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로움 자가진단 척도' 설문에 답한 후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다. ⓒ김윤경
- 이용 전, 곳곳에 세워진 안내판을 꼭 읽어보자. ⓒ김윤경
- 조리공간에 비치된 태블릿에서 원하는 식품과 프로그램을 정할 수 있다. ⓒ김윤경
마음 허할 때 가는 특별한 편의점이 있다?! '서울마음편의점'
발행일 2025.05.09. 15:58
'외로움 없는 서울' 사업,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 이용기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 '마음집' ⓒ김윤경
“일 마치고 집에 가면요, 꼭 관 속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아무도 맞아주는 사람이 없거든요.”
“우리 같은 1인가구들은 밖에 나와 서로 만나야 해요. 그런 공간이 필요했죠.”
한 남성이 이야기하자 옆에 앉아 있던 남성도 거들었다.
“우리 같은 1인가구들은 밖에 나와 서로 만나야 해요. 그런 공간이 필요했죠.”
한 남성이 이야기하자 옆에 앉아 있던 남성도 거들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말부터 ‘서울마음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마음편의점’은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 누구나 비슷한 마음을 나누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오가며 수시로 들르라는 의미로 '편의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올해 네 곳 동대문점, 도봉점, 관악점, 강북점이 개소했다. ☞ [관련 기사] 외로움 느낄 때 들러주세요! '서울마음편의점' 4곳 조성
이곳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이용해본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네 곳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 ‘마음집’을 찾았다.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3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깔끔하게 새단장한 공간이 보였다.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 마음집’이라고 붙은 간판이 꽤 포근하게 느껴졌다.
이곳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이용해본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네 곳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 ‘마음집’을 찾았다.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3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깔끔하게 새단장한 공간이 보였다.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 마음집’이라고 붙은 간판이 꽤 포근하게 느껴졌다.

서울마음편의점에 들어서자 아늑한 분위기가 감돈다. ⓒ김윤경
‘서울마음편의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서울마음편의점’에 들어서니 편안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아이는 추억의 오락기에서 게임을, 남성들은 편히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몇몇 여성들은 오른편에 보이는 조리 공간에서 간식을 고르고 있었다.
처음 와 낯설어도 곳곳에 놓인 귀여운 안내판을 보자 마음이 놓인다.
처음 와 낯설어도 곳곳에 놓인 귀여운 안내판을 보자 마음이 놓인다.

먼저 '외로움 자가진단 척도' 설문조사에 참여해야 한다. ⓒ김윤경
이곳에 오면 먼저 설문조사부터 참여해야 한다. 개인 정보 및 이용하고 싶은 프로그램(서울시 및 복지관 프로그램)등을 체크하고, 다섯 가지 문항에 답을 한다. 이 문항은 서울시에서 올해 만든 '외로움 자가진단 척도'다. 여기서 일정 점수를 넘으면 사회복지사와 함께 추가 설문을 하며 마음편의점 내 식품을 이용할 수 있다. 단, 첫 방문에는 누구나 식품을 이용할 수 있고, 편의시설 이용은 가능하다. 머무를 수 있는 시간 제한은 없다.

상담공간 ⓒ김윤경

조리공간 ⓒ김윤경

반신욕기, 안마의자, 해피테이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김윤경

로잉운동머신과 오락기도 이용 가능하다. ⓒ김윤경

책을 보거나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김윤경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 공간은 크게 '상담, 조리, 편의시설' 등 세 가지로 구분돼 있다. 서울마음편의점 편의시설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데, 동대문점에는 안마의자, 반신욕기, 로잉운동머신, 도서, 게임기, 해피테이블, 빈백 등을 갖추고 있다. 해피테이블에서는 4명이 함께 레크레이션 등을 즐길 수 있다.
'편의점' 하면 또 먹거리 아닌가? 조리공간에는 실제 편의점처럼 라면조리기와 간식, 커피머신 등이 놓여 있다. 식품은 조리공간 내 태블릿에서 체크 후 이용 가능하다. 자세한 이용방법은 안내판에 상세히 설명돼 있으니, 이용 전 꼭 읽어보자.

라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토르트 제품도 놓여 있다. ⓒ김윤경
라면, 미역국, 쌀국수, 맛밤 등 종류도 다양해 원하는 걸 선택해 먹을 수 있다. 이 제품들은 ㈜대상과 ㈜풀무원, 서울시 직원 및 이곳 주민들이 기증했다. 라면 받침은 지난해 복지관 프로그램을 이용한 대상자들이 만든 것이라 더욱 의미 있다. 향후 냉장고에는 김치와 밑반찬이 제공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즉석밥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거지 후 소독기에 넣어 두자. ⓒ김윤경
라면조리기 옆 노란 양은 냄비가 가지런히 놓여 눈길을 끈다.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해서 놓았단다. 안내판에도 개인 물병과 텀블러, 다회용 숟가락 등을 지참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커피와 라면을 맛있게 먹은 후 사용한 그릇과 수저 등은 각자 설거지해 소독기에 넣어 놓자. 물론 분리배출과 깔끔한 뒷정리는 기본이다.
나도 작은 라면을 하나 골랐다. 함께라서 그럴까. 먹기 전에는 허기지지는 않았는데, 따뜻한 국물이 자꾸 먹혔다.
나도 작은 라면을 하나 골랐다. 함께라서 그럴까. 먹기 전에는 허기지지는 않았는데, 따뜻한 국물이 자꾸 먹혔다.
사회복지사가 말하는 ‘서울마음편의점’
이날 안내해준 유동헌 사회복지사(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부)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Q.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은 어떻게 조성되었나요?
A. 이곳은 데이케어센터로 활용하다가 이전 후 공간이 비어 있었어요. 마침 서울시 공모사업이 있었고, 이 공간을 어떻게 주민들과 활용할까 고민하던 차라 신청을 했지요.
Q.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은 ‘중장년 고립위기 1인 가구 대상 커뮤니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A. 동대문구는 통계상 비거주용 주택에 사는 1인가구가 많아요. 중장년 남성의 고독사 비율도 다소 높은 편이구요. 동대문사회종합복지관에서는 중장년 남성 1인가구를 위한 사업도 하고 있는데요, 집을 직접 방문해도 문을 안 열어주는 경우도 많아요. 그 분들은 나가서 할 것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좁은 방안에 있으면 안 좋은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고 해서 안타까웠어요. 마침, 서울마음편의점 사업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
A. 이곳은 데이케어센터로 활용하다가 이전 후 공간이 비어 있었어요. 마침 서울시 공모사업이 있었고, 이 공간을 어떻게 주민들과 활용할까 고민하던 차라 신청을 했지요.
Q.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은 ‘중장년 고립위기 1인 가구 대상 커뮤니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A. 동대문구는 통계상 비거주용 주택에 사는 1인가구가 많아요. 중장년 남성의 고독사 비율도 다소 높은 편이구요. 동대문사회종합복지관에서는 중장년 남성 1인가구를 위한 사업도 하고 있는데요, 집을 직접 방문해도 문을 안 열어주는 경우도 많아요. 그 분들은 나가서 할 것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좁은 방안에 있으면 안 좋은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고 해서 안타까웠어요. 마침, 서울마음편의점 사업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습니다.
친절하게 안내해준 유동헌 사회복지사 ⓒ김윤경
Q. 고립위기의 1인가구가 상담을 통해 변화하는 경우를 직접 보셨을까요?
A. 밖에 나가면 돈이 든다며 집에만 계신 분이 있었는데요, 계속 집을 방문하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처음에는 대화할 때 술을 드셨는데 점점 술을 안 드시게 된 거예요. 또 집안도 말끔해졌고요. 그 분 말씀이 “우리 집에 다른 사람이 올 줄 몰랐다”며 차도 내주시고 밝아지셨어요. 또 한번은 집을 방문했다가 당뇨 수치가 너무 높아서 힘들어 하셨던 분을 긴급히 병원에 모셔다 드렸던 일도 기억에 남네요.
A. 밖에 나가면 돈이 든다며 집에만 계신 분이 있었는데요, 계속 집을 방문하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처음에는 대화할 때 술을 드셨는데 점점 술을 안 드시게 된 거예요. 또 집안도 말끔해졌고요. 그 분 말씀이 “우리 집에 다른 사람이 올 줄 몰랐다”며 차도 내주시고 밝아지셨어요. 또 한번은 집을 방문했다가 당뇨 수치가 너무 높아서 힘들어 하셨던 분을 긴급히 병원에 모셔다 드렸던 일도 기억에 남네요.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에서 영화를 보고 있는 이용자들 ⓒ김윤경
Q. ‘서울마음편의점’에는 어떤 분들이 오시나요?
A. 가까운 복지관 내 경로당 이용자도 오시고, 멀리서 전화하고 오시기도 하고요. 한 번 와보시고는 편안하고 좋다면서 벌써 여러 차례 들르는 분도 있고요.
Q.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참여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A. 지역 주민과 1인가구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나 지역의 전문가를 섭외한 참여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어요. 우울, 불안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을 위한 '마음단디' 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요.
A. 가까운 복지관 내 경로당 이용자도 오시고, 멀리서 전화하고 오시기도 하고요. 한 번 와보시고는 편안하고 좋다면서 벌써 여러 차례 들르는 분도 있고요.
Q.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참여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A. 지역 주민과 1인가구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나 지역의 전문가를 섭외한 참여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어요. 우울, 불안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을 위한 '마음단디' 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요.

서울마음편의점을 이용 중인 시민들 ⓒ김윤경
이용자가 느끼는 ‘서울마음편의점’
이 날은 중장년 문화 프로그램으로 영화 <국가대표>가 상영됐다. 이곳을 이용하는 중장년 남성 세 명에게 이용 소감을 물어봤다.
“옹달샘이요! 서울마음편의점은 저희 같은 1인가구에게는 옹달샘 같아요”
남효식(63)씨가 말했다.
“맞아, 옹달샘. 마음이 힐링 되잖아요. 여기 오면 편안해지고 서로 자유롭게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좋아요. ”
옆에 있는 이성모(64)씨도 거들었다.
“아무래도 집에 있으면 대충 먹게 되거든요. 전 오늘 ‘서울마음편의점’에서 닭곰탕을 끓여 먹었어요. 이런 곳이 있어 고맙죠.”
함께 있던 이명재(54)씨도 이곳에 자주 온다고 했다.
이들은 또 그동안 운동, 나들이, 요리 등 1인가구 프로그램에 종종 참여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특히 요리 프로그램 덕분에 카레, 김치찌개, 고등어 김치 조림, 계란말이 등 반찬 만드는 법을 배워 집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옹달샘이요! 서울마음편의점은 저희 같은 1인가구에게는 옹달샘 같아요”
남효식(63)씨가 말했다.
“맞아, 옹달샘. 마음이 힐링 되잖아요. 여기 오면 편안해지고 서로 자유롭게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좋아요. ”
옆에 있는 이성모(64)씨도 거들었다.
“아무래도 집에 있으면 대충 먹게 되거든요. 전 오늘 ‘서울마음편의점’에서 닭곰탕을 끓여 먹었어요. 이런 곳이 있어 고맙죠.”
함께 있던 이명재(54)씨도 이곳에 자주 온다고 했다.
이들은 또 그동안 운동, 나들이, 요리 등 1인가구 프로그램에 종종 참여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특히 요리 프로그램 덕분에 카레, 김치찌개, 고등어 김치 조림, 계란말이 등 반찬 만드는 법을 배워 집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조리공간에 마련된 식품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김윤경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외로움 없는 서울(외‧없‧서)의 핵심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중 ‘서울마음편의점’은 시민 누구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할 때 ‘편의점’처럼 수시로 편하게 오가며 소통하는 공간이다. 서울시는 ‘서울마음편의점’을 내년 14곳으로 확대하고, 2027년까지 전 자치구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날 함께 이곳을 안내해준 서울시 고독대응과 김세헌 주무관에게 시민들이 이곳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하는 물으니, “이용 시 자가 진단 설문이 5문항인 만큼 부담 없이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편하게 들렀으면 좋겠다. 진단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외로움도 발견할 수 있고,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면 외로움이 줄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날 함께 이곳을 안내해준 서울시 고독대응과 김세헌 주무관에게 시민들이 이곳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하는 물으니, “이용 시 자가 진단 설문이 5문항인 만큼 부담 없이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편하게 들렀으면 좋겠다. 진단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외로움도 발견할 수 있고,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면 외로움이 줄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울마음편의점' 동대문점 '마음집' ⓒ김윤경
외로움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 그것은 사람들과의 '만남'일 것이다. 서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적적하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은 사회복지사의 상담을 받다보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질 것이다.
모쪼록 ‘서울마음편의점’이 잘 자리 잡아 많은 시민에게 외로움을 달랠 좋은 안식처가 되면 좋겠다. 교류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서 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서울마음편의점이 따뜻한 소통의 공간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해본다.
모쪼록 ‘서울마음편의점’이 잘 자리 잡아 많은 시민에게 외로움을 달랠 좋은 안식처가 되면 좋겠다. 교류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서 해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서울마음편의점이 따뜻한 소통의 공간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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