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증상 그냥 넘기지 마세요" 찾아가는 심뇌혈관질환 교육(ft.공익활동지원)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6.09.14. 15:59

수정일 2026.09.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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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익활동지원사업으로 9월 12일 보라매공원에서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의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캠페인’이 열렸다. 캠페인은 뇌졸중·심근경색 전조 증상을 알리고, 119 신고와 혈압·혈당 확인 등 대응법을 시민에게 교육했다.
보라매공원 풍경놀이터에서 ‘생명을 구하는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캠페인’이 열렸다. ©김은주
보라매공원 풍경놀이터에서 ‘생명을 구하는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캠페인’이 열렸다. ©김은주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에 힘이 빠진다면 혹은 가슴에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몸의 변화가 때로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알리는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런 신호를 미리 알아두고 위급한 순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캠페인’이 9월 12일 보라매공원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서울시 공익활동지원사업으로 진행된 캠페인 현장은 시민들이 생명의 신호를 배우는 열기로 뜨거웠다. 이 캠페인은 심뇌혈관질환의 전조 증상을 일상에서 쉽게 인지하고,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지체하지 않고 119에 신고해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시민들이 캠페인 안내를 살펴보며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교육에 관심을 보였다. ©김은주
시민들이 캠페인 안내를 살펴보며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교육에 관심을 보였다. ©김은주
시민들이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신호와 응급 대처법을 배우고 있다. ©김은주
시민들이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신호와 응급 대처법을 배우고 있다. ©김은주

공원으로 찾아온 건강교육, ‘골든사인’을 기억하세요

보라매공원은 주말이면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는 곳이다. 9월 12일, 공원 내 풍경놀이터에서는 조금 특별한 건강 캠페인이 펼쳐졌다. 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이 진행하는 ‘생명을 구하는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캠페인’이 열린 것이다.

골든사인(Golden Sign)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했을 때 반드시 알아차려야 할 주요 증상에 주목해 신속한 대응을 돕는 교육이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누구나 일상에서 주요 증상을 쉽게 기억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그동안 다양한 교육을 이어왔다.

지난 8월 11일과 13일에도 서울의 노인종합복지관 2곳에서 어르신 2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어르신들은 강의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고 건강 상담을 받으며, 양팔을 들어보거나 손을 머리에 대는 등 동작을 따라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올해부터는 기존 골든사인 교육에 ‘내 혈압·내 혈당 바르게 알기’ 프로그램도 추가됐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시 대처뿐 아니라 평소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는 예방 교육까지 연결한 것이다. 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 공식 누리집에서도 ‘15분의 기적,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배우기’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시민 일상 가까이에서 건강 정보를 배우고 나누는 공익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김은주
시민 일상 가까이에서 건강 정보를 배우고 나누는 공익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김은주
골든사인 교육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증상을 시민이 쉽게 기억하도록 돕는다. ©김은주
골든사인 교육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증상을 시민이 쉽게 기억하도록 돕는다. ©김은주
이번 행사가 열린 곳은 강의실이나 병원이 아니라, 서울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주 찾는 보라매공원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이 산책하고 운동하며 가족과 여가를 보내는 생활 공간 속으로 건강 교육이 직접 찾아온 것이다. 오후 3시가 되자 캠페인 부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산책을 하다 발걸음을 멈춘 시민들이 하나둘 교육에 참여했고, 골든사인의 중요성을 배우며 혈당과 혈압을 측정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어르신들도 많았다.

“웃었을 때 입꼬리 양쪽이 똑같이 움직이지 않고 찌그러지거나, 내 이름을 어눌하게 발음하면 바로 119를 부르세요!”
“양팔을 올려 만세를 했을 때 한쪽에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119를 부르셔야 합니다.”

그림을 보며 15분 동안 설명을 듣다 보면, 평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증상들이 사실은 뇌경색이나 뇌출혈과 같은 심각한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주요 신호를 기억하기 쉽게 정리한 ‘이 이름 만세 119’, ‘머리 가슴 배 119’ 같은 암기법은 교육 효과를 더욱 높였다.
장정훈 어르신이 ‘내 혈압·내 혈당 바르게 알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김은주
장정훈 어르신이 ‘내 혈압·내 혈당 바르게 알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김은주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배워보는 것은 달랐어요"

현장에서는 건강 정보가 시민의 일상 가까이까지 찾아오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장정훈(70) 어르신은 평소처럼 운동을 하기 위해 보라매공원을 찾았다가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었다.

“가끔 주변에서 말을 어눌하게 하거나 어지럽고, 체한 듯한 증상을 말하는 지인들이 있었어요. 오늘 교육을 받아보니 가슴에 새기게 되네요. 앞으로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119 신고라도 빨리 할 수 있겠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증상들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위급한 순간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이 치료뿐 아니라 예방 교육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심뇌혈관질환의 위험 신호를 미리 알고 있다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양유진 양은 어르신들에게 건강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은주
양유진 양은 어르신들에게 건강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은주
캠페인에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양유진(17) 양은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한 중요한 교육을 알려드리는 일에 보람을 느껴 자주 캠페인 현장을 찾아 돕고 있습니다. 오늘도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어르신께 큰 소리로 교육 내용을 전해드렸더니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았어요”라며 봉사 활동의 기쁨을 전했다. 양유진 양처럼 청소년과 대학생들도 자원봉사자로 단체 활동에 동참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나눔의 가치를 배우고 있다.

성산장기려기념사업회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성산 장기려 박사의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7년 창단된 단체로, 지난 29년간 국내외 의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와 보건·예방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 장여구 단장은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과 함께한 시간은 ‘나눔이란 결국 사람을 향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배우게 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병원이 멀거나 경제적 어려움, 장애나 거동의 불편 등으로 아파도 제때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오랜 시간 가까이에서 만나왔다. 그 과정에서 무료 진료만으로 의료 봉사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시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공원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다.
서울시 공익활동지원사업은 비영리단체 시민 대상 공익활동을 지원한다. ©김은주
서울시 공익활동지원사업은 비영리단체 시민 대상 공익활동을 지원한다. ©김은주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

이날 골든사인 캠페인은 2026년 서울특별시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에 선정돼 진행된 것이다. 서울시는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에 따라 공개 모집을 통해 선정된 비영리민간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26년에는 복지·건강, 민생경제, 문화관광·체육, 사회통합, 교통·안전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5개 분야에 총 8억 7,000만 원 규모의 사업비를 편성했다. 단체의 역량뿐 아니라 사업의 공익성과 독창성, 파급 효과, 예산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익사업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

서울시가 모든 공익활동을 직접 수행하는 대신, 각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온 비영리민간단체의 활동을 지원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시민사회가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그 결과가 다시 시민의 생활 속 혜택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골든사인 교육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은 독거 어르신, 농어촌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동 진료와 건강 상담을 확대하고, 진료 이후에도 필요한 의료기관이나 복지 서비스로 연계하는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위험 신호와 골든타임을 알리는 ‘골든사인’ 같은 예방 중심 활동도 확대한다. 의료봉사를 의료진만의 영역으로 한정하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의사와 간호사는 물론 학생 자원봉사자, 기업과 기관이 각자의 방식으로 참여하며 의료 사각지대를 함께 줄여나가고 있다.
장여구 단장은 공익활동을 통해 나눔이 결국 사람을 향하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김은주
장여구 단장은 공익활동을 통해 나눔이 결국 사람을 향하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김은주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캠페인은 위험 신호 인지와 혈압·혈당 확인, 응급 대처를 돕는다. ©김은주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캠페인은 위험 신호 인지와 혈압·혈당 확인, 응급 대처를 돕는다. ©김은주
공익활동 하면 거창한 사회문제를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이날 보라매공원에서 만난 공익활동은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 있었다. 시민에게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알려주고, 자신의 혈압과 혈당에 한 번 더 관심을 갖게 하고, 위급한 순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기억하게 하는 일이었다.

블루크로스의료봉사단 장여구 단장은 누군가에게 당연한 의료 정보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기회일 수 있으므로, 시민의 일상 속에서 그 간극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주변에서 시민의 삶을 조금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공익활동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공원에서 만난 짧은 건강 교육 하나가 어느 날 가족이나 이웃의 위험 신호를 먼저 알아차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시민의 자발적인 활동과 전문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공공의 지원이 만날 때, 우리 일상 속 작은 변화도 시작될 것이다.

15분의 기적, 심뇌혈관질환 골든사인 배우기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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