만드는 법'이었다. 계란말이에는 대파보단 쪽파가 잘 맞고, 멸치볶음을 만들 때 마무리로 엿을 넣어야 한다는 비법 공개에 다들 술렁이며 기록했다.

마포e품앗이 반찬나눔 모임에서 만든 밑반찬

마포e품앗이 반찬나눔 모임에서 만든 밑반찬

계란말이 요리까지 완성되니 뜨끈한 밥 한 그릇 생각날 터. 마포e품앗이 운영위원들이 준비한 밥상이 차려졌다. 계란말이, 멸치볶음, 콩자반은 이웃을 향한 사랑이 담겨 더욱 꿀맛이었다. 마포e품앗이 반찬나눔 행사 포스터만 보고 찾아왔다는 한 주민은 "혼자 사니까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젓갈류나 사먹는 경우가 많다"면서 "내가 잘 모르는 반찬 레시피를 배워서 좋았다. 집에서 직접 요리에 도전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반찬 레시피를 공유하는 모습

반찬 레시피를 공유하는 모습

마포e품앗이를 이끌고 있는 문종원 성산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마포e품앗이 회원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서로 배우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종원 사회복지사는 "e품앗이 사업의 기초는 이웃끼리 지속적으로 만나고 관계를 맺는 것"이라며 "요즘처럼 각박하고 메마른 경쟁 사회에서 꼭 필요한 개념이 e품앗이에 있다. 많은 서울시민분들이 e품앗이로 마음이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포구 #마포e품앗이 #반찬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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