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 숲길 개방! 태릉·강릉 걷고 화랑대철도공원까지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6.06.01. 13:17

수정일 2026.06.01. 13:54

조회 65

6월 30일까지 서울 태릉과 강릉을 비롯한 조선왕릉 숲길을 개방한다. ©박지영
6월 30일까지 서울 태릉과 강릉을 비롯한 조선왕릉 숲길을 개방한다. ©박지영
최근 ‘기’가 좋은 장소를 찾아 좋은 기운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뉴스를 들었다. 예전에 '서울둘레길 100인 원정대원'으로 태릉과 화랑대철도공원 근처를 걷던 때,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누군가 “얼마나 기운이 좋으면 조선왕릉에 육군사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국가대표 훈련장인 태릉선수촌까지 모여 있을까?”라고 말했고, 그 말에 완전히 공감했다.

특정 기간에만 개방되는 조선왕릉 숲길도 걷고, 지역 명소도 둘러보고 싶어 좋은 기운이 넘칠 것 같은 조선왕릉 '태릉''강릉'을 찾았다.
지도에 표시된 숲길로 태릉과 강릉을 오갈 수 있다. ©박지영
지도에 표시된 숲길로 태릉과 강릉을 오갈 수 있다. ©박지영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태릉과 강릉(feat. 조선왕릉 숲길 개방)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문화유산 17개 중 서울에는 종묘와 창덕궁, 태릉·강릉 등 조선왕릉이 있다. 조선왕릉은 건축의 기본 구성이 비슷해 한 번 방문하면 재방문율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각 왕릉에서 제공하는 무료 해설을 듣거나 전시관을 꼼꼼히 살펴보면,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역사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진다.

게다가 2019년부터는 봄과 가을에 조선왕릉 내 숲길을 정기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개방 기간은 6월 30일까지로, 이 시기에 방문하면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특별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태릉 조선왕릉전시관 앞 문석인 ©박지영
태릉 조선왕릉전시관 앞 문석인 ©박지영
다만 모든 숲길이 문을 여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개방된 조선왕릉 숲길 9개소(총 19.59km) 중 서울 지역은 태릉과 강릉을 잇는 ‘태릉~강릉 숲길’의릉의 ‘천장산~역사경관림 복원지’ 두 곳이 포함된다. 이 중에서도 두 능이 가깝게 붙어 있는 태릉과 강릉 연결 숲길을 직접 걸어봤다.
태릉 조선왕릉전시관에는 왕릉 구조와 장례 문화에 대한 전시물이 있다. ©박지영
태릉 조선왕릉전시관에는 왕릉 구조와 장례 문화에 대한 전시물이 있다. ©박지영
정자각에서 바라본 태릉 ©박지영
정자각에서 바라본 태릉 ©박지영
태릉은 조선 11대 중종의 세 번째 왕비인 문정왕후의 능이고, 강릉은 조선 13대 명종과 인순왕후의 능이다. 두 능은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평소에는 각각의 입구로만 출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숲길 개방 기간에는 태릉이나 강릉 어느 쪽에서든 입장해 개방된 숲길을 따라 두 능을 연결해 걸을 수 있다.
태릉부터 강릉 숲길 구간은 반 이상이 오르막길이다. ©박지영
태릉부터 강릉 숲길 구간은 반 이상이 오르막길이다. ©박지영
태릉에서 출발해 숲길을 따라 걸어 강릉 출구로 나왔다. 태릉에서 강릉까지의 숲길은 편도 30분 정도 걸리지만, 계속되는 오르막 구간 때문에 체감 시간은 그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걷는 동안 오른편으로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어 일반 산길을 걷는 듯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일정 구간을 오르고 나면 이후에는 내리막길을 따라 강릉에 닿는다.

태릉과 강릉 사이의 거리는 도로 기준으로 버스 정류장 세 개 정도에 해당하며, 지도로 보면 이 숲길 구간만큼 태릉선수촌 건물이 길게 자리하고 있어 결코 짧지 않은 거리임을 알 수 있다.”
숲이 우거져 있어 덥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박지영
숲이 우거져 있어 덥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박지영
태릉을 먼저 본 뒤 강릉을 둘러봤지만, 실제로 걸어보니 강릉 입구에서 시작해 왕릉을 관람한 후 숲길을 통해 태릉으로 넘어와 태릉과 조선왕릉전시관을 함께 보는 동선이 훨씬 편하고 체력 소모도 적었다. 조선왕릉전시관을 먼저 보고 왕릉을 관람하면 이해도가 높아지는 장점도 있어, 체력과 취향에 따라 출입 방향을 선택하면 된다.

태릉이든 강릉이든 한 곳에서 입장료 1,000원만 지불하면 당일에 두 능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
홍살문과 정자각 뒤에 명종과 인순왕후의 능, 강릉이 있다. ©박지영
홍살문과 정자각 뒤에 명종과 인순왕후의 능, 강릉이 있다. ©박지영

철도의 낭만과 숲길공원의 여유, 화랑대철도공원(ft.노원기차마을축제)

태릉에서 도보로 약 15분간 서울여자대학교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오면 맞은편에 화랑대철도공원이 나타난다. 이곳은 서울과 춘천을 잇던 옛 경춘선 중 서울의 마지막 간이역이었던 화랑대역이 있던 자리로, 개통 당시에는 ‘태릉역’으로 불리다가 1958년 육군사관학교가 이전해 오면서 ‘화랑대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서울에서 철길 원형이 가장 길게 남아 있는 곳으로, 2017년부터 문화 공간으로 조성돼 현재는 노원구의 대표 명소 중 하나다.
증기기관차와 객차 2량으로 구성된 협궤열차 ©박지영
증기기관차와 객차 2량으로 구성된 협궤열차 ©박지영
대한제국 최초 전차로 현재 복원품이 자리하고 있다. ©박지영
대한제국 최초 전차로 현재 복원품이 자리하고 있다. ©박지영
'화랑대철도공원'이라는 이름답게 이곳에서는 여러 종류의 기차를 볼 수 있다. 단순히 외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인근 주민뿐 아니라 학생 단체, 연인,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서울에서 보기 드문 철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산책을 즐긴다.

주변의 화랑대역사관, 경춘선숲길갤러리 등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풍부해 색다른 시간을 보내기 좋다. 휴게 공간도 잘 마련돼 있어 가볍게 나들이하기에 좋고, 더운 날씨가 부담스럽다면 실내에서 쉬어갈 수도 있다.
 내부에서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트램도서관 ©박지영
내부에서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트램도서관 ©박지영
창가를 주변으로 바 테이블이 놓여 있다. ©박지영
창가를 주변으로 바 테이블이 놓여 있다. ©박지영
기차를 활용한 유료 콘텐츠도 다양하다. 카페 ‘기차가 있는 풍경’에서는 실제 기차와 똑같이 만든 초정밀 모형 기차를 볼 수 있다. 내부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지만, 식음료 이용은 유료다.

유럽풍 특급열차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노원 by 미라쥬’도 요즘 인기다. 2025년 12월 운영을 시작했으며, 영화 세트 제작 전문가가 만든 열차 내부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가격대도 대부분 1만 원대로 부담이 적어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현장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도착 후 먼저 식사 예약을 하고 공원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점심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카페에서는 움직이는 기차와 다양한 기차 모형을 볼 수 있다. ©박지영
카페에서는 움직이는 기차와 다양한 기차 모형을 볼 수 있다. ©박지영
유럽풍 특급열차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노원 by 미라쥬’ ©박지영
유럽풍 특급열차 레스토랑 '익스프레스 노원 by 미라쥬’ ©박지영
이 밖에도 1/87 축척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재현‘노원기차마을’이 있다. 두 나라의 주요 명승지를 디오라마로 구현한 전시관으로, 일반 관람료는 4,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올해 초 개관한 이탈리아관은 3개월 만에 관람객 6만 9,000여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아이들의 체험 학습 공간으로도 좋고 성인 관람객에게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명소를 디오라마로 즐길 수 있는 노원기차마을 ©박지영
이탈리아와 스위스의 명소를 디오라마로 즐길 수 있는 노원기차마을 ©박지영
6월 6일부터 7일까지 주말 동안 이곳에서는 가족형 체험 축제인 ‘2026 노원기차마을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메모리얼 스테이션 ▴체험 스테이션 ▴공연 스테이션 ▴푸드 스테이션으로 구성되며, 디오라마 전시관인 노원구립기차마을 입구 선로 주변에는 현충일을 기념하는 태극기 바람개비가 설치된다.

노원기차마을 앞 광장에서는 미니기차 운행, 무선조종 자동차(RC카)·RC 중장비·모형기차 체험, 키링·연필꽂이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노원기차마을 동편 숲속 무대에서는 벌룬쇼, 버블쇼, 서커스, 브라스밴드, 팝페라, 뮤지컬 갈라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시간대별로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 관련 자세한 안내는 노원구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6월6일부터 7일까지 노원기차마을축제가 열린다. ©노원구
6월6일부터 7일까지 노원기차마을축제가 열린다. ©노원구

조선왕릉 태릉과 강릉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681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월요일 휴무)
○ 입장료 : 1,000원(태릉, 강릉 통합),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로 무료
궁능유적본부 누리집

화랑대철도공원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608
○ 교통 :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4번 출구에서 858m
○ 운영시간 : 24시간 운영(연중무휴) 

노원기차마을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622(화랑대철도공원 내)
○ 교통 :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 4번 출구 도보 약 17분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9:00 (입장 마감 18:00)
○ 휴무 : 매주 월요일, 설날·추석 당일 휴관
○ 입장료 : 일반 4,000원, 청소년·어린이 2,000원(경로·국가유공자·장애인·노원구민 5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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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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