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만든 요새' 탕춘대성을 걷다! 역사해설, 등산체험까지
발행일 2025.06.02. 09:47

서울시의 '탕춘대성 해설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상돈
하늘이 유난히 청명한 날, 조선의 수도 방어 전략이 담긴 ‘탕춘대성(蕩春臺城)’을 따라 걷는 서울시의 해설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수도방어를 위한 연결성, 탕춘대성’을 주제로 한 이번 탐방은, ▴창의문에서 출발해 ▴성불사 ▴탕춘대성 ▴홍지문까지 이어지는 약 2시간의 코스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도보로 조선의 전략적 요충지를 따라 걸으며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양도성 서북쪽 방어를 위해 축조된 탕춘대성. 인왕산에서 북한까지 이어진다. ⓒ이상돈

탕춘대성은 자연 능선을 따라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이상돈
탕춘대성은 어떤 곳?
탕춘대성은 조선 숙종 시기, 한양도성의 서북쪽 방어 강화를 위해 축조된 성곽으로, 인왕산에서 북한산까지 자연 능선을 따라 지어졌다.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군사적 의미를 지닌 이 성은, 자연 지형을 그대로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성의 이름은 조선 연산군이 봄날 즐겨 찾았던 정자 ‘탕춘대’에서 유래했다. 2024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 중에 있다.

'탕춘대성 해설 프로그램'의 시작점인 한양도성 4소문 중 북서쪽 관문인 '창의문' ⓒ이상돈
역사와 자연이 함께 하는 특별한 도보 코스
이번 탕춘대성 해설 프로그램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다. 18세기 조선의 군사 전략과 수도 한양의 방어 체계를 오롯이 따라 걸으며, 자연 지형과 어우러진 성곽의 미학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역사적 여정이었다.
탐방은 한양도성 4소문 중 북서쪽 관문인 창의문에서 시작했다. 붉은 문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드러내며 참가자들을 맞이한다. 도심 속에 숨겨진 이곳은 이미 자연과 역사, 그리고 시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듯한 고요함이 감돈다. 창의문 밖으로 나서며 과거 조선시대 사람들이 외곽 성곽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던 길에 들어서는 상상을 해보았다.
탐방은 한양도성 4소문 중 북서쪽 관문인 창의문에서 시작했다. 붉은 문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드러내며 참가자들을 맞이한다. 도심 속에 숨겨진 이곳은 이미 자연과 역사, 그리고 시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듯한 고요함이 감돈다. 창의문 밖으로 나서며 과거 조선시대 사람들이 외곽 성곽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던 길에 들어서는 상상을 해보았다.

경사진 비탈길을 올라 성불사에 도착했다. ⓒ이상돈

성물사 대웅전에서 바라본 인왕산 기차바위의 정경 ⓒ이상돈

성불사 대웅전 앞 마당에서 바라본 보현봉이 보이는 북한산의 정경 ⓒ이상돈
인왕산 자락의 성불사
다음 목적지는 성불사이다. 인왕산 중턱 부암동에 자리한 성불사는 탕춘대성의 입지적 우수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야가 확 트인 관망지이다. 이곳에 서면 백악에서 시작된 한양도성 성벽이 창의문을 지나 인왕산으로 흐르고, 그 너머로 북한산의 준봉들이 웅장하게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 1746년 <영조실록>에 어영대장이 “하늘이 만든 요새지”라고 탕춘대성을 두고 감탄했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과연 그럴 만하다.

능선에 조성된 탕춘대성곽 ⓒ이상돈

성곽의 축조과정과 전술적 가치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해설사 ⓒ이상돈
탕춘대성의 흔적을 걷다
성불사에서 본격적인 탕춘대성 구간이 시작된다. 지금은 일부 구간만이 남아 있지만, 능선을 따라 자연 암반 위에 성돌을 쌓은 흔적, 토성의 흔적, 그리고 체성과 여장이 어우러진 구간들을 따라 걷는 동안, 참가자들은 마치 300여 년 전의 조선 병사들처럼 능선을 오르고 내리며 시간 여행을 경험했다.
1715년 숙종의 명으로 축성이 시작되어 39년 동안 이어진 이 방대한 공사 과정은 숙종과 영조의 치밀한 수도 방어 전략이었음을 해설을 통해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도보 코스 중간에는 일제강점기와 현대 군사 시설의 흔적도 남아 있어, 이 성이 단순한 고적이 아닌 역사적 분기점을 거쳐온 생생한 장소임이 느껴졌다.
1715년 숙종의 명으로 축성이 시작되어 39년 동안 이어진 이 방대한 공사 과정은 숙종과 영조의 치밀한 수도 방어 전략이었음을 해설을 통해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도보 코스 중간에는 일제강점기와 현대 군사 시설의 흔적도 남아 있어, 이 성이 단순한 고적이 아닌 역사적 분기점을 거쳐온 생생한 장소임이 느껴졌다.

마지막 코스에 해당하는 '홍지문' ⓒ이상돈

희미하게 보이지만, 축성 참가자들의 이름과 직책이 새겨져 있는 성돌 ⓒ이상돈
코스의 마지막, 홍지문
코스의 마지막은 탕춘대성의 정문이자 가장 상징적인 장소인 홍지문이다. ‘한북문’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이곳은 탕춘대성의 주요 관문이었으며, 1976년 복원 작업 당시의 기록이 새겨진 바닥돌과 함께, 성돌에 직접 새겨진 축성 참여자들의 이름과 직책(각자刻字)이 남아 있어 깊은 감동을 안겨 주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한양을 지키기 위한 조선의 전략, 그것을 실현한 수많은 인물들의 노고, 그리고 오늘날 그것을 다시 기억하려는 우리의 발걸음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성을 깊이 느끼게 된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한양을 지키기 위한 조선의 전략, 그것을 실현한 수많은 인물들의 노고, 그리고 오늘날 그것을 다시 기억하려는 우리의 발걸음까지 이어지는 시간의 연속성을 깊이 느끼게 된다.

북한산의 향로봉부터 보현봉까지 '비봉능선'이 조망되는 확 트인 정경 ⓒ이상돈

홍지문과 오간수문이 자연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이상돈
이 도보 코스는 단순한 등산이나 성곽 투어가 아니었다. 서울의 자연, 조선의 국방 전략, 그리고 현재를 사는 시민의 삶이 연결되는, 특별한 문화유산 체험이었다. 서울 도심 속에서 누리는 이 조용하고 깊은 걷기, 모두가 함께 경험해 보기를 권해본다.
탕춘대성 해설 프로그램
○ 운영일정 : ~11월까지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 10:30~12:30 운영
○ 운영코스 : 창의문 → 부암동 성불사 → 탕춘대성 토성구간 → 탕춘대성 홍지문
○ 참여대상 : 성인 15명(성인만 참여 가능)
○ 신청방법 :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에서 ‘탕춘대성’ 검색, 해당 프로그램 사전 예약
○ 운영코스 : 창의문 → 부암동 성불사 → 탕춘대성 토성구간 → 탕춘대성 홍지문
○ 참여대상 : 성인 15명(성인만 참여 가능)
○ 신청방법 :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에서 ‘탕춘대성’ 검색, 해당 프로그램 사전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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