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영화 속 그 골목을 걷다! 숨은 이야기 따라 '문학 속 영화투어'

시민기자 김연희

발행일 2026.11.06. 13:27

수정일 2026.11.06. 15:52

조회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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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진행 중인 ‘문학 속 영화투어’ 도보 프로그램이 12월 5일까지 총 17회 열린다. 참가자들은 독립문·서대문 일대에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배경지와 영천시장, 나운규 생가터, 충정아파트 등을 둘러보며 문학과 서울의 역사적 공간을 함께 살폈다.
독립문역 3번 출구에 모인 '문학 속 영화투어' 참가자들 ©김연희
독립문역 3번 출구에 모인 '문학 속 영화투어' 참가자들 ©김연희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서울의 골목길을 천천히 더듬으며 문학과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장소를 찾는 '문학 속 영화투어' 도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익숙했던 거리와 오래된 주택가를 새롭게 바라보며, 문학과 영화 작품의 배경이 된 공간과 그곳에 깃든 이야기를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다.

'문학 속 영화투어'는 12월 5일까지 총 17회에 걸쳐 진행 중인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하는 '주간 탐방'과 오후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하는 '야간 탐방' 프로그램이 있다. 이 중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작품 속 배경을 찾아가는 야간 기행 코스에 참여해 봤다.
  •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작품 속 배경을 찾아가는 야간 기행에 참여했다. ©김연희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작품 속 배경을 찾아가는 야간 기행에 참여했다. ©김연희
  • 독립운동가 가족들이 머물렀던 옛 옥바라지 골목 ©김연희
    독립운동가 가족들이 머물렀던 옛 옥바라지 골목 ©김연희
  •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작품 속 배경을 찾아가는 야간 기행에 참여했다. ©김연희
  • 독립운동가 가족들이 머물렀던 옛 옥바라지 골목 ©김연희
이번 '문학 속 영화투어'는 총 3시간 동안 독립문과 서대문 일대에서 30명의 참가자와 함께 둘러봤다. 무엇보다 전문 해설자의 설명을 들으며 탐방할 수 있어 좋았다. 이번에 신청한 코스는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는 '야간 기행'으로 낮과 밤이 교차하는 서울 골목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 첫  번째 장소로 방문한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 ©김연희
    첫 번째 장소로 방문한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 ©김연희
  •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김연희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김연희
  • 첫  번째 장소로 방문한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 ©김연희
  •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에서 해설을 듣고 있는 참가자들 ©김연희

작가의 삶과 작품이 깃든 무악동·현저동 골목

오후 4시, 독립문역 3번 출구에 모인 참가자들은 오디오 장비와 목걸이를 착용한 뒤 무악동 '독립운동가 가족을 생각하는 작은 집'과 현저동 옥바라지 골목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현저동·무악동·영천동·충정동 일대의 역사, 이 지역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들과 작가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 이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오래된 주택가를 걸었다. ©김연희
    이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오래된 주택가를 걸었다. ©김연희
  • 박완서 작가의 작품 속 배경이 된 현저동 골목,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김연희
    박완서 작가의 작품 속 배경이 된 현저동 골목,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김연희
  • 사진을 통해 옛 무악동의 모습을 살펴봤다. ©김연희
    사진을 통해 옛 무악동의 모습을 살펴봤다. ©김연희
  • 이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오래된 주택가를 걸었다. ©김연희
  • 박완서 작가의 작품 속 배경이 된 현저동 골목, 지금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김연희
  • 사진을 통해 옛 무악동의 모습을 살펴봤다. ©김연희
조세희 작가는 무악동 일대(당시 현저동) 철거민의 삶을 접하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현저동 골목은 박완서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산문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애수' 등에 그 시절의 기억이 담겨 있기도 하다. 해설을 들으며 현저동 골목을 마주하니 작품 속 장면들이 한층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운동가를 옥바라지하던 가족이 머물렀던 여관이 많아 ‘옥바라지 골목’이라 불렸던 현저동 골목도 둘러보았다. 문학의 배경이 된 장소이자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이 서린 공간이었다.
  • 박완서 작가의 작품에도 등장하는 영천시장 ©김연희
    박완서 작가의 작품에도 등장하는 영천시장 ©김연희
  • 영천시장 앞에서 옛 하천 '만초천'의 시작 지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연희
    영천시장 앞에서 옛 하천 '만초천'의 시작 지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연희
  • 빌라가 들어서 옛 모습을 찾기 어려운 나운규 감독의 생가터 ©김연희
    빌라가 들어서 옛 모습을 찾기 어려운 나운규 감독의 생가터 ©김연희
  • 박완서 작가의 작품에도 등장하는 영천시장 ©김연희
  • 영천시장 앞에서 옛 하천 '만초천'의 시작 지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연희
  • 빌라가 들어서 옛 모습을 찾기 어려운 나운규 감독의 생가터 ©김연희

영천시장과 사라진 나운규 감독의 생가터

독립문 건너편에 자리한 영천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천이라는 이름은 인근 안산 골짜기에 있던 맑고 영험한 샘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에도 등장하는 영천시장은 오랜 세월 이웃들의 일상이 쌓여 온 전통시장이다.

영천시장 앞에서는 옛 하천 '만초천'의 시작 지점을 살펴봤다. 이어 시장 뒤편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자 지금은 빌라가 들어서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나운규 감독의 생가터가 나타났다. 한국 영화사에 중요한 작품인 영화 <아리랑>을 만든 감독의 생가가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해설자가 보여준 옛 사진을 통해 사라진 생가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 금화초등학교 인근에 남아 있는 경기중군영터의 흔적 ©김연희
    금화초등학교 인근에 남아 있는 경기중군영터의 흔적 ©김연희
  • 멀리 석교 교회의 모습이 보인다. ©김연희
    멀리 석교 교회의 모습이 보인다. ©김연희
  • 금화초등학교 인근에 남아 있는 경기중군영터의 흔적 ©김연희
  • 멀리 석교 교회의 모습이 보인다. ©김연희
  • 농협 빌딩 지하에 보존된 경기 감영지 유적전시관 ©김연희
    농협 빌딩 지하에 보존된 경기 감영지 유적전시관 ©김연희
  • 고층 빌딩 아래 남아 있는 감영지의 연못 터 ©김연희
    고층 빌딩 아래 남아 있는 감영지의 연못 터 ©김연희
  • 농협 빌딩 지하에 보존된 경기 감영지 유적전시관 ©김연희
  • 고층 빌딩 아래 남아 있는 감영지의 연못 터 ©김연희

고층 빌딩 아래 숨겨진 역사 유적

금화초등학교 인근에서는 경기중군영터를 만났다. '경기중군영'은 조선 후기 경기도 순영의 지휘관인 중군이 머물렀던 곳이다. 지금은 주변 건물과 도로에 둘러싸여 있지만, 이곳이 과거 군사와 행정의 중심 공간이었다는 설명을 들으니 익숙한 도시 풍경이 다르게 보였다.

농협 빌딩 지하에 자리한 경기 감영지 유적전시관도 방문했다. 고층 빌딩 아래 조선시대 유적과 옛 연못 터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시간의 깊이를 실감하게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의 캐나다 선교사의 사택으로 사용된 근대 건축물 ©김연희
한국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의 캐나다 선교사의 사택으로 사용된 근대 건축물 ©김연희
이어 한국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을 찾았다. 1921년에 세워진 이 건물은 당시 캐나다 선교사들의 사택으로 사용되었으며, 건축사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공간이다. 오래된 건축물이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 1937년(서울시 건축물대장 기준) 건립된 충정아파트, 우리나라 초기 아파트의 역사를 보여준다. ©김연희
    1937년(서울시 건축물대장 기준) 건립된 충정아파트, 우리나라 초기 아파트의 역사를 보여준다. ©김연희
  • 옛 하천 '만초천' 물길을 따라 휘어진 형태로 만들어진 서대문아파트 ©김연희
    옛 하천 '만초천' 물길을 따라 휘어진 형태로 만들어진 서대문아파트 ©김연희
  • 1937년(서울시 건축물대장 기준) 건립된 충정아파트, 우리나라 초기 아파트의 역사를 보여준다. ©김연희
  • 옛 하천 '만초천' 물길을 따라 휘어진 형태로 만들어진 서대문아파트 ©김연희
대한제국 시대에 지어진 충정각, 오랜 시간 보존되어 온 근대 건축물 ©김연희
대한제국 시대에 지어진 충정각, 오랜 시간 보존되어 온 근대 건축물 ©김연희

사라져 가는 근대 건축물의 흔적

마지막으로 충정아파트와 서대문아파트를 둘러보았다. 1937년(서울시 건축물대장 기준)에 지어진 충정아파트는 중앙난방 방식을 도입한 초기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옛 하천 만초천의 물길 위에 지어져 건물 형태가 곡선으로 이어지는 서대문아파트도 살펴보았다. 재개발이 확정되어 언젠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에 지금의 모습을 더욱 눈여겨보게 되었다.

마지막 방문지는 대한제국 시대에 지어진 충정각이었다. 오랜 건축물의 가치를 지키며 보존해 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저녁 7시경 마무리한 야간 기행은 낮과 밤의 서울 골목의 매력을 느끼기 좋았다. ©김연희
저녁 7시경 마무리한 야간 기행은 낮과 밤의 서울 골목의 매력을 느끼기 좋았다. ©김연희

골목에 남은 문학과 역사를 걷다

이번 '문학 속 영화투어'는 단순히 문학과 영화 속 장소를 찾아가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작품이 탄생한 배경과 작가의 삶을 이해하고, 도시의 변화 속에서 사라지거나 보존된 공간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익숙한 서울 골목도 이야기를 알고 걸으면 전혀 다른 풍경으로 다가온다. 영화와 문학을 통해 만난 장소들이 우리 곁의 역사와 문화유산으로 새롭게 보였던 이번 도보 프로그램.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해 무심코 지나쳤던 거리와 건축물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 걸어보길 권한다.

2026 문학 속 영화투어

○ 내용 : 서울을 배경으로 한 17개 코스의 도보 해설 프로그램
○ 일정 : 9월 12일~12월 5일 (시간 및 장소는 회차별 상이, 11월 총 6회·12월 총 2회 예정)
○ 시간 : 매주 토요일 주간 기행 10:00~13:00, 야간 기행 16:00, 17:00
○ 참가인원 : 매회 선착순 30명 (시민 누구나)
○ 요금 : 무료
○ 신청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 (11월 기행은 10월 26일부터 신청, 12월 기행은 11월 23일 부터 신청)
○ 서울문화포털

시민기자 김연희

서울의 멋진 정책, 문화유산, 볼거리 등 서울의 매력을 쉽고 맛깔나게 널리알리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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