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를 빼앗을까? 서울시 ‘AI 인사이트 포럼’에서 찾은 답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6.07.22. 11:45

수정일 2026.07.22. 16:54

조회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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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서울AI재단은 7월 21일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2026 AI 인사이트 포럼’을 열고 AI 활용 방향을 시민들에게 소개했다. 포럼에서는 서울AI디지털배움터, 서울 AI 특공대 등 정책이 안내됐고, 김상균·김덕진·궤도가 AI 시대 일·산업·피지컬 AI·질문하는 태도를 주제로 강연했다.
‘2026 AI 인사이트 포럼'에서는 서울AI디지털배움터를 소개했다. ©김윤경
‘2026 AI 인사이트 포럼'에서는 서울AI디지털배움터를 소개했다. ©김윤경
"요즘 정말 화제죠. 인간과 AI가 10년 만에 다시 바둑판에서 맞붙었잖아요.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최첨단 바둑 인공지능(AI) 카타고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신진서 9단이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활용한 바둑기사라고 하는데요.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답이 여기 있는 건 아닐까요."

AI가 일상과 산업의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처음엔 신기했지만 이제는 내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을까,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스며든다.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변화가 빠른 만큼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요즘, AI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AI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포럼이 열렸다.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6 AI 인사이트 포럼' ©김윤경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6 AI 인사이트 포럼' ©김윤경
7월 21일, 서울 도심에는 거센 장대비가 내렸다. 궂은 날씨에도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은 시민들로 가득 찼다. 방학을 맞은 청소년부터 70~80대 어르신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고 모인 모습을 보니 AI에 대한 열기가 확실히 느껴졌다. 현장은 물론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온라인으로 함께한 시민도 상당했다. 이날 3시간 넘게 서울시와 서울AI재단이 마련한 ‘2026 AI 인사이트 포럼’이 진행됐다. 행사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현실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관련 기사] 궤도·김상균·김덕진이 들려주는 AI 미래 강연…사전 신청 꼭!
‘2026 AI 인사이트 포럼’에 참여하는 시민들 ©김윤경
‘2026 AI 인사이트 포럼’에 참여하는 시민들 ©김윤경
이날 포럼은 진행 방식부터 여느 강연과 달랐다. AI 기술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편의를 돕는 도구로 쓰이는 모습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참가 확인 문자에는 QR코드가 담겨 있어 시민들은 입구에서 이를 스캔한 뒤 입장했다. 강연자와 시민들의 질문도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민이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스캔해 질문을 남기면 그 내용이 무대 대형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올라왔고,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원하는 질문에 추천을 누를 수 있었다.
QR코드, 디지털 질문 양식, AI를 활용한 추첨 등 포럼의 진행 방식도 남달랐다. ©김윤경
QR코드, 디지털 질문 양식, AI를 활용한 추첨 등 포럼의 진행 방식도 남달랐다. ©김윤경
경품 추첨 방식 또한 AI로 진행했다. ©김윤경
경품 추첨 방식 또한 AI로 진행했다. ©김윤경
우선 눈에 띈 것은 경품 추첨 방식이었다. 번호표를 나눠준 뒤 AI에게 상황에 맞는 숫자를 골라달라고 요청하자, AI는 이유와 함께 숫자를 제시했다. 강연자가 전체 인원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과학과 연관된 숫자를 선정해 달라고 하자 AI는 137, 273 등을 추천했다. 이유도 흥미로웠다. 137은 전자기력의 세기를 나타내는 무차원 상수의 값이며, 273은 극한의 온도인 절대영도에서 따온 것으로 섭씨온도로 환산하면 영하 273.15℃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김윤경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김윤경
‘2026 AI 인사이트 포럼’은 서울AI디지털배움터 소개에 이어 서울AI재단 김만기 이사장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김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포럼의 취지서울시 AI 정책 방향을 밝혔다. 그는 “어렵게 느껴지는 AI 기술을 시민들의 일상 언어로 전달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세계 1등 ‘AI도시 서울’을 목표로 AICT를 실현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열정과 참여 그리고 교육과 활용”이라고 말했다.
서울AI디지털배움터에 관한 소개를 듣고 있는 시민들 ©김윤경
서울AI디지털배움터에 관한 소개를 듣고 있는 시민들 ©김윤경
김 이사장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울AI디지털배움터’를 소개했다. 그는 “연간 10만 명의 시민 교육을 목표로 운영된다”며 “강동, 강서, 도봉, 동작, 마포, 성동, 강남 등 7개 거점 센터와 9개 체험존을 통해 시민들이 집 근처에서 AI 기술을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르신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는 ‘서울 AI 특공대’의 1대1 맞춤형 상담, 계층별 특화 프로그램 ‘서울 디지털 동행 플러스’, 상암동 ‘서울 AI 스마트시티 센터’ 운영을 소개하며 “기술 진보의 혜택이 일부에 그치지 않고 단 한 사람의 시민도 뒤처지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연자로 나선 경희대 경영대학원 김상균 교수 ©김윤경
강연자로 나선 경희대 경영대학원 김상균 교수 ©김윤경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경희대 경영대학원 김상균 교수‘AI가 다시 그리는 일, 산업, 경제의 지도’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국내 대기업에서 수집한 78만 건의 AI 사용 데이터를 제시하며, 20대 신입사원보다 50대 이상 임원의 AI 대화 길이가 2.2배 길었다는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AI 활용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 지식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온 경험과 고민의 깊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교수는 AI 시대 시민들이 느끼는 일자리 불안을 짚으며, 기업들이 AI를 무조건적인 인력 감축 수단으로 도입하는 경향을 지적했다. 이어 AI 시대에 경계해야 할 요소로 주도성 상실, 판단의 외주화, 결정을 미루는 습관, 자기 신뢰의 저하 등을 꼽으며 “AI가 정답을 대신 찾아주는 데 집중하기보다 개인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70대 후반의 나이에 AI의 도움을 받아 어릴 적 꿈이었던 동화를 직접 써 내려가고 있는 어르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AI와 함께 다양한 도전을 해보길 권했다. 객석 곳곳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김덕진 소장이 직접 말하면서 AI를 이용한 영어 동시 통역을 시연하고 있다. ©김윤경
김덕진 소장이 직접 말하면서 AI를 이용한 영어 동시 통역을 시연하고 있다. ©김윤경
두 번째 강연자인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스크린을 벗어난 AI’를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AI가 “아는 만큼 보이기도 하지만, 써본 만큼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된 신진서 9단과 카타고의 대결도 이 강연에서 다시 소개됐다.

김 소장은 모니터와 스크린 속 텍스트·이미지에 머물던 AI가 이제 현실로 나왔다며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 빌딩 등을 예로 들었다. 또 피지컬 AI가 사물을 인지하는 단계에서 시작해 배달 앱 결제를 거쳐 휴머노이드 로봇이 직접 조리하고 매장을 순찰하는 단계로 발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기존 로봇과의 차이도 짚었다. 피지컬 AI는 스스로 사고한다는 점이며,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을 탑재해 공장 계기판의 온도를 직접 읽고 이상 징후를 판단하는 순찰 로봇 ‘스팟’, 현대차·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가 움직이는 영상도 상영됐다.
온라인에서도 진행된 포럼 ©김윤경
온라인에서도 진행된 포럼 ©김윤경
그는 “로봇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인간의 체득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제조 인프라와 데이터가 풍부한 한국, 특히 서울이 피지컬 AI 혁신의 적지”라고 평가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의 발언을 영어로 실시간 변환해 청중에게 들려주는 동시통역 기능을 시연했다.

또한 그는 일거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재구성된다고 강조하며, 산업혁명 시대 마부는 사라졌지만 운전자가 등장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어려운 3D 작업 대신 로봇을 보조하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것이며, 로봇이 지식재산권을 요구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서울의 생활 변화로 자율주행버스 등을 언급하며, AI가 복지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30일 ‘피지컬 AI 선도도시’를 선언하며 도시 전체를 기술 실증의 무대로 개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30년까지 1,000억 원을 투입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술 혁신이 시민 삶의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로봇과의 차이가 분명하게 이해됐고, 설명을 듣고 나니 3~4년 뒤 우리 일상에서 만나게 될 피지컬 AI가 기대됐다.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김윤경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김윤경
마지막 강연자로 나선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AI 시대, 인류는 새로운 도구로 무엇을 볼 수 있을까’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AI의 연산 능력과 지식이 뛰어나더라도,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주체는 결국 인간”이라고 강조하며, 정답 자체보다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가설을 세우고 오류를 수정해 나가는 과학적 질문의 태도 - 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 탐사와 과학사의 여러 사례를 들며, 계산 능력보다 탐구하고 질문을 던지는 인간의 호기심이 지식 발전의 바탕이 되어왔음을 짚었다. 그러면서 헝가리 수학자 폴 에르데시의 난제를 고등 수학을 배운 적 없는 한 청년이 AI와 협업해 실마리를 찾아낸 일화를 소개했다. 전문 수학자조차 그 결과를 보고 “증명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을 정도였다.

또한 그는 향후 경제·사회 구조를 공룡에 비유했다. 거대한 공룡은 운석 충돌로 먹이가 사라져 멸종했지만, 설치류에 가까운 작은 포유류는 살아남았듯, 매출 규모보다 몸집이 작은 인원의 기업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었다. 재치 있는 화법과 흥미로운 사례 덕분에 3시간 넘게 이어진 강연에도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2층까지 꽉 채운 시민들 ©김윤경
2층까지 꽉 채운 시민들 ©김윤경
도봉구에서 왔다는 한 어르신은 “요즘 어딜 가나 AI, AI 하길래 답답했는데 행사가 있어 와봤다”며 “아직은 어려운 이야기지만 우리 동네에 서울AI디지털배움터가 있다니 알아보고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대학교 3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AI가 너무 빠르게 발전하는 걸 보며 두려웠는데, 강연을 듣고 나니 도구로 삼아 잘 활용하면 길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세대를 막론하고 AI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AI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김윤경
AI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김윤경
3시간이 넘는 포럼이 끝나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도 오래 묵혀두었던 궁금증 하나가 풀린 듯 후련했다. 말 그대로 ‘인사이트 포럼’이었고, 비즈니스·피지컬·인문 분야의 AI를 한 번에 들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 강연장에 들어설 때와 나설 때 달라진 것은 날씨가 아니라 마음이었다. AI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서울시가 진행하는 다양한 AI 관련 사업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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