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이 전하는 위로…마음 어지러울 땐 공예박물관으로 오세요!

시민기자 김주연

발행일 2025.06.23. 13:00

수정일 2025.06.23. 17:19

조회 754

오랜만에 마음이 평온해지는 전시를 만났다. 찾아온 곳은 안국역 인근의 서울공예박물관! 열린송현 녹지광장과 함께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진정한 마음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양한 이슈로 세상이 어수선한 요즘, 잠깐 짬을 내 돌아보면 좋을 만한 전시가 있어 지금 소개한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지난 4월 25일을 시작으로 7월 27일까지 <빛을 띄워 마음을 밝힌다> 전시를 이어간다. 본 전시는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5주년을 기념해 열린 특별전이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주최하고 대한불교조계종 연등회 보존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는 연등의 기원과 역사를 짚어보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동시대 작가들이 재해석한 연등 작품을 조명하며 소소하지만 강한 울림을 전해준다.

본래 연등고대 인도에서 부처님께 등을 공양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거쳐 통일신라 시대에 연등이 빠르게 전해지기 시작했는데,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고려 시대에는 매년 연등회가 열릴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가 정치적 이념으로 자리 잡으며 한때 연등회가 사라진 시절도 있었다. 이후 연등은 다시 민간의 세시풍속과 결합하며 전국 곳곳에서 그 명맥을 이어왔다. 오늘날과 같은 연등회는 해방 이후 1955년 조계사와 서울 거리에 제등행렬이 이루어지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는 크게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불교 의례에서 연등이 가진 의미를 조형언어로 풀어낸 공간이다. 범종, 법고, 목어, 운판 등 불교 사물의 상징과 불, 바람, 물, 흙이라는 사대 개념을 공예 작품 속에 녹여냈다. 두 번째 공간은 연등의 시간적 흐름을 따라가며 통일신라, 고려, 조선, 현대까지 이어지는 연등의 변천사를 잘 보여준다. 끝으로 세 번째 공간에서는 현대 작가들이 참여한 창작 연등 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양미영, 이기범, 인송자, 전영일, 정명 스님 등 다수의 작가들이 참여해 현대 창작 연등 8점과 공예작품 7점, 전통 복원 등 10점 등 모두 25점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실 연등회는 불교적 의례로 시작해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지만 오늘날 연등회가 가진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는 전통과 종교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어둠 속에서 빛을 띄우고, 마음의 염원을 담아내는 연등을 통해 인종, 세대, 성별, 국가를 넘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소소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 서울공예박물관 전시를 추천해 본다.
청명한 6월 하늘 아래 서울공예박물관 풍경 ©김주연
청명한 6월 하늘 아래 서울공예박물관 풍경 ©김주연
4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이어지는 <빛을 띄워 마음을 밝히다> 전시 ©김주연
4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이어지는 <빛을 띄워 마음을 밝히다> 전시 ©김주연
전시는 서울공예박물관 전시 1동 1층에 마련되었다. ©김주연
전시는 서울공예박물관 전시 1동 1층에 마련되었다. ©김주연
전시장 입구 전경. 어둠속 은은한 창작 연등이 전시장을 밝혔다. ©김주연
전시장 입구 전경. 어둠속 은은한 창작 연등이 전시장을 밝혔다. ©김주연
연등 분위기에 매료된 관람객들 모습 ©김주연
연등 분위기에 매료된 관람객들 모습 ©김주연
목어, 잉어합, 생명, 조용한 확산을 표현한 전시 ©김주연
목어, 잉어합, 생명, 조용한 확산을 표현한 전시 ©김주연
전시장 중앙에 배치된 독특한 불빛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주연
전시장 중앙에 배치된 독특한 불빛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주연
전영일 작가의 '화염', 불이 타오르는 화려함을 표현했다. ©김주연
전영일 작가의 '화염', 불이 타오르는 화려함을 표현했다. ©김주연
마치 산수화를 보는 듯 염색한 투명실을 겹겹이 엮어 벽면을 장식했다. ©김주연
마치 산수화를 보는 듯 염색한 투명실을 겹겹이 엮어 벽면을 장식했다. ©김주연
크지 않은 규모지만 은은한 조명과 함께 감동이 전해지는 전시장 모습 ©김주연
크지 않은 규모지만 은은한 조명과 함께 감동이 전해지는 전시장 모습 ©김주연
닥종이를 이용한 작품으로 연등회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주연
닥종이를 이용한 작품으로 연등회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주연
전시장 입구에도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김주연
전시장 입구에도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김주연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바라본 서울공예박물관 모습 ©김주연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바라본 서울공예박물관 모습 ©김주연

시민기자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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