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닥터9988' 차고 떠난 문화 산책, 마곡문화거리 탐방기
발행일 2025.07.09. 10:30

문화가 흐르고 예술이 꽃피는 마곡문화거리 ©이상돈
서울시에서 시민의 건강 걷기를 장려하는 ‘손목닥터9988’을 손목에 찬 채, 건강과 문화, 힐링을 함께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 여름의 햇살이 유난히 눈부신 날,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내려,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마곡문화거리를 걸었다.

강서역사문화거리 후포마을 입구에 있는 2.8공원 ©이상돈
2.8공원, 독립의 외침을 기리는 작은 언덕
양천향교역에서 서울식물원으로 향하는 길목, 조용한 공원 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바로 2.8공원이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이 조국의 독립을 외친 ‘2.8독립선언’을 기념해 조성된 공간이다. 공원의 규모는 작지만 조형물과 안내판을 통해 독립운동의 역사를 알리고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라 사랑을 되새기기에 좋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이 공간이, 오늘 여정의 시작을 의미 깊게 만들어 준다.

2.8공원에서 길을 건너면 만나는 서울식물원의 들머리 ©이상돈

서울식물원 식물센터와 온실이 있는 건물 안을 커다란 조형물이 들여다보고 있다. ©이상돈
서울식물원, 도심 속 초록의 대륙을 걷다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된 곳은 서울식물원이다. 김포공항과 인접한 이곳은 ‘식물과 사람, 도시가 함께 숨 쉬는 공간’을 모토로 조성된 국내 최초의 ‘보타닉 공원’이다. 총면적 50만㎡ 규모의 넓은 부지에는 온실, 야외 정원, 호수, 숲, 어린이정원 등이 구성되어 있다. 특히 지중해·열대기후권을 체험할 수 있는 온실 내부는 마치 해외 식물원을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식물 향기와 시원한 그늘을 함께 누리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국가등록문화재인 양천수리조합의 건물을 보수해 사용 중인 마곡문화관 ©이상돈

'우리들의 자연, 행성적 공존'이라는 주제로 마곡문화관 안에 전시하고 있는 작품 ©이상돈
마곡문화관, 문화로 되살아나다
서울식물원을 5분 정도 걷다 보면,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 눈에 띈다. 바로 마곡문화관이다. 이곳은 국내 유일의 배수펌프장으로 한국 근대산업 문화유산 건축물 중 유일하게 원형이 남아 있어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1923년에 설립된 양천수리조합이 1925년 대홍수로 방수제가 무너지면서 배수펌프장 건립을 추진해 1928년에 높이 4m에 달하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목재로 건물을 지었다. 마곡문화관은 이름에 걸맞게 다채로운 전시와 문화 행사, 공연 등이 열리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조각 작품과 푸른 수목으로 싱그러움을 선사하는 서울식물원 호수공원 주변 ©이상돈

호수 주변 물놀이장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있다. ©이상돈
호수공원, 물소리와 바람이 흐르는 산책길
마곡문화관 맞은편으로 이어지는 호수공원은, 서울식물원과 연계된 자연형 인공호수 공원이다. 넓은 수면 위로 시원한 분수가 뿜어 나오는 이곳은 여름의 열기를 식히는 데 그만이다. 물가에는 갈대와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고, 산책로 곳곳에 설치된 벤치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따금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정겹다. 특히 여름에는 어린이 물놀이장이 연일 만원 사례다. 걷는 내내 귓가를 간질이는 물소리 덕분에 마치 도시를 떠나 작은 호숫가 마을을 걷는 기분이 든다.

세계적 건축과 예술이 만나는 공간인 LG아트센터서울 ©이상돈

LG아트센터서울 로비에 오늘 공연 예정인 발레를 추는 모습의 홍보 광고판 ©이상돈
LG아트센터서울, 세계적 건축과 예술이 만난 공간
호수공원 끝자락에서 약간 더 걸으면 모습을 드러내는 현대적인 건축물이 바로 LG아트센터서울이다. 2022년 강남에서 마곡으로 이전한 이 공연장은 스위스 출신 세계적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작품이다. 붉은 벽돌과 기하학적 구조가 어우러진 외관은 보는 순간 압도적인 예술성을 느끼게 한다. 공연장이 없는 날에도 누구나 외부를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으며, 곳곳에 예술 작품과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걷는 갤러리처럼 여겨진다.

현대미술의 숨결이 머무는 스페이스K 서울 ©이상돈

스페이스K 서울 내 전시실에서 '축제'라는 주제로 전시 중인 작품 ©이상돈
스페이스K 서울, 현대미술의 숨결이 머무는 곳
LG아트센터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스페이스K 서울은 LG그룹이 운영하는 현대미술 전시 공간이다. 대형 창과 미니멀한 외관 속에서 실험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전시가 수시로 열리고 있으며, 국내외 작가들의 조각, 설치미술, 미디어아트가 주를 이룬다. 특히 내부의 천장 높은 갤러리 공간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주며, 예술에 관심이 많지 않더라도 한 번쯤 들어가 볼 만한 매력을 지녔다. 예술과 삶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을 만나는 곳이다.

마곡문화거리에 설치된 조형물과 감성적 분위기의 카페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상돈
마곡문화거리, 거리 전체가 문화 공간
스페이스K 서울을 나서면 마곡문화거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이 거리는 단순한 상업지구가 아닌,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복합 공간이다. 거리 곳곳에는 대형 조형물과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설치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주말이면 젊은 아티스트들의 버스킹 공연도 자주 열린다.
길 양옆으로는 감각적인 카페와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파는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어, 걷는 이의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만든다. 카페에 들러 시원한 음료 한 잔으로 갈증을 달래며, 거리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도 이 탐방의 묘미 중 하나다.
길 양옆으로는 감각적인 카페와 세계 각국의 음식을 파는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어, 걷는 이의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만든다. 카페에 들러 시원한 음료 한 잔으로 갈증을 달래며, 거리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도 이 탐방의 묘미 중 하나다.

여성 의료와 근대화의 출발점인 이대병원과 의과대학 부지에 있는 ‘보구녀관’ ©이상돈
보구녀관, 여성 의료와 근대화의 출발점
마지막 코스는 발산역을 지나 이대서울병원 인근에 위치한 ‘보구녀관’이다. 1887년, 미국 선교의사 로제타 셔우드 홀이 조선 여성 전용으로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여성병원이다. 현대적으로 복원된 전시관 안에는 당시 진료 기록, 의료기기,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근대 의료사와 여성의 지위 변화에 대한 교육적 가치가 크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의 숨겨진 역사와 헌신을 되새기며 오늘의 탐방을 마무리한다.

‘손목닥터9988’에 기록된 오늘 걸음 수, 소모 칼로리, 소요시간 ©손목닥터9988
2시간의 문화 산책, 일상 속 작은 여행
오늘 걸은 길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었다. 문화적 순례길이었다. ‘손목닥터9988’은 숫자로 이 여정을 기록했지만, 마음은 그 이상을 간직했다. 손목에는 하루의 걸음 수가 차곡차곡 기록되고, 마음에는 다채로운 감동이 쌓였다. 무더운 여름날이었지만, 역사와 예술,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마곡문화거리는 단 2시간 만에 일상 속 가장 풍요로운 여행지로 다가왔다.
“햇살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문화가 피어난다.”
“햇살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 깊은 곳에서 문화가 피어난다.”
강서 뚜벅이 여행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 13:00(약 2시간 소요)
○ 이용료 : 무료
○ 운영인원 : 3~10인(개별 신청 시 합동 진행 예정)
○ 예약가능기간 : 출발일 7일 전까지
○ 문화관광해설사 누리집
○ ☞ 예약 바로가기
○ 이용료 : 무료
○ 운영인원 : 3~10인(개별 신청 시 합동 진행 예정)
○ 예약가능기간 : 출발일 7일 전까지
○ 문화관광해설사 누리집
○ ☞ 예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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