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위에도 차선이 있다? '좌녹우홍' 따라 한강버스 안전운항의 비결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6.05.12. 14:24

특히 서부구간과 동부구간으로 노선을 분할한 후 운항이 안정된 3월 1일부터는 날씨까지 좋아지면서 이용객(4월 한 달간 7.5만 명 돌파)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외국인들의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미 많은 외국인 대상 한국관광 플랫폼에서는 한강버스에 주목하고 상세한 안내를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한강의 교통수단은 운행횟수가 적은 유람선이나 비싼 수상택시뿐이었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대중교통과 환승 할인까지 되는 한강버스의 등장은 한강 관광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 [관련 기사] 9월 18일 한강버스 개통에 거는 기대, 그리고 바라는 점

한편 한강버스는 가장 큰 특징은 땅이 아닌 물에서 달린다는 것이다. 수상 교통은 도로 위의 자동차나 정해진 궤도를 달리는 철도와는 운행 특성이 다르다. 철도는 물리적인 선로가 방향을 잡아주기에 기관사가 스스로 방향을 바꿀 수 없다. 또한 자동차는 운전자가 도로 위에 선명하게 그려진 차선을 따라가면 된다.
그렇다면 아무런 표시가 없는 강물 위에서, 한강버스는 어떻게 제 길을 찾고 안전하게 선착장에 배를 대는 것일까? 그 비밀은 한강버스의 안전한 운항을 돕는 물 위의 차선, '등부표(燈浮標)'에 있다.

물위의 길, 항로를 만드는 ‘항로표지’
이때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항로표지'다. 항로표지는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돕기 위해 설치하는 시각, 음향, 전파 시설을 통칭한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한강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강물 위에 떠 있는 등부표(Lighted Buoy)이다.

야간에 한강버스 잠실선착장 주변을 관찰해 보면, 선착장 북측으로 강물 위에 떠 있는 알록달록한 불빛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등부표인데, 이 불빛들은 단순한 미관용 조명이 아니라 한강버스가 안전하게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알려주는 일종의 '수상 신호등'이자 '차선'인 셈이다. ☞ [관련 기사] 한강버스 타는 선착장까지 어떻게 갈까? 연계교통 총정리
등부표 색상의 원칙 ‘좌녹우홍’
- 좌현표지(초록색): 항구에 들어가는 배를 기준으로 안전항로의 왼쪽 경계를 표시
- 우현표지(빨간색): 항구에 들어가는 배를 기준으로 안전항로의 오른쪽 경계를 표시

이렇듯 좌측에 초록색, 우측에 빨간색 사이로 운항한다는 것을 쉽게 외우려면 ‘좌녹우홍’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를 항해 관계자들이 'Red, Right, Returning(RRR)'으로 암기한다고 한다. 항구에 귀환(Return)할 때는 홍색(Red)부표를 오른쪽(Right)에 두고 운항하라는 것이다.



노란색 불빛의 정체, ‘특수표지’와 안전 운항
한강버스 잠실선착장 진입부의 경우, 한강버스가 정해진 항로를 이탈하지 않고 중앙을 유지하며 천천히 진입하도록 돕는 보조적인 경계선 역할을 수행한다. 즉 빨간색 부표들 사이, 초록색 부표들 사이를 채워주는 역할이다. 아울러 등부표마다 점멸하는 주기(시간)가 다르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마치 춤을 추듯 순차적으로 반짝이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렇듯 항로표지들의 다양한 모습에는 배가 항로를 벗어나 선착장 시설물이나 다른 구조물에 충돌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공학적 설계가 숨어 있는 셈이다.

수상 교통 안전을 지켜주는 항로 운용 체계
한강 위를 수놓는 등부표의 불빛은 단순한 경관 시설이 아니라, 국제적 규약과 해양공학 설계가 결합된 안전장치다. 수중 지형과 장애물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등부표는 한강버스가 신속하고 정확하게 선착장에 접안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실질적인 '차선' 역할을 수행한다.
결론적으로 한강버스의 안전한 운항은 이러한 항로표지 시설에 힘입은 바가 크다. 승객들이 누리는 수상 교통의 편리함 속에는, 등부표와 같은 항행 보조시설이 만들어낸 정밀한 안전 네트워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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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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