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이 순찰이 된다! 우리동네 지키는 '서울 반려견 순찰대' 선발 현장
발행일 2026.05.26. 14:20

서울 반려견 순찰대 2차 심사 현장 ©김윤경
“반려견은 내려 놓으시고요. 줄은 짧게 잡아 주세요.”
5월 23일, 날씨 좋은 토요일. 여의도 한강공원 민속놀이마당에는 다양한 반려견이 모였다. 골든리트리버, 진돗개, 믹스견, 도베르만 등 체구도 털색도 제각각인 반려견들이 보호자와 함께 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렸다. 한쪽 안내판에는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 [관련 기사] 동네 안전, 걱정 말개! '서울 반려견 순찰대' 신규 대원 모집
서울 반려견 순찰대는 서울시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운영하는 주민 참여 치안 프로그램이다. 반려견과 함께 거주 지역을 산책하며 범죄 취약 지역을 살피고,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112나 120으로 신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순찰 중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은 폭넓다. 심야 골목의 위험 요소부터 고장 난 CCTV, 깨진 가로등, 심지어 도로에 쓰러진 주취자까지 포함된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동네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이다.
5월 23일, 날씨 좋은 토요일. 여의도 한강공원 민속놀이마당에는 다양한 반려견이 모였다. 골든리트리버, 진돗개, 믹스견, 도베르만 등 체구도 털색도 제각각인 반려견들이 보호자와 함께 번호표를 들고 차례를 기다렸다. 한쪽 안내판에는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 [관련 기사] 동네 안전, 걱정 말개! '서울 반려견 순찰대' 신규 대원 모집
서울 반려견 순찰대는 서울시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운영하는 주민 참여 치안 프로그램이다. 반려견과 함께 거주 지역을 산책하며 범죄 취약 지역을 살피고,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112나 120으로 신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순찰 중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은 폭넓다. 심야 골목의 위험 요소부터 고장 난 CCTV, 깨진 가로등, 심지어 도로에 쓰러진 주취자까지 포함된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동네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이다.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를 위해 심사위원이 보호자에게 자세히 묻고 있다. ©김윤경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64팀으로 첫발을 내디뎠던 반려견 순찰대는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빠르게 성장했다. 2025년에는 무려 1,529팀이 활동하며 연간 8만 3,345회의 동네 순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주취자나 접촉 사고 등 112 긴급 신고 153건을 비롯해 가로등 파손이나 보도블록 훼손 등 120 생활 불편 신고 1,703건 등 총 1,856건의 위험 및 불편 요소를 발견해 신고했다.
그 결과, 주취자나 접촉 사고 등 112 긴급 신고 153건을 비롯해 가로등 파손이나 보도블록 훼손 등 120 생활 불편 신고 1,703건 등 총 1,856건의 위험 및 불편 요소를 발견해 신고했다.

참가자들은 등록 후 번호표를 받고 2차 실습 심사장으로 들어왔다. ©김윤경
서울시는 지난 4월 16일부터 5월 20일까지 서울 반려견 순찰대를 모집했다. 1차 서류 심사에서는 지원 동기와 활동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2차 실습 심사에서는 반려견 훈련사가 직접 리드 워킹(따라 걷기), 보호자 명령 이행, 외부 자극 반응, 대인·대견 반응 등을 꼼꼼하게 평가한다.
이날은 2차 실습 심사의 첫날로, 참가자들은 등록 후 번호표를 받고 반려견 순찰대 활동 서약서에 서명한 뒤 대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대기 시간 동안 반려견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는 보호자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언니, 저쪽에서 좀 찍어줘. 우리 아이 심사하는 데 집중이 안 될 것 같아.”
이날은 2차 실습 심사의 첫날로, 참가자들은 등록 후 번호표를 받고 반려견 순찰대 활동 서약서에 서명한 뒤 대기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대기 시간 동안 반려견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는 보호자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언니, 저쪽에서 좀 찍어줘. 우리 아이 심사하는 데 집중이 안 될 것 같아.”

반려견과 보호자를 일정 거리 떨어뜨려 놓은 상태에서 심사가 진행됐다. ©김윤경
반려견과 함께 온 가족들이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심사 과정을 기록하는 모습도 보였다. 모두 긴장한 기색이었지만, 정작 반려견들은 놀라울 만큼 침착하게 심사를 잘 소화해냈다. 이렇게 차분함이 몸에 밴 반려견들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간혹 개들끼리 한두 번 짖는 경우도 있었지만, 보호자의 한마디에 이내 조용해졌다.

“이리 와” 하자 주인에게 뛰어오는 강아지 ©김윤경
특히 ‘보호자 명령 이행’ 심사 과정이 흥미로웠다. 보호자가 반려견과 함께 걷다가 “여기 있어”라고 말한 뒤 혼자 걸어가면, 반려견은 따라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문다. 이후 보호자가 이름을 부르는 순간, 신나게 달려가는 방식이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반려견이 이 지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리를 지켰다. 보호자가 부르자마자 전력 질주로 달려오는 반려견을 바라보는 보호자들의 얼굴에는 어김없이 뿌듯한 미소가 번졌다.

반려견 한 마리당 심사위원이 동행한다. ©김윤경
이날 심사를 진행한 심사위원은 평가 기준에 대해 단호하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건 공격성이에요. 순찰대라는 타이틀을 달고 활동하는 데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안 되니까요.”
사실 심사는 대기 중에도 이미 시작된다. 훈련사들이 대기 구역을 걸어 다니며 반려견의 반응을 살피고, 옆에서 살짝 놀래켜 보거나 다른 개와 교차시키며 반응을 체크한다. “갑자기 반려견을 놀래켰을 때 바로 공격 행동으로 이어지면 안 되거든요. 거리에는 비반려인도, 반려인도 있으니까요.”
사실 심사는 대기 중에도 이미 시작된다. 훈련사들이 대기 구역을 걸어 다니며 반려견의 반응을 살피고, 옆에서 살짝 놀래켜 보거나 다른 개와 교차시키며 반응을 체크한다. “갑자기 반려견을 놀래켰을 때 바로 공격 행동으로 이어지면 안 되거든요. 거리에는 비반려인도, 반려인도 있으니까요.”

심사위원이 반려견에게 다가와 여러 가지 묻고 있다. ©김윤경
대인·대견 반응 외에 심사관이 주목하는 또 다른 기준은 사회성이다. 여러 마리가 모였을 때 서로 잘 어울리는지, 다른 개가 달려들어도 침착하게 반응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날 참가한 반려견들을 살펴본 심사관은 비교적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대인·대견 반응이 다 잘됐어요. ‘기다려’도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고요. 오전에는 대형견이 정말 많이 왔는데도 크게 문제없었어요.”
개의 크기는 합격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대인·대견 반응이 다 잘됐어요. ‘기다려’도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고요. 오전에는 대형견이 정말 많이 왔는데도 크게 문제없었어요.”
개의 크기는 합격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용진 씨 부부(영등포구)는 한 살 남짓 된 반려견 호방이를 데려왔다. ©김윤경
막 심사를 마친 조용진 씨 부부(영등포구)는 한 살 남짓 된 반려견 호방이를 데려왔다. “호방이가 한 살이 넘기도 했고, 사회화 연습도 될 것 같아서 반려견 순찰대에 지원했어요.”
평소 기본 훈련을 해왔다는 조 씨는 호방이가 호기심이 많아 바닥에 있는 것들이나 주변을 확인하려는 습관이 있어, 반려견 순찰대 활동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평소 기본 훈련을 해왔다는 조 씨는 호방이가 호기심이 많아 바닥에 있는 것들이나 주변을 확인하려는 습관이 있어, 반려견 순찰대 활동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진돗개 강호·장호 형제를 데려온 김민호 씨(동작구) ©김윤경
진돗개 강호·장호 형제를 데려온 김민호 씨(동작구)는 “여기가 원래 자주 오는 산책 코스예요”라고 말했다. 철교 밑을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반려견 순찰대 심사장을 발견했다고 한다. “저희는 자녀들을 다 키우고 지금은 고양이 2마리와 진돗개 4마리를 키우고 있어요. 진돗개가 새끼를 낳으면서 개들도 하나의 가족을 이루게 됐죠.”
프리랜서로 일하는 그는 주말마다 4마리의 진돗개를 농장에 데려가 꾸준히 사회화를 시켜왔다. 반려묘와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덕분에 사이좋게 지낸다고 했다. 반려견 순찰대를 신청한 이유를 묻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얘들이 진돗개잖아요. 순찰이라면 감이 있어야 하고, 한국 토종견이라면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강호는 이날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장호는 비교적 침착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그는 주말마다 4마리의 진돗개를 농장에 데려가 꾸준히 사회화를 시켜왔다. 반려묘와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덕분에 사이좋게 지낸다고 했다. 반려견 순찰대를 신청한 이유를 묻자 그는 웃으며 말했다.
“얘들이 진돗개잖아요. 순찰이라면 감이 있어야 하고, 한국 토종견이라면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서요.”
강호는 이날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장호는 비교적 침착했다.

재심사를 받으러 온 김연주 씨 ©김윤경
선발된 뒤에도 3년 차가 되면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인지 능력과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연주 씨(광진구)는 10살짜리 믹스견 딩이와 3년 전 처음 반려견 순찰대에 합류했고, 이날은 재심사를 받기 위해 방문했다. “처음에는 다른 강아지만 봐도 피하고 겁을 많이 먹었는데, 이제는 얌전히 잘 있어요.”
반려견 순찰대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책량도 늘었고, 사회적 책임감도 생겼다고 했다. 딩이는 이제 순찰 조끼를 입으면 스스로 활동을 알아차린다. 옷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예뻐해 주니까, 얘도 정말 좋아해요.” 딩이와 함께 쓰러진 취객을 발견해 신고한 경험도 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어요.”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된 프랑스 출신 여성(금천구)은 도베르만 계열의 반려견 스코른(Skorn)과 함께 참가했다.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반려견 순찰대를 알게 됐다고 한다. “매일 산책을 많이 하니까, 이 기회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반려견 순찰대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책량도 늘었고, 사회적 책임감도 생겼다고 했다. 딩이는 이제 순찰 조끼를 입으면 스스로 활동을 알아차린다. 옷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예뻐해 주니까, 얘도 정말 좋아해요.” 딩이와 함께 쓰러진 취객을 발견해 신고한 경험도 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없어요.”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된 프랑스 출신 여성(금천구)은 도베르만 계열의 반려견 스코른(Skorn)과 함께 참가했다.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반려견 순찰대를 알게 됐다고 한다. “매일 산책을 많이 하니까, 이 기회에 도전해 보고 싶었어요.”

심사관이 주목하는 또 다른 기준은 반려견의 사회성이다. ©김윤경
반려견 순찰대의 실제 활동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담당자에 따르면 순찰 중 실제로 도움이 된 사례도 적지 않다. “날이 더울 때, 1톤 트럭 앞에서 주취자가 누워 있는 걸 순찰 중인 대원이 발견한 적이 있어요. 몸의 반은 인도에, 반은 차도에 걸쳐 있었는데 큰일 날 뻔했죠.”
가로등 파손처럼 소소하지만 중요한 시설물 이상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120 생활민원으로 연결되는 이런 신고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든다.
가로등 파손처럼 소소하지만 중요한 시설물 이상도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120 생활민원으로 연결되는 이런 신고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지역사회의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든다.

반려견 순찰대의 실제 활동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김윤경
올해는 제도가 한층 내실 있게 개편됐다. 6월부터는 25개 자치구별 합동 순찰 캠페인이 운영되고, 경찰서와의 합동 순찰에는 전문 훈련사가 동행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활동 시작 전에는 전체 대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 이수도 의무화됐다. 선발된 대원들에게는 반려견 하네스와 순찰 조끼 등 활동 물품이 지급되며, 연말 성과보고회에서는 우수 활동팀에 대한 표창도 주어진다.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1일 최대 8시간까지 정식 봉사 시간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개별 순찰 시에는 S-map을 활용해 비상벨, 안심이 CCTV 등 범죄 예방 시설물의 위치를 확인하며 순찰 코스를 짤 수 있다. 최소 20분 이상 'S-map'을 켜고 걸어야 활동으로 인정되며, 시간과 횟수는 반려견의 상태와 보호자의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개별 순찰 시에는 S-map을 활용해 비상벨, 안심이 CCTV 등 범죄 예방 시설물의 위치를 확인하며 순찰 코스를 짤 수 있다. 최소 20분 이상 'S-map'을 켜고 걸어야 활동으로 인정되며, 시간과 횟수는 반려견의 상태와 보호자의 사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반려견 순찰대 선발 심사를 등록하는 참여자돌 ©김윤경
접수대 옆에는 선발 심사가 필요한 이유가 적힌 안내문이 세워져 있었다. 순찰 중 반려견이 보호자의 통제에서 벗어나거나 과민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활한 순찰과 신고를 위해 그리고 반려 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를 이끌기 위해 평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맺고 있었다. 반려견 순찰대 심사는 우수성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적합성을 확인하는 과정인 만큼,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반려견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는 당부였다.
어쩌면 그 한 줄이 이 프로그램의 본질을 가장 잘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려견 순찰대는 치안의 빈틈을 메우는 수단이기 이전에, 개와 사람이 함께 동네를 걷는 일상에 의미를 더하는 시도다. 매일 같은 골목을 걷더라도, 오늘은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동네를 관찰하는 것이다. 내 개와 내 동네를 동시에 지키는 이런 책임감이 서울 곳곳의 산책로를 조금씩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맺고 있었다. 반려견 순찰대 심사는 우수성을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적합성을 확인하는 과정인 만큼,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반려견이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는 당부였다.
어쩌면 그 한 줄이 이 프로그램의 본질을 가장 잘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려견 순찰대는 치안의 빈틈을 메우는 수단이기 이전에, 개와 사람이 함께 동네를 걷는 일상에 의미를 더하는 시도다. 매일 같은 골목을 걷더라도, 오늘은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동네를 관찰하는 것이다. 내 개와 내 동네를 동시에 지키는 이런 책임감이 서울 곳곳의 산책로를 조금씩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
반려견 순찰대
○ 누리집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