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가장 고요한 산책길 찾으세요? 왕의 숲길, '의릉' 개방

발행일 2025.06.13. 10:05

수정일 2025.08.28. 10:30

조선왕릉 8곳 숲길 개방…성북구 의릉 '천장산~역사경관림 복원지' 구간

도심 속 왕의 숲길, 의릉에서 만나는 조선의 숨결 Ⓒ박성애

서울 성북구, 바쁜 도시의 일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 고요하고 깊은 풍경이 펼쳐진다. 조선 제20대 임금 경종과 선의왕후가 잠든 의릉(懿陵)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중 하나로,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깃든 숲길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달부터 오는 29일까지 의릉을 포함한 조선왕릉 8곳의 숲길을 시민에게 개방했다. 이 가운데 의릉의 개방 기간은 10월 31일까지로, 다른 숲길에 비해 개방 기간이 길어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정제된 왕릉의 공간, 그리고 수백 년의 세월이 고요히 흐르는 그 분위기…. 이 모든 것을 오직 지금, 이 ‘의릉’에서만 만날 수 있다.

의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로, 조선의 장례문화와 왕실 건축양식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 구조와 배치는 단지 무덤이 아닌 왕권의 상징이자 유교적 사유의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의릉은 도심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왕릉 특유의 엄숙함과 숲의 여유로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현대인에게는 새로운 '쉼'의 공간으로 접근성이 좋다.

의릉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의릉역사문화관에 꼭 들러보자. 경종과 선의왕후의 생애는 물론, 조선왕릉의 제도와 건축방식, 봉행의례 등에 대한 전시가 되어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도 교육적 가치가 높다. 조선 후기 정치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해설 영상과 유물 복원물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산책 전에 이곳에서 배경지식을 얻고, 산책 후에는 눈으로 본 장면과 연결 지으며 깊은 감동을 되새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이렇게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10월까지 의릉 숲길을 산책 할 수 있으니 조선의 숨결을 따라 걷는 길에서 잠시 멈추고, 느끼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역사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내가 발걸음 내딛는 그 길 위에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조선 제20대 임금인 경종과 선의왕후가 잠든 왕릉 Ⓒ박성애

소나무와 바위의 조화가 임금을 섬기는 신하의 충절을 보여 주는 것 같다. Ⓒ박성애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개방한 조선왕릉 숲길 8곳 중 하나인 의릉 Ⓒ박성애

의릉(懿陵)

○ 주소 : 서울 성북구 화랑로32길 146-20
○ 운영시간 : 09:00~18:30(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대중교통
- 1호선 신이문역 1번출구에서 의릉·한예종 방향 도보 15분
- 6호선 돌곶이역 7번출구에서 의릉·한예종 방향 도보 15분
○ 누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