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는 내 자리를 찾아서
서울시
발행일 2014.09.05. 11:37
새벽까지 미드를 보고 늦게 잠자리에 든 다음 날 아침, 반갑지 않은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앙칼지게 울리는 벨소리에서 어쩐지 좋지 않은 예감이 엄습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꽤 오래 알고 지낸 백수 친구. "수지야, 나 취직했어. 호호호. 큰 회사는 아닌데 연봉도 좋고 일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아. 너는 좋은 소식 없고? 어떡하니! 빨리 취직해야지." 싸구려 커피보다 더 속 쓰리게 만드는 친구의 취직 소식이다. 궁하면 통한다고 하던데, 궁한 생활 2년 동안 도무지 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수지 씨의 일자리 찾기. "도대체 너희들은 어떻게 알고 그 비어 있는 자리를 쏙쏙 잘도 찾아가는 거니?"
보물 찾기보다 어려운 일자리 찾기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가면 언제나 보물 찾기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수지 씨는 그때마다 절대 빈손으로 돌아가는 법이 없었다. 선생님들이 보물을 숨겨두는 장소는 대략 뻔했다. 너무 크지 않은 바위 밑, 머리 높이 위쪽의 나뭇가지 사이, 꽃들이 모여 있는 풀밭 또는 잔디 주변 등이 집중공략 대상이었다. '이쯤 어디일 거야!'라는 힌트를 감지하고 움직이면 반드시 보물을 획득할 수 있었던 어린 날의 보물 찾기는 이제 추억이 되었고, 지금의 수지 씨 앞엔 보물 찾기보다 2만 배쯤은 어려운 일자리 찾기가 현실로 다가와 있다. 안타까운 건 그 옛날 보물 찾기를 할 때와 같은 힌트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 "알고 보면 내가 보물인데, 회사가 나를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님 말고!"
그 많은 일자리는 다 어디에 있는 걸까?
시간이 맞을 때마다 함께 모이는 백수 동지들이 있다. 그녀들은 만날 때마다 나름의 고급 정보를 끊임없이 쏟아내곤 한다. "H사 공채 뜬 거 봤지? 경쟁률이 100대 1이래", "S사는 2년차 경력직 공고가 떴는데 나는 인턴 경력밖에 없어서 안 될 것 같아", "A사는 신입 연봉이 3천이 넘는대. 대기업도 아닌데 그 정도면 진짜 대박이지?" 이 친구들, 이 정도의 정보력이면 진작에 뭐라도 하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너희들은 그런 걸 대체 어디서 아는 거니?", "어머, 수지야. 인터넷은 뒀다 뭐 하니? 인터넷 속에 너의 미래가 있고, 너의 인생이 있는 거야. 호호호" 그랬구나. 정보의 바다 인터넷은 맛집이나 쿠폰, 연예 기사를 검색할 때만 유용한 게 아니었구나. 사실 알곤 있었지만 필사적으로 찾아 나설 의지가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 결심했어! 그간의 잉여 시간 동안 갈고 닦은 나의 검색 신공을 발휘해보리라. 그곳에서 보물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테니!"
종합 취업 사이트 완전 정복
일단 포털 사이트에 '구직 사이트'를 입력해봤더니 각종 종합 취업 사이트 리스트가 쭉 떴다. 한 번쯤 들어가보기도 했던 익숙한 사이트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우선은 전체 채용 정보를 쭉 한 번 스캔한 후 직종별, 지역별로 구분해 내가 희망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서치해봤다. 특히나 직종별 구분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을 만큼 깨알같이 분류되어 있어 열람하기에도 너무나 용이하다. 게다가 미처 그 존재를 알지 못했던 회사들 정보까지 상세하게 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또 최근 들어 핫한 키워드이기도 한 '기업 공채' 속보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소극적인 '눈팅'에서 벗어나 좀더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고 싶다면 회원 가입 후 본인의 이력서와 자소서를 등록하는 게 좋다. 등록한 이력서와 자소서는 먼지가 층층이 쌓이도록 묵혀두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씩 확인하고 업데이트하는 부지런함을 발휘하도록 할 것.
채용 정보, 여긴 달라도 너무 달라
종합 취업 사이트 외에 좀더 특화된 데이터들을 찾고 싶다면 다음의 사이트를 눈여겨보길.
우선,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는 취업 분야에 따라 직종별, 지역별, 사업별, 학력별, 기업 분류별 등으로 나뉘어져 있고, 각 메뉴 안에서 보다 상세한 검색이 가능한 것은 종합 취업 사이트와 유사하다. 하지만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만의 특장점은 관공서 관련 일자리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 공공 기관이나 복지 기관의 채용 정보만 따로 모아놓은 메뉴가 있는가 하면, 서울시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한 기업들의 채용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또 4대 도시형 제조업(인쇄, 의류 봉제, 귀금속, 기계)의 취업 정보나 지역 뿌리 사업 대상 기업의 취업 정보, 서울시 중소 기업 인턴십 등 일반 종합 취업 사이트에서는 보기 힘든 분야의 채용 리스트도 만나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워크넷은 내가 원하는 일자리 조건에 맞게 상세한 검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력서를 작성하고 구직 신청을 하면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일자리 정보를 받을 수도 있다. 구직 대상을 청년, 여성, 장년층으로 구분해 그에 맞게 상세한 채용 정보를 볼 수 있는 것도 장점. 또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이 우수한 이른바 '강소 기업' 채용 코너를 별도로 구성해 더욱 다양하고 알찬 구직 정보를 제공한다.
나라일터는 안전행정부에서 운영하는 취업 사이트로 공공 기관에서 제공하는 채용 정보를 취합해 알려주는 게 강점이다. 공개 경쟁 채용 정보를 비롯해 경력 경쟁 채용(특별 채용), 전문 경력관, 행정 지원 인력 등 공공 기관에 특화된 방대한 인재 채용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유경력자 공무원들을 위한 인사 교류 정보,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이 예상되는 직위에 대해 업무 성격에 따라 적합한 우수 대체 인력을 사전에 확보해놓는 대체 인력 뱅크 등도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취업 정보 이외에도 보다 특화된 영역의 채용 정보를 필요로 하는 구직자라면 지금 당장 위 세 곳의 사이트를 즐겨찾기 1순위에 올려놓으시길!
※위 내용은 다음 스토리볼 '백수지의 취업뽀개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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