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산행은 이런 맛! 계곡, 숲길, 야영지 다 있는 '관악산 계곡 나들길'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5.08.18. 15:37

수정일 2025.08.19. 10:54

조회 10,817

맑은 계곡과 울창한 숲의 '관악산 계곡 나들길' ©김종성
맑은 계곡과 울창한 숲의 '관악산 계곡 나들길' ©김종성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도 요즘 같은 무더운 날씨엔 산행을 꺼리게 되는데, 관악산은 예외다. 불볕더위를 잊게 해주는 피서지로 삼아도 좋은 신림계곡을 품고 있어서다. '신림(新林)'이라는 계곡 이름에서 보듯, 청정하고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있어 더욱 좋은 산이다.

관악산 신림계곡을 따라 걷기 좋은 초록 숲길이 나있는데, 바로 서울시 테마 산책길 ‘관악산 계곡 나들길’이다. 관악산 공원에서 신림계곡 상류인 삼거리 약수터까지 약 3.2km의 계곡 숲길이다.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관악산 계곡 나들길’이 더욱 좋은 건 경전철 신림선 관악산역에서 도보 10분 거리로 찾아가기 편해서다. 뛰어난 접근성 덕분에 여유 있게 계곡과 숲길을 만끽하며 관악산을 즐길 수 있다. 1번 출구로 나오면 신림계곡으로 가는 들머리 관악산 공원 입구가 보인다. 자차 이용자는 관악산역 옆 만남의 광장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그늘막, 탈의실 등 편의시설이 마련된 신림계곡 ©김종성
그늘막, 탈의실 등 편의시설이 마련된 신림계곡 ©김종성

물놀이하기 좋은 청정계곡 '신림계곡'

관악산 공원 포장도로를 따라 울창한 숲이 펼쳐지고 계곡까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은 무료 셔틀카 ‘너구리 전동카트’를 타고 신림계곡에 있는 물놀이장과 캠핑장을 오갈 수 있다.

관악산은 강한 불의 기운을 가진 산으로 인식되어 옛날 풍수가들은 ‘화산(火山)’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경복궁 앞에 서 있는 상상의 동물 ‘해치’가 관악산의 불기운을 막기 위해 세운 것이라고.

산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으나 깊은 골짜기와 험준한 산세로 ‘악’ 소리 나게 힘든 산으로 알려졌지만, 신림계곡을 따라 난 관악산 계곡 나들길은 등산화를 신지 않아도 될 정도로 평탄하다. 물놀이하기 좋은 계곡, 운치 있는 호수공원, 그늘막 같은 우거진 숲이 있어 ‘피서 산행’하기 좋다.
다채로운 계곡을 만나는 '관악산 계곡 나들길' ©김종성
다채로운 계곡을 만나는 '관악산 계곡 나들길' ©김종성
아이들의 자연 체험장 관악산 신림계곡 ©김종성
아이들의 자연 체험장 관악산 신림계곡 ©김종성
이정표를 따라 신림계곡 쪽으로 내려섰다. 신림계곡은 서울 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드문 청정 계곡으로,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다. 관악산에서 흘러 내려온 계곡물은 물살이 세지 않고 수질 또한 매우 맑아 어린아이들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물속을 들여다보면 송사리 같은 작은 물고기들이 보일 만큼 깨끗하다.

계곡에서 물장구를 치다 보면 멀리 깊은 숲속 계곡에 와 있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계곡가 주변으로 그늘막, 야외 탁자, 탈의실 등 편의시설을 갖춰 놓았는데 8월 말까지 운영한다고 한다. 가족 물놀이 장소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그늘이 많고, 돗자리를 펴기에도 충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다만, 취사는 금지되니 간단한 도시락이나 간식을 준비해 오는 것이 좋다.

재미있는 놀이기구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계곡가에 조성된 '관악산 공원 물놀이장'이 있다. 이곳에는 워터터널을 시작으로 미끄럼틀, 워터드롭, 거품 수영장 등 다양한 물놀이 기구들이 마련되어 있다. 간이 샤워장, 탈의실 등도 있어서 편리하다. 8월 말까지 운영하고 입장료는 무료이며 월요일에는 휴장한다.
계곡에서 야영을 할 수 있는 '관악산 캠핑숲' ©김종성
계곡에서 야영을 할 수 있는 '관악산 캠핑숲' ©김종성

'관악산 캠핑숲'에서 숲속 야영 즐겨요

신림계곡 옆으로 펼쳐진 울창한 숲을 활용해 ‘관악산 캠핑숲’‘관악산 모험숲’을 조성했다. 캠핑장에서는 취사 및 불, 전기 등을 사용할 수 없다. 10월까지 매주 주말에 ‘관악산 계곡 캠핑숲’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박 2일 동안 캠핑장에 머물며 숲밧줄놀이, 야간곤충탐사, 수서생물관찰 같은 다양한 숲·계곡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관악산 모험숲’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캠핑숲 옆에 자리한 관악산 모험숲에는 친환경 이색 스포츠 시설이 마련돼 있다. 신나게 체험할 수 있는 집라인 코스를 포함해 어드벤처 21개 코스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캠핑숲과 모험숲 체험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관악산’을 검색하면 된다.
맨발 걷기 좋은 관악산 황톳길 ©김종성
맨발 걷기 좋은 관악산 황톳길 ©김종성

'황톳길' 걸으며 피로 회복

땅의 기운을 온전히 느끼며 맨발로 걷고 싶은 사람은 황톳길을 밟아 보자. 신림계곡을 따라 황톳길이 깔려 있어 걷는 내내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 황톳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황토는 원적외선 방사율이 높아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발바닥의 경혈을 자극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부드러운 황토의 감촉을 발바닥으로 느끼며 걷다 보면 일상에서 쌓인 피로가 스르르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늘막 같은 계곡가 초록 숲길 ©김종성
그날막 같은 계곡가 초록 숲길 ©김종성
계곡 숲길은 매미들의 합창 소리로 가득하다. 수년 간 애벌레로 어두운 땅속에서 지내야 했던 한(?)을 풀어내려는 건지 아니면 이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은 여름 한 달임을 아는 건지 울음소리가 맹렬하다. 도심 속에선 짜증을 부르던 매미 소리가 계곡 물소리와 어울려 힘찬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들려온다. 도시 숲은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을 약 3℃ 낮춰준다는데, 계곡까지 있으니 무더위를 잠시 잊게 된다.
운치 있는 호수공원과 정자 '자하정' ©김종성
운치 있는 호수공원과 정자 '자하정' ©김종성

풍경 감상하며 쉬어가기 좋은 '자하정'

정자 분수 수변무대 나무다리 인공섬 등이 설치되어 있는 작은 호수도 만난다. 관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휴식공간으로 삼을 만한 운치 있는 곳이다. 호수공원 정자 이름이 '자하정'으로 옛날 이곳의 지명이 자하동이었다는 데서 지어진 이름이다. 자하동은 경치가 좋았던 관악산의 네 계곡 중 하나였다. 여기서 '동(洞)'이란 요즘처럼 동네 이름이 아닌 '아름다운 골짜기'를 가리킨다. 관악산 계곡 나들길이 끝나고 이어지는 무너미 고개를 넘어 가면 관악산 정상인 연주대에 닿게 된다.
'관악산 계곡 나들길'을 걷다가 계곡에서 쉬는 사람들 ©김종성
'관악산 계곡 나들길'을 걷다가 계곡에서 쉬는 사람들 ©김종성
이제 곧 여름이 저물고 새 계절이 다가올 테다.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는 무더위가 언제 지나가나 싶다가도, 이렇게 또 지나가는 여름의 끝자락이 아쉽기도 하다. 아직 여름여행을 다녀오지 못했다면 가까운 관약산 계곡 나들이길을 찾아보자. 시원한 물놀이부터 숲속 야영, 황톳길 걷기, 정자에서 풍경 감상까지 모두 가능하다.

관악산 신림계곡

○ 위치 :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808-126

시민기자 김종성

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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