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안녕120' 전화해보니…주변에 말 못할 고민, 털어놓으니 편안해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5.05.30. 10:02

수정일 2025.05.30. 16:33

조회 1,365

아파트 승강기 앞 게시판에서 만난, '외로움안녕120' 안내 포스터 ⓒ김윤경
아파트 승강기 앞 게시판에서 만난, '외로움안녕120' 안내 포스터 ⓒ김윤경

이 전화, 나도 걸어도 되는 걸까?

아파트 게시판에서 ‘외로움안녕120’ 안내 포스터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아니, 이 포스터는…?”

얼마 전 ‘내 손 안에 서울’에 실렸던 '외로움안녕120' 관련 기사가 떠올랐다.
폰을 꺼내 다시 그 기사를 찾아 읽었다. ☞ [관련 기사] 혼자라고 느껴지면 '외로움안녕120'에 전화하세요!

‘외로움안녕120’은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는 서울시민에게 365일 24시간 상담을 제공하는 전국 최초의 외로움 예방 전문 콜센터이다. 한 달 반 만에 상담 3,000건을 돌파할 만큼 이용자가 많다고 한다. 외로움을 느끼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다산콜센터(02-120)로 전화한 후 음성 안내에 따라 5번(외로움안녕)을 누르면 상담사와 연결된다.

‘외로움을 느끼는 누구나’라면, 나 같은 평범한 시민도 포함되는 걸까?
그래도 이름이 '외로움안녕120'인 걸 보니,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고립된 1인 가구’를 위한 전화 아닐까?
용기내어 한번 전화해 봤다.
 '외로움안녕120'으로 전화해 봤다. ⓒ김윤경
'외로움안녕120'으로 전화해 봤다. ⓒ김윤경

“천천히 말씀하셔도 괜찮아요”

“반갑습니다. 외로움안녕120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으실까요?”
수화기 너머 상담사의 목소리는 낯설었지만 따뜻했다. 

용기 내어 전화를 걸었지만, 막상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망설여졌다. 머뭇거리는 사이, 상담사는 조금 더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말하고 싶을 때까지 잠시 기다려 드릴게요. 천천히 말씀하셔도 괜찮아요.”
재촉하지 않고 따뜻한 말로 안심시켜 주는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Q. "힘들어요"라고 이야기 하신 분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나요?
A. 힘들어 하시는 분에게, '편히 기대어 쉴 수 있는 곳'이 되어 드리고 싶다고 말씀 드려요. 모든 걸 해결해드릴 수는 없겠지만,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드릴 수 있다고 말씀드리며, 마음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할 거라는 약속의 말씀도 함께 드립니다.

잠깐의 통화에도 금세 마음이 편안해 지는 느낌이다.

이번에는 서울시 복지재단 김다정 담당자에게 ‘외로움안녕120’ 운영 방향에 대해 좀더 자세히 물어보았다.

Q. ‘외로움안녕120’, 서울시는 왜 이 전화를 만들었나요?
A. 외로움안녕120은 ‘외로움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정책 중 하나예요. 시민들이 겪는 외로움을 예방하고,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시작한 서비스입니다.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외부 활동으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활력을 되찾는 긍정적인 효과도 생겨요. 이런 작은 연결들이 고립과 은둔으로 향하는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기존 마음건강지원 정책과 비교해 볼 때,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A. 정신질환이나 우울증 같은 병리적인 증상이 없더라도,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전화를 주실 수 있어요. '단지 마음이 좀 힘들다'는 이유만으로도 괜찮아요. 상담을 통해 무언가를 해결하기보다, 그저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싶은 순간,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정서 지원 창구가 생긴 거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외로움안녕120 챗봇 화면. AI로봇이 아닌 상담사와 문자를 나눌 수 있다. ⓒ외로운안녕120 챗봇
외로움안녕120 챗봇 화면. AI로봇이 아닌 상담사와 문자를 나눌 수 있다. ⓒ외로운안녕120 챗봇
‘외로움안녕120’은 챗봇을 통해서도 상담사와 실시간 문자로 대화할 수도 있다. 처음엔 챗봇이라 혹시 AI로봇인가 궁금했는데, 문의해 보니 실제 상담사가 답변해 주는 거라 해서 안심이 들었다.

더 깊은 정서 회복이 필요하다 느껴질 경우, 동일 상담사와 최대 8회까지 연결되는 정서 동행 상담도 가능하다. 각 회기당 40~59분 동안 진행되며, 이는 단발성 위로를 넘어, 지속적인 관계 안에서 치유의 과정을 함께 걷는 여정이다.

참고로, 서울 외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도 ‘외로움안녕120’ 상담 연결은 가능하다. 다만, 상담 이후의 복지 연계 서비스나 관련 기관 안내는 서울 시민에 한해 제공된다.

서울시가 누군가의 곁을 지켜주는 ‘지속 가능한 정서 복지’까지 세심히 신경 쓰는 것 같아서 감동이었다. 내가 오늘 받은 따뜻한 위로를 다른 시민들도 힘들 때, 고스란히 전해받길 바란다.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외로움안녕120'으로 전화를 걸어보자! ⓒ김윤경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외로움안녕120'으로 전화를 걸어보자! ⓒ김윤경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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