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다! 중장년도 쉽게 배우는 50플러스 'AI 실전 교육'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6.04.09. 15:27

수정일 2026.04.09. 16:54

조회 134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에서 'AI 실전 교육'을 진행한다. ©최용수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에서 'AI 실전 교육'을 진행한다. ©최용수
“여기요, 이거 눌러도 되는 거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순덕(68·가명) 씨는 무인 키오스크 앞에서 뒷사람 눈치를 보며 손을 떨곤 했다. 화면을 몇 번이나 눌렀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결국 직원을 부르기 일쑤였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동주민센터 강의실 한쪽, 스마트폰을 든 김 씨가 또박또박 말을 건넨다.
“요즘 입맛이 없는데, 봄비 오는 날 먹기 좋은 건강한 점심 메뉴 두 가지만 추천해 줄래?”
잠시 뒤, 인공지능(AI)이 답을 내놓자 김 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옆자리 수강생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질문을 입력한다.

교실 안은 조용하지만, 여기저기서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탄성이 이어진다. 강서구 방화화2동 주민센터'우리동네 AI 강사' 교육 현장 풍경이다. 지금 이곳에서는 중장년 시니어들의 ‘AI 배우기 열풍’이 한창이다.
강서50+센터 ‘지역주민 실용 AI 교육 서비스' 현장 ©최용수
강서50+센터 ‘지역주민 실용 AI 교육 서비스' 현장 ©최용수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4월부터 11월까지 서울 5개 권역(서부·중부·남부·북부·동부) 50플러스캠퍼스에서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교육'을 운영한다. 기초·중급·고급 3단계로 나눠 AI 활용 경험이 전혀 없는 입문자부터 데이터 분석·실무 활용자까지 아우르며 이론 중심이 아닌 실습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서50+센터에서도 ‘2026년도 지역주민 실용 AI 교육 서비스’를 기획해 지난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교육 대상이 중장년층인 점을 고려해 디지털 역량을 갖춘 ‘시니어 강사’ 5명을 선발했다. '또래 강사'가 수업을 이끌자 분위기는 한층 부드러워졌다.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손을 들고, 서로의 화면을 들여다보며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고 받는다.
중장년을 위한 다양한 교육·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서50+센터' 입구 ©최용수
중장년을 위한 다양한 교육·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강서50+센터' 입구 ©최용수
수업은 주민자치위원을 시작으로 일반 주민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내용도 어렵고 딱딱한 이론 대신, 생활 속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체감형 AI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3월 9개 동에서 시작된 교육은 4월 들어 8개 동이 추가됐고, 앞으로는 지역 내 모든 주민센터로 확대될 예정이다. 실제 ‘지역주민 실용 AI 교육 서비스’ 교육 현장을 찾아 수업에 참여해 봤다.
4월은 등촌1동 등 8개 주민센터에서 인공지능 교육이 진행 중이다. ©최용수
4월은 등촌1동 등 8개 주민센터에서 인공지능 교육이 진행 중이다. ©최용수

① ‘디지털 소외자’에서 ‘디지털 활용 전문가’로

수업이 진행될수록 변화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처음에는 “이거 어려운 거 아니에요?”라며 머뭇거리던 수강생들이, 어느새 AI를 활용해 직접 이미지를 만들고 동화책을 제작한다. 손주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AI로 완성하고, 여행 일정을 짜고, 병원에 가기 전 물어볼 내용을 정리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우리동네 AI 강사' 수업 중에 만든 동화는 손주들과 좋은 대화 소재가 된다. ©AI 제작 이미지
'우리동네 AI 강사' 수업 중에 만든 동화는 손주들과 좋은 대화 소재가 된다. ©AI 제작 이미지
화곡동에 사는 한 70대 수강생은 수업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주저하다가 신청했는데, 이제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생활이 훨씬 적극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는 교육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작은 성공 경험이 쌓이면서 변화는 일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에게 AI는 더 이상 젊은 세대만의 기술이 아니다.

② 손주와 이어주는 ‘공통 언어’, AI

공부를 시작하고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가족과의 대화다. AI로 만든 영상을 보여주자 손주가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할머니, 이거 어떻게 만들었어요?” 그 순간, 대화의 문이 열린다.
예전에는 각자 스마트폰만 바라보던 시간이 이제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공통 관심사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간 거리가 좁혀진 것이다. 시니어들에게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가족을 이어주는 도구’가 되고 있다. 자칫 외롭기 쉬운 중장년에게 새로운 치유의 명약이 되고 있다. 

③ 생각을 깨우는 배움, 삶의 활력과 치매 예방에도 도움

AI 학습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질문을 만들고, 결과를 이해하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고력이 자극된다. 

등촌동에 사는 이숙자(68·가명) 씨는 수업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AI랑 대화하면서 글을 쓰다 보니까 깜빡하는 일이 줄었어요. 매일 새로운 걸 배운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줄 몰랐어요.” 강의실 안에는 웃음과 집중이 함께 흐른다. 누군가는 메모를 하고, 누군가는 다시 질문을 던진다. 배움이 곧 활력이 되는 순간이다.
시니어 AI 수강생들이 만들어본 이미지 ©AI 제작 이미지
시니어 AI 수강생들이 만들어본 이미지 ©AI 제작 이미지
‘우리동네 AI 강사’ 프로그램을 기획한 강서50+센터 관계자는 “이 교육은 중장년의 디지털 소외를 줄이고, 주민 스스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시니어 맞춤형 교육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양동에 거주하는 이주영(64·가명) 씨는 수업을 마치며 웃었다. “처음엔 겁났는데, 해보니까 별거 아니더라고요. 친구들한테도 꼭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키오스크 앞에서 망설이던 손이 이제는 AI에게 질문을 건넨다. 작은 변화 같지만, 그 안에는 ‘배움’이 선물한 큰 자신감이 담겨 있다. 
AI 교육은 이론보다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최용수
AI 교육은 이론보다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최용수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생성형 AI 활용 교육'은 주 1회, 4~6주 과정(12~18시간)으로 운영되며, 참여자는 3·6·9월 세 차례에 걸쳐 순차 모집한다. 수강 신청은 일자리몽땅(50plus.or.kr)에서 가능하며, 서울시에 거주하는 40세(1986년 출생) 이상 중장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교육 일정 및 내용은 50플러스캠퍼스 누리집 또는 각 캠퍼스 상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AI는 더 이상 특정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니어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새로운 삶의 도구다. 아직 망설이고 있다면 가까운 주민센터 문을 두드려보자. AI와 함께 라면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더 기대되는 하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

서울시50플러스 일자리몽땅
○ 문의 : 서부캠퍼스(02-460-5150), 중부캠퍼스(02-460-5250), 남부캠퍼스 (02-460-5350), 북부캠퍼스(02-460-5450), 동부캠퍼스(02-460-5550)

강서50+센터

○ 위치 : 서울시 강서구 강서로 56가길 166 (경동미르웰양천향교2차 203동)
○ 교통: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6번 출구에서 283m
○ 운영일시: 월·수·금요일 09:00~18:00, 화·목요일 09:00~21:00, 토요일 09:00~13:00
○ 휴무일 : 매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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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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