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은 국경을 넘어~ '2025 신촌 글로벌 대학문화축제' 현장 스케치

시민기자 오도연

발행일 2025.09.23. 13:26

수정일 2025.09.23. 16:51

조회 414

거리 퍼레이드에서 용춤을 공연하는 대만 대학생들 ©오도연
거리 퍼레이드에서 용춤을 공연하는 대만 대학생들 ©오도연
9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서울 신촌 거리는 그야말로 세계 청년문화의 물결로 가득했다. 서대문구가 주최하고 대학생중앙기획단이 공동으로 꾸려낸 ‘2025 신촌 글로벌 대학문화축제(Global Wave, Sinchon Vibe)’가 대학로에서 열렸다. 이름 그대로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젊음의 열기를 한곳에 모아 놓은 듯한 현장이었다. 40여 개국 50개 대학의 청년들이 함께하며 한층 더 풍성해진 무대를 보여주었다.

축제 첫날,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글로벌 거리 퍼레이드’였다. 오후 6시, 신촌 연세로 거리를 메운 대학생들은 한국 대학 응원단의 힘찬 구호에 이어 성균관 유생복을 차려입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등장했는데, 이국적인 풍경 속에 한국 전통의 멋이 함께 묻어 나와 묘한 감동을 주었다.

대만 전통 용춤 공연단의 현란한 퍼포먼스는 거리 전체를 압도했고, 관람객들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내들어 열렬히 환호했다. 이어진 개막식 무대에서는 웅장한 대북 공연, 한복 패션쇼가 이어져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는 세계’라는 축제의 콘셉트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체험 부스 ©오도연
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체험 부스 ©오도연

함께 달린 ‘5K 청춘 RUN’

둘째 날 아침, 신촌 스타광장에서 열린 ‘5K 청춘 RUN’은 내외국인 대학생들 모두가 참여하는 이벤트였다.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한 300여 명이 모여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뒤 출발 신호와 함께 연세대 캠퍼스를 거쳐 안산 자락길을 향해 달렸다.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학생들이 같은 코스를 뛰며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달리기를 마치고 나니 땀방울만큼이나 유대감도 끈끈해진 듯했다.

오후에는 대학생 동아리 공연 ‘캠퍼스 믹스테이프’가 펼쳐졌다. 보컬과 댄스, 마술까지 다양한 무대가 이어지며 캠퍼스 청춘들의 톡톡 튀는 끼를 만날 수 있었다. 저녁에는 서대문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선율이 가을 하늘에 울려 퍼졌다. 축제 속에서 만나는 고품격 음악은 신촌을 단순한 대학가 이상의 문화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청춘런에 참가한 학생들의 몸풀기 체조 장면 ©오도연
청춘런에 참가한 학생들의 몸풀기 체조 장면 ©오도연
5킬로미터를 달려 출발선으로 달려오는 참가학생들 ©오도연
5킬로미터를 달려 출발선으로 달려오는 참가학생들 ©오도연

지구촌 문화여행과 유학생 가요제

마지막 날인 14일 오후, 무대는 다시 한번 다채로워졌다. 튀르키예의 화려한 전통 춤, 인도의 역동적인 리듬, 에콰도르의 민속 공연이 차례로 이어지며 관객들은 마치 지구촌 한바퀴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맛봤다. 무대를 장식한 미동초등학교 태권도 시범단의 기합 소리와 발차기는 어린아이들의 귀여움과 한국 전통 무예의 힘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이어진 ‘외국인 유학생 가요제 – Sing in 신촌’은 이번 축제의 백미였다. 온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12팀이 한국어와 자국어 노래를 넘나들며 실력을 뽐냈다. 발라드를 한국어로 소화한 일본인 참가자의 무대는 큰 박수를 받았고, 남미 출신 팀이 선보인 라틴 리듬은 관객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언어는 달라도 음악이 주는 감동은 같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메인 공연 외에도 축제 기간 내내 다양한 체험 공간이 운영됐다. 글로벌존에서는 각국 대사관 부스에서 전통의상을 입어볼 수 있었고, 유학생존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이 직접 모국 문화를 소개했다. 신촌 골목에서는 세계 음식존이 펼쳐져 인도 카레, 터키 케밥, 멕시코 타코까지 맛볼 수 있었다. 한국의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K-전통놀이 챌린지존에서는 아이들 뿐 아니라 외국인 참가자들이 윷놀이를 배우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또한 신촌 아카이브 사진전, 퍼스널 컬러 진단, 친환경 비누 만들기 체험, 스탬프 투어 이벤트 등도 마련돼 축제의 즐거움을 더했다.
유학생가요제에 참가한 대학생들의 춤과 노래 ©오도연
유학생가요제에 참가한 대학생들의 춤과 노래 ©오도연
각국의 음식을 맛볼수 있는 부스 ©오도연
각국의 음식을 맛볼수 있는 부스 ©오도연
일본 전통놀이를 알려주는 일본인 유학생 ©오도연
일본 전통놀이를 알려주는 일본인 유학생 ©오도연
아프가니스탄 전통민속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대학생들 ©오도연
아프가니스탄 전통민속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대학생들 ©오도연
대학생뿐 아니라 어린이 등 누구나 축제를 즐기고 있다. ©오도연
대학생뿐 아니라 어린이 등 누구나 축제를 즐기고 있다. ©오도연

축제가 남긴 의미

사흘 동안 신촌 거리를 걸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젊음의 힘은 국경을 넘는다'는 사실이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교감하는 모습은 단순한 지역 축제를 넘어 진정한 글로벌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신촌 글로벌 대학문화축제는 이제 명실상부 서울을 대표하는 국제 대학생 축제로 성장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촌 거리를 가득 채운 웃음과 환호, 그리고 음악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내년 이맘때 또다시 신촌에서 세계의 청춘들과 마주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시민기자 오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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