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에도 고즈넉함은 여전! 창덕궁 겨울산책을 떠나다

시민기자 장신자

발행일 2026.01.14. 13:00

수정일 2026.01.14. 16:20

조회 1,238

바람이 거세게 불던 주말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창덕궁을 찾았다. 궁궐 담장을 따라 부는 바람은 생각보다 차가웠고, 하늘은 점점 흐려졌다. 날씨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궁궐을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은 이어졌다.

돈화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도심의 소음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별도의 안내나 설명 없이 자유롭게 궁궐을 둘러보았다. 다른 관람객들도 각자의 속도로 걸으며 전각을 바라보고 사진을 남겼다. 누군가의 설명을 따라가기보다, 공간과 풍경을 직접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금천교를 건너 인정전 일대로 향하자 넓게 트인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바닥에 깔린 돌은 고르지 않아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진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마다 외투 깃을 여미는 모습도 보였지만, 마당 중앙이나 가장자리에서 잠시 머무르며 전각을 바라보는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공식 의례가 이루어졌던 공간 답게, 넓은 여백이 전각의 성격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전각의 지붕을 올려다보면 일부에서 청색을 띠는 기와가 눈에 들어온다. 전통 궁궐에서 흔히 보던 색과는 다른 인상이다. 안내문을 통해 이 기와가 일제강점기 당시 화학 폭탄 원료와 관련된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지붕의 색이, 궁궐이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 희정당 앞에 이른다. 의례 공간과는 달리 규모가 절제된 전각으로, 왕이 머물며 정무를 보던 공간이다. 화려한 장식보다 실용적인 구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강한 바람 속에서도 이곳 앞에서는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들이 많았다. 궁궐의 일상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인상이 남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날씨는 더욱 변했다. 오후 4시쯤, 바람 사이로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마당 위로 떨어지는 눈은 분명하게 보였다. 전각의 지붕과 처마선 위로 스치는 눈발은 겨울 궁궐의 분위기를 더했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도 관람을 이어가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날씨는 불편했지만, 그만큼 기억에 남는 장면도 많았다. 바람 소리가 크게 들리는 전각 아래, 눈발이 흩날리는 마당, 그리고 그 속을 천천히 걷는 사람들. 이날의 창덕궁은 고요한 문화유산이면서 동시에 현재의 공간으로 다가왔다. 강한 바람과 눈발 속에서도 이어진 관람은, 이 궁궐이 지금도 시민의 발걸음 위에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돈화문 앞, 바람 속에서도 이어진 관람 행렬 ©장신자
돈화문 앞, 바람 속에서도 이어진 관람 행렬 ©장신자
인정전 마당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관람객 ©장신자
인정전 마당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관람객 ©장신자
대례복을 입고 체험에 참여한 두 남녀 ©장신자
대례복을 입고 체험에 참여한 두 남녀 ©장신자
바람에 구름이 빠르게 흐르던 궁궐 풍경 ©장신자
바람에 구름이 빠르게 흐르던 궁궐 풍경 ©장신자
청기와가 보이는  인정전 일대 전각과 흐린 하늘 ©장신자
청기와가 보이는 인정전 일대 전각과 흐린 하늘 ©장신자
인정전 내부, 전통과 근대 요소가 공존하는 공간 ©장신자
인정전 내부, 전통과 근대 요소가 공존하는 공간 ©장신자
물을 가득 떠 놓으면 마귀가 자기 모습을 보고 도망 간다는 드무. 원래는 불을 끄기 위한 물을 담아두는 용도로 쓰였다. ©장신자
물을 가득 떠 놓으면 마귀가 자기 모습을 보고 도망 간다는 드무. 원래는 불을 끄기 위한 물을 담아두는 용도로 쓰였다. ©장신자
창덕궁 보물 제814호 선정전 ©장신자
창덕궁 보물 제814호 선정전 ©장신자
현재 남아있는 궁궐 건물 중 유일하게 청기와 지붕 선정전 ©장신자
현재 남아있는 궁궐 건물 중 유일하게 청기와 지붕 선정전 ©장신자
창덕궁 희정당 ©장신자
창덕궁 희정당 ©장신자
해시계 ©장신자
해시계 ©장신자
서양문물이 보이는 내부 ©장신자
서양문물이 보이는 내부 ©장신자
현재 남아있는 궁궐 건물 중 유일하게 청기와 지붕 ©장신자
현재 남아있는 궁궐 건물 중 유일하게 청기와 지붕 ©장신자
행각을 따라 이어지는 궁궐 건물 ©장신자
행각을 따라 이어지는 궁궐 건물 ©장신자

시민기자 장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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