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은 어디서든 축제 중! 동대문에서 시작한 가을 축제 퍼레이드

시민기자 조성희

발행일 2026.10.08. 11:52

수정일 2026.10.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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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평역~장안동사거리 약 700m 장한로가 10월 3일 ‘2026 동대문페스티벌’로 문화예술 거리로 변했다. 책 읽기, 롤러, 도시캠핑, 거리극장, 시민극장 등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이 도로 곳곳에서 펼쳐졌다. 이 축제는 9월 18일~11월 29일 서울 전역 공연·축제를 잇는 ‘2026 서울어텀페스타’와 함께 열렸다.
매일 자동차가 오가던 6차선 도로가 하루 동안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 무대로 변했다. 평소라면 바쁘게 지나쳤을 장한로 위에서 책을 읽고, 롤러를 타고, 공연을 보고, 캠핑을 즐기는 특별한 풍경이 펼쳐졌다.
낭만유랑극단: 마차극장 무대 ©조성희
낭만유랑극단: 마차극장 무대 ©조성희
10월 3일 찾은 '2026 동대문페스티벌' 현장이다. '길을 열다, 문화가 달리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장한평역 방향에서 장안동사거리까지 이어지는 장한로 약 700m를 문화예술 거리로 바꿔 시민들을 맞았다. 특히 이번 동대문페스티벌은 장한로라는 일상의 공간을 문화예술 무대로 바꾼 현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서울 곳곳의 공연과 축제를 하나의 시즌으로 연결하는 ‘2026 서울어텀페스타’가 함께 열리고 있어, 동대문에서 시작해 서울 전역으로 가을 문화여행을 확장해볼 수 있었다.
동대문 페스티벌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 모습 ©조성희
동대문 페스티벌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 모습 ©조성희

자동차가 달리던 길에 문화가 달렸다

동대문페스티벌의 출발점은 '장한로'라는 공간에 담긴 역사다. 장한로는 조선시대 국영 목마장이 있던 곳에서 근현대 자동차 산업의 발전과 함께해온 곳이다. 축제는 이러한 장소의 역사에 '문화의 새로운 질주'라는 의미를 더했다. 자동차와 교통의 통로였던 도로가 이날 만큼은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다양한 공연 스케줄이 빼곡한 프로그램 표 ©조성희
다양한 공연 스케줄이 빼곡한 프로그램 표 ©조성희
장한평역 쪽에서 장안동사거리 방향으로 걷다 보니 메인무대를 시작으로 게으른 바닥, DDM로라장, 도시캠핑, 거리극장, 노상쉼터, 도시로 나온 문화공간, 시민극장, '내 차가 가게가 되는 날'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장한로를 따라 이어졌다. 무대와 객석이 따로 정해진 축제가 아니라 도로 곳곳에서 시민이 자연스럽게 공연과 프로그램을 만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늘만큼은 조금 게을러도 괜찮아"

메인무대에서는 브라스 퍼레이드를 비롯해 댄스, 국악, 무지컬 갈라, 록 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이어졌다. 한곳에 머물러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었지만, 장한로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새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었다.
'게으른 바닥' 평상에서 시민들이 여유롭게 즐기고 있다. ©조성희
'게으른 바닥' 평상에서 시민들이 여유롭게 즐기고 있다. ©조성희
그중 눈길을 끈 곳은 '게으른 바닥'이었다. 바쁘게 움직이던 도로 위에 마련된 이 공간에서는 시민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책을 읽으며 쉬어갈 수 있었다. 익숙한 만화와 로맨스, 일상 이야기, 웹툰 등 다양한 책을 골라 읽으며 축제 속에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축제가 반드시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듯, 이날만큼은 장한로에서 조금 천천히 시간을 보내도 괜찮았다.

부모의 추억과 아이의 첫 경험이 만난 'DDM 로라장'

80~90년대 롤러장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DDM 로라장'도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DDM로라장'에서 부모와 함께 롤러를 신고 타는 모습 ©조성희
'DDM로라장'에서 부모와 함께 롤러를 신고 타는 모습 ©조성희
신나는 음악 속에서 롤러를 타는 아이들이 모습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처음 롤러를 신어본 아이들은 부모의 두손을 맞잡고 조심스럽게 움직였고, 롤러를 익숙하게 타는 아이들은 신나게 도로를 달렸다. 아이와 함께 온 부모가 자신의 어린 시절 롤러장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공간에서 부모에게는 추억이 되고 아이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되는 모습이 정겨웠다.
'도시캠핑'에서 도심 속 캠핑을 즐기는 시민들 모습 ©조성희
'도시캠핑'에서 도심 속 캠핑을 즐기는 시민들 모습 ©조성희

아스팔트 위에 펼쳐진 작은 캠핑장

도시캠핑 구역에서는 매일 지나던 도로가 잠시 머물고 쉬어가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도심 한가운데 놓인 캠핑 공간에는 가족과 친구, 연인이 함께 앉아 평범한 하루를 조금 특별하게 보내고 있었다. 도시캠핑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됐으며 회차별로 시민들이 참여했다.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던 도로에서 사람들이 모여앉아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이날 축제가 보여준 공간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거리 곳곳에서 만난 공연, 시민이 가까운 관객이 되다

거리극장 1·2에서는 마임, 서커스, 인형극, 퍼레이드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거리 곳곳에서 관객을 만나는 방식이었다.
길바닥에서 시민들이 거리공연을 즐기고 있다. ©조성희
길바닥에서 시민들이 거리공연을 즐기고 있다. ©조성희
특히 미니어처시어터 '우주극장'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공연으로 진행됐다. 10월 3일 저녁에는 공연자와 관객이 1대1로 마주하며 8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많은 관객이 한꺼번에 공연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공연장과 달리, 한 사람만을 위한 공연이라는 설정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시민도 축제의 주인공이었다

시민기획단이 운영한 '시민극장'에서는 시민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었다. 보드게임, 캘리그라피, 업사이클링 등 시민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방문객과 소통했다.
<도시로 나온 문화공간>에 한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참여 중이다. ©조성희
<도시로 나온 문화공간>에 한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참여 중이다. ©조성희
'도시로 나온 문화공간'에서는 익숙한 도시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캔자스 대저택 프로젝트'를 진행한 캔자스 팻밀리(고대웅)의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한 기억을 편지로 남기고 작품으로 기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반려견과 함께 현장을 찾은 시민이 자신의이야기를 남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차 트렁크가 작은 가게가 된 특별한 풍경

'내 차가 가게가 되는 날'은 이날 축제에서 특히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처음에는 흔히 볼 수 있는 플리마켓이나 벼룩시장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시민들이 자동차의 트렁크와 보닛을 활용해 직접 작은 상점과 전시공간을 꾸민 프로그램이었다. 사용하던 물건이나 소장품을 판매하고 교환하면서 물건에 담긴 기억과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이웃과 나누고 있었다.
<내 차가 가게가 되는 날> 차 트렁크로 꾸민 '행복한손' 작은 상점 ©조성희
<내 차가 가게가 되는 날> 차 트렁크로 꾸민 '행복한손' 작은 상점 ©조성희
<내 차가 가게가 되는 날> 차 트렁크로 꾸민 '영지버섯' 작은 상점 ©조성희
<내 차가 가게가 되는 날> 차 트렁크로 꾸민 '영지버섯' 작은 상점 ©조성희
무엇보다 자동차의 트렁크마다 각자의 개성이 담겨 있어 재미있었다. 자동차 산업의 역사와 함께해온 장한로의 특성을 시민참여형 문화 프로그램으로 풀어낸 점도 인상적이었다.

동대문에서 끝나지 않는 서울의 가을 문화여행

동대문페스티벌을 걸으며 ‘서울의 다른 공연은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이번 동대문페스티벌은 동대문구와 동대문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고,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서울어텀페스타 등이 후원하는 축제로 열렸다. 특히 ‘2026 서울어텀페스타’는 9월 18일부터 11월 29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다양한 공연예술과 축제를 하나의 시즌으로 연결하는 통합 공연예술 브랜드다.
2026 서울어텀페스타 포스터 ©서울어텀페스타
2026 서울어텀페스타 포스터 ©서울어텀페스타
동대문페스티벌에서 만난 거리극과 서커스, 음악, 시민 참여 프로그램처럼 서울 곳곳에서도 다양한 공연과 축제가 이어지고 있다. 한 지역의 축제를 즐긴 뒤 서울어텀페스타 누리집에서 다른 공연을 찾아보는 것도 올가을 서울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익숙한 서울이 공연장이 되는 가을

동대문페스티벌에서 만난 장한로는 평소에는 빠르게 이동하기 위한 길이었다. 하지만 하루 동안 자동차가 멈추자 그곳은 사람들이 머물고, 예술을 만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공간이 됐다. 서울어텀페스타가 보여주는 매력도 여기에 있다. 특별한 날에만 찾아가는 공연장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하는 서울 곳곳에서 공연과 축제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철제 밥상에 간이의자에서 즐기는 거리공연 모습 ©조성희
철제 밥상에 간이의자에서 즐기는 거리공연 모습 ©조성희
이번 가을에는 서울에서 문화여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익숙했던 도로와 공원, 광장에 예술이 더해지는 순간 평소 지나치던 서울의 풍경도 새로운 문화여행지가 될 수 있다. 동대문 장한로에서 시작한 가을 문화여행을 서울 곳곳의 공연으로 이어간다면, 올가을 어디서든 축제의 무대가 될 것이다.

2026 서울어텀페스타

○ 기간 : 2026. 9. 18.(금) ~ 11. 29.(일), 총 73일
○ 장소 : 서울 전역의 실내·외 공연장, 한강공원 일대,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등
○ 대상 : 누구나
○ 요금 : 공연·축제별 상이
○ 서울어텀페스타 누리집

시민기자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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