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처음이지? 독일인 친구와 걸은 광화문~종로3가 여정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6.11.02. 13:00

수정일 2026.11.02. 15:34

조회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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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종로3가까지 4.5km를 걸으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경복궁,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익선동과 야장거리를 둘러본 하루를 전했다. 서울의 역사와 한옥, 현대의 골목 문화가 가까운 거리에서 공존하는 모습을 독일인 친구의 시선으로 새롭게 체감했다.
서울을 처음 찾은 독일인 친구와 함께 하루를 걸었다. 오전 10시 광화문에서 출발해 저녁 7시 종로3가에 이르기까지 4.5km, 1만 5,000 보의 여정이었다. 반세기 넘게 살아온 동네를 낯선 이의 눈으로 다시 걷는 일은 생각보다 특별한 울림을 주었다.

궁궐과 박물관을 거닐며

여정의 첫 멈춤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었다. 한류의 흐름을 연도별로 정리한 전시 앞에서 친구는 자국에서 접했던 드라마와 음악을 반갑게 찾아냈다. 이어 오른 옥상정원에서는 경복궁 지붕 너머로 북악산이 시원하게 펼쳐졌고, 오늘 걸어야 할 길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친구는 낮은 탄성을 내뱉으며 한참을 머물렀다.

▴경복궁은 한복을 차려입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한복 착용 시 무료 입장이라는 설명에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람 없는 날씨 덕분에 경회루는 연못 위에 고요히 제 모습을 드리우고 있었고, ▴국립민속박물관의 색동저고리와 조각보 앞에서는 별다른 설명 없이도 깊은 감탄이 터져 나왔다.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골목 산책

▴북촌한옥마을 언덕, 기와지붕 너머로 남산타워가 바라보이는 포토스팟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우리도 그 대열에 합류해 추억을 남겼다. ▴서울공예박물관의 섬세한 자수 작품 앞에선 발걸음이 오래 머물렀고, 바로 옆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우리를 반겼다. ▴인사동에서는 전통 정자와 쌈지길의 나선형 통로가 하나의 프레임 속에 담겼다. 옛 것과 새것이 다투지 않고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친구가 꼭 가보고 싶다는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종로3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종묘 돌담을 따라 이어진 ▴서순라길은 이날 가장 고요한 산책로였다. 돌 담 위로 나뭇잎 그림자가 흩날리고, 한옥 공방 유리창 너머로 무언가 골몰히 만들어가는 장인의 손길이 보이자 친구의 걸음도 자연스레 느려졌다.

해가 기울자 ▴익선동한옥마을의 처마 아래로 은은한 조명이 켜졌다. 오가는 이들의 절반이 외국인일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활기찬 분위기였다. 낮은 기와 지붕 아래 자리 잡은 개성 있는 카페와 빵집, 밥집들이 골목을 채웠다. 여정의 대미는 ▴종로3가 야장거리였다. 붉은 플라스틱 의자가 빈틈없이 늘어선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활기찬 공기를 느꼈다. 길게 늘어선 테이블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잔 부딪치는 소리가 가득했다.

서울을 처음 찾은 독일인 친구와 함께 광화문에서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로 뽑힌 종로3가까지 쉬엄쉬엄 걸었다. 600년 궁궐과 100년 한옥, 오늘의 야장거리를 만났다. 이들은 걸어서 불과 한 시간 거리에 공존하고 있었다. 역사를 박물관 안에 박제해 두지 않고 삶의 길 위에 고스란히 남겨둔 채, 그 옆에서 젊은이들이 밤을 채워가는 풍경이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지친 기색 없는 친구의 얼굴을 보며 그녀가 서울에 빠진 이유를 하루 동안 두 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을 처음 마주하는 사람과 걷는 일은, 곧 내게도 서울을 다시 처음 마주하는 일이었다. 늘 무심코 지나치던 익숙한 길이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라니! 그날 만큼은 낯설고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관 ©이봉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관 ©이봉덕
역사박물관 한류 연표 전시 공간 ©이봉덕
역사박물관 한류 연표 전시 공간 ©이봉덕
박물관 8층 옥상정원, 경복궁 지붕 너머로 북악산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이봉덕
박물관 8층 옥상정원, 경복궁 지붕 너머로 북악산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이봉덕
연못 위에 고요히 제 모습을 드리운 경복궁 경회루 ©이봉덕
연못 위에 고요히 제 모습을 드리운 경복궁 경회루 ©이봉덕
경복궁 향원정,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방문객 ©이봉덕
경복궁 향원정,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방문객 ©이봉덕
국립민속박물관 입구 ©이봉덕
국립민속박물관 입구 ©이봉덕
민속박물관에 전시된 색동저고리 ©이봉덕
민속박물관에 전시된 색동저고리 ©이봉덕
북촌한옥마을 골목 풍경 ©이봉덕
북촌한옥마을 골목 풍경 ©이봉덕
북촌한옥마을 사진명소에서 자연스레 포즈를 취한 독일인 친구 ©이봉덕
북촌한옥마을 사진명소에서 자연스레 포즈를 취한 독일인 친구 ©이봉덕
서울공예박물관 옆 송현녹지광장 ©이봉덕
서울공예박물관 옆 송현녹지광장 ©이봉덕
공예박물관 자수 전시 ©이봉덕
공예박물관 자수 전시 ©이봉덕
공예박물관 전시 관람에 몰두하고 있다. ©이봉덕
공예박물관 전시 관람에 몰두하고 있다. ©이봉덕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인사동 쌈지길 ©이봉덕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인사동 쌈지길 ©이봉덕
고미술과 공예의 명소 통인가게 ©이봉덕
고미술과 공예의 명소 통인가게 ©이봉덕
다양한 문화 상품이 진열된 가게 ©이봉덕
다양한 문화 상품이 진열된 가게 ©이봉덕
종묘 돌담 따라 이어진 공방과 카페 거리 서순라길 ©이봉덕
종묘 돌담 따라 이어진 공방과 카페 거리 서순라길 ©이봉덕
다채로운 카페와 베이커리, 공방이 함께 하는 서순라길 ©이봉덕
다채로운 카페와 베이커리, 공방이 함께 하는 서순라길 ©이봉덕
서울주얼리지원센터에 전시된 주얼리 상품 ©이봉덕
서울주얼리지원센터에 전시된 주얼리 상품 ©이봉덕
조명으로 밝힌 서순라길 한옥 카페 저녁 풍경 ©이봉덕
조명으로 밝힌 서순라길 한옥 카페 저녁 풍경 ©이봉덕
카페 골목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여행객 ©이봉덕
카페 골목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여행객 ©이봉덕
골목을 찬찬히 들러보며 사진을 담는 외국인 ©이봉덕
골목을 찬찬히 들러보며 사진을 담는 외국인 ©이봉덕
익선동의 활기찬 야장골목 풍경 ©이봉덕
익선동의 활기찬 야장골목 풍경 ©이봉덕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야장골목 ©이봉덕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야장골목 ©이봉덕
붉은 의자와 긴 테이블이 빈틈없이 늘어선 종로3가역 야장거리 ©이봉덕
붉은 의자와 긴 테이블이 빈틈없이 늘어선 종로3가역 야장거리 ©이봉덕

광화문~종로3가 1일 도보 코스

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 ② 경복궁 → ③ 국립민속박물관 → ④ 북촌한옥마을 →  ⑤ 서울공예박물관→ ⑥ 인사동 → ⑦ 익선동한옥마을 → ⑧ 서순라길 → ⑨ 종로3가 야장거리 
※ 거리·시간 : 4.5km, 10:00~19:00(9시간)

장소별 안내

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98
○ 교통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도보 3분
○ 관람시간 : 10:00~18:00 (수·토요일 야간 개관 ~21:00)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누리집

② 경복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사직로 161
○ 교통 :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
○ 관람시간 : 09:00~18:00(3~5월·9~10월), 09:00~17:00(11~2월) ※화요일 휴궁
○ 관람료 : 성인 3,000원 ※만 24세 이하·65세 이상·한복 착용자 무료
○ 누리집

③ 국립민속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7 (경복궁 내)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도보 15분
○ 관람시간 : 09:00~18:00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누리집

④ 북촌한옥마을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37 일대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도보 10분
○ 관람시간 : 주민 거주 지역, 10:00~17:00 방문 권장(일요일 방문 자제)
○ 관람료 : 무료

⑤ 서울공예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50m
○ 관람시간 : 화~일요일 10:00~18:00 ※월요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누리집

⑥ 인사동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일대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 / 1호선 종각역 3번 출구
○ 운영시간 : 점포별 상이

⑦ 익선동한옥마을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일대(돈화문로11길)
○ 교통 :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4·6번 출구 도보 2분
○ 운영시간 : 점포별 상이

⑧ 서순라길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권농동(종묘 서쪽 담장길)
○ 교통 :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7번 출구 도보 3분
○ 운영시간 : 점포별 상이

⑨ 종로3가 야장거리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관수동·낙원동 일대(돈화문로11길)
○ 교통 : 지하철 1·3·5호선 종로3가역 4·5번 출구
○ 운영시간 : 점포별 상이(저녁~새벽)

시민기자 이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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