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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는 거대한 암반을 따라 돌아 오르도록 조성됐다. ⓒ조수연 -
탐방로에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바위를 마주하게 된다. ⓒ조수연
58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백악산…새롭게 열린 탐방로 걸어보니
발행일 2026.10.21. 11:26
AI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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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21사태 이후 출입이 제한됐던 백악산의 마지막 미개방 탐방 구간이 열렸다. 돌고래쉼터에서 만세동방을 거쳐 1·21사태소나무까지 이어지는 1.32㎞ 탐방로가 연결되면서, 시민들은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을 둘러보며 걷고, 서울 도심 조망과 역사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돌고래쉼터~만세동방~1·21사태소나무 잇는 1.32㎞ 구간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가득한 백악산(북악산) ⓒ조수연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을 만나고, 발아래로 펼쳐지는 서울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북악산이라는 이름으로도 친숙한 백악산이다. 조선시대 한양도성을 품고 있는 백악산은 오랫동안 시민들의 접근이 제한됐던 공간이기도 하다.
1968년 1·21사태 이후 출입이 통제됐던 백악산이 단계적인 개방을 거쳐 마침내 시민들에게 온전히 돌아왔다. 지난 10월 17일 백악산 남서자락 탐방로 1.32㎞가 추가로 개방되면서 그동안 나뉘어 있던 주요 탐방로가 하나로 연결됐다.

10월 17일 백악산 남서측이 추가개방 되면서 마지막 미개방 구간까지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조수연
이번 개방은 국가유산청과 대통령경호처, 서울시, 종로구, 국가유산진흥원이 함께 추진했다. 특히 서울시는 백악산을 한양도성과 청와대 등 주변 역사·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하고 탐방로 정비와 현장 관리 등을 지원했다.
새롭게 열린 탐방로는 어떤 모습일까? 가을 햇살이 따스했던 주말, 직접 백악산을 찾아 시민에게 돌아온 숲길을 걸어봤다.
새롭게 열린 탐방로는 어떤 모습일까? 가을 햇살이 따스했던 주말, 직접 백악산을 찾아 시민에게 돌아온 숲길을 걸어봤다.

시민들이 추가 개방 구간 입구에서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조수연
탐방은 한양도성의 4소문 중 하나인 창의문에서 시작했다. 창의문은 백악산과 인왕산 사이에 자리한 성문으로, 웅장한 석축과 단청이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성문 주변에는 ‘서울 한양도성 순성길’ 안내판이 설치돼 있어 백악산과 한양도성의 역사, 주변 탐방로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한양도성의 4소문 중 하나인 창의문 ⓒ조수연
창의문에서 백악산 방향으로 오르자 등산객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배낭을 메고 계단을 오르는 시민들 사이로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도심과 가까운 곳이지만 숲길에 들어서자 자동차 소음 대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들려왔다.

한양도성 순성길 ⓒ조수연
이번에 새롭게 개방된 곳은 백악산 남서자락의 3단계 탐방로다. 창의문에서 백악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의 돌고래쉼터에서 시작해 만세동방과 1·21사태소나무를 연결하는 총 1.32㎞ 구간이다.
현장에는 ‘명승 백악산(북악산) 남서측 추가 개방’이라는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다. 10월 17일 오전 9시부터 개방됐다는 내용과 함께 새롭게 연결된 탐방 구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내판을 통해 그동안 걸을 수 없었던 길이 새롭게 열렸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현장에는 ‘명승 백악산(북악산) 남서측 추가 개방’이라는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다. 10월 17일 오전 9시부터 개방됐다는 내용과 함께 새롭게 연결된 탐방 구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내판을 통해 그동안 걸을 수 없었던 길이 새롭게 열렸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돌고래쉼터에서 만세동방을 거쳐 1·21사태소나무까지 이어지는 1.32㎞ 구간이 새롭게 개방됐다. ⓒ백악산 탐방로 안내문
새롭게 열린 탐방로에서는 백악산의 자연을 한층 가까이 만날 수 있었다. 나무 계단을 따라 걷다 보면 커다란 바위와 소나무가 나타나고, 굽이진 길을 지나면 또 다른 숲의 풍경이 펼쳐졌다. 길 주변에는 안전을 위한 난간과 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있어 이동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롭게 열린 탐방로에서는 백악산의 자연을 한층 가까이 만난다. ⓒ조수연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숲길 곳곳에서 마주한 커다란 암반이었다.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바위 위로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고, 나무 사이로 가을 햇살이 비치면서 강인한 자연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풍경을 만들어냈다. 일부 나무는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해 가을 산행의 분위기를 더했다.
이번 개방 구간에는 조망 쉼터 4곳도 새롭게 조성됐다. 실제로 탐방로를 걷다 시야가 트인 곳에 서자 인왕산을 비롯한 서울의 산세와 도심이 한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에는 짙은 녹음이 이어지고, 그 너머로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도심이 펼쳐졌다. 높은 빌딩 사이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서울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탐방로에서는 광화문과 경복궁, 광화문광장이 한눈에 보인다. ⓒ조수연
백악산은 아름다운 자연경관뿐 아니라 역사적인 흔적도 간직하고 있다. 탐방로에서 만날 수 있는 만세동방은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원한다’라는 의미의 글귀가 바위에 새겨진 장소다. 직접 살펴본 바위에는 오래된 글자가 선명하게 남아 있어 이곳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게 했다.

탐방로에서는 ‘만세동방’이 새겨진 바위를 만날 수 있다. ⓒ조수연
산길을 걷던 중에는 뜻밖의 반가운 만남도 있었다. 바로 숲속에 모습을 드러낸 꽃사슴이었다. 바위와 나무 사이에서 풀을 뜯던 사슴들이 고개를 들고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사슴을 볼 수 있었지만, 야생동물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조용히 관찰했다.
탐방로 주변에는 ‘꽃사슴이 살고 있어요. 먹이를 주거나 다가가지 말아주세요’라는 안내판도 설치돼 있었다. 시민들이 자연을 즐기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야생동물의 서식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새롭게 열린 탐방로를 이용할 때는 지정된 길을 벗어나지 않고 동물을 보호하는 탐방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탐방로 주변에는 ‘꽃사슴이 살고 있어요. 먹이를 주거나 다가가지 말아주세요’라는 안내판도 설치돼 있었다. 시민들이 자연을 즐기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야생동물의 서식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새롭게 열린 탐방로를 이용할 때는 지정된 길을 벗어나지 않고 동물을 보호하는 탐방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백악산은 과거 군사시설 보호와 경호 등의 이유로 출입이 제한됐던 곳이다. 실제 탐방로 주변에서도 군사지역과 군사시설 보호에 관한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방된 탐방로에서는 자유롭게 자연을 즐길 수 있지만, 군사시설 등 출입과 촬영이 제한된 구역에서는 안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지정된 탐방로를 준수해야 하며, 군사시설 등에서는 촬영이 제한된다. ⓒ조수연
이번 백악산 남서자락 개방의 의미는 단순히 등산로가 하나 더 생겼다는 데 있지 않다. 오랫동안 시민들이 자유롭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서울의 자연과 역사 공간이 단계적인 개방을 통해 일상 속 탐방 공간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양도성과 창의문, 청와대 주변을 비롯한 역사·문화자원과 백악산의 숲길이 연결되면서 시민들은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살펴볼 수 있게 됐다.

백악산이 일상 속 탐방 공간으로 돌아왔다. ⓒ조수연
직접 걸어본 백악산은 서울 도심에 이렇게 깊은 숲과 탁 트인 풍경이 있었는지 새삼 느끼게 하는 공간이었다. 계단을 오르며 만난 한양도성의 역사, 숲길에서 마주한 바위와 소나무, 멀리 펼쳐진 서울의 전경까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백악산 탐방로에서는 탁 트인 서울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조수연
58년 만에 마지막 미개방 구간이 열린 백악산. 이제는 시민 누구나 개방된 탐방로를 따라 서울의 자연과 역사를 더욱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새롭게 열린 백악산 남서자락 탐방로를 걸으며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서울의 명승을 직접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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