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철새도래지에 야생 거위 커플이 살고 있어요! 자연과 공생 에티켓

시민기자 양정화

발행일 2025.04.04. 15:35

수정일 2025.04.04. 18:25

조회 4,436

한강 공원 화단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는 거위 한 쌍 ©양정화
한강 공원 화단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는 거위 한 쌍 ©양정화
2024년 겨울, 성동구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철새도래지에 야생 거위 한 쌍이 터를 잡았다. 이 거위 커플은 도심 속에서 시민과 함께 살아가는 특별한 생명체로 주목받고 있다. 성동구는 이들의 생태를 보호하기 위해 안내 현수막을 설치하고, 자연과 공생하는 시민 에티켓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 거위 커플의 존재는 서울시가 지향하는 자연과 도시의 공생, 그리고 생물 다양성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성동구 철새도래지생태 교육과 보호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도심 속 생명의 거점이다. 이러한 곳에 텃새로 자리 잡은 야생 거위 커플의 정착은 더욱 인상 깊다. 서울시민 모두의 배려와 실천이 더해진다면, 이 거위 커플은 앞으로도 도심 속에서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성동구 철새도래지에 둥지를 튼 야생 거위 커플

성동구 한강변 응봉교와 용비교 사이 철새도래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 거위 커플은 성동구의 새로운 이웃으로 자리 잡으며, 한강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수풀 사이를 생활 터전으로 삼고 있다. 나는 이 거위들에게 각각 ‘응봉이’(수컷)와 ‘용비’(암컷)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들이 이곳에 오래도록 머물며 서울시민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  한강변 산책로에서 산책 중인 수컷 야생 거위 ©양정화
    한강변 산책로에서 산책 중인 수컷 야생 거위 ©양정화
  • 성동구 철새도래지의 수풀 속 볏짚 보금자리에서 쉬고 있는 암컷 야생 거위 ©양정화
    성동구 철새도래지의 수풀 속 볏짚 보금자리에서 쉬고 있는 암컷 야생 거위 ©양정화
  • 한강변에서 함께 걷고 있는 야생 거위 커플 ©양정화
    한강변에서 함께 걷고 있는 야생 거위 커플 ©양정화
  •  한강변 산책로에서 산책 중인 수컷 야생 거위 ©양정화
  • 성동구 철새도래지의 수풀 속 볏짚 보금자리에서 쉬고 있는 암컷 야생 거위 ©양정화
  • 한강변에서 함께 걷고 있는 야생 거위 커플 ©양정화
수컷 야생 거위 ‘응봉이’는 회색빛 줄무늬와 주황색 부리, 튼튼한 체구가 특징이며, 암컷 야생 거위 ‘용비’ 곁을 지키며 주변을 경계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반면 ‘용비’는 새하얀 깃털과 상대적으로 작은 체구를 지녔으며, 최근 한강공원 수풀 속 볏짚 보금자리 위에 조용히 머무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알을 품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보금자리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거위는 평생 짝을 이루는 대표적인 조류로, 가족 단위로 이동하고 서식지를 공유하는 사회적 습성을 지닌다. 특히 수컷은 암컷이 휴식하거나 은신 중일 때 주변을 살피며 포식자로부터 위협을 차단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거위는 풀과 곡물, 일부 수생식물을 주로 먹이로 삼으며, 일정한 시간대에 활동하고 휴식하는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한다.

현재 성동구 철새도래지 일대는 시민과 야생 조류가 함께 공생하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이 거위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모습도 관찰된다. 이는 거위의 생태를 해칠 수 있는 행동으로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 자연 서식지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야생 조류에게 인위적인 먹이 공급은 건강을 해치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 특히 일부 식물이나 가공식품은 거위에게 독성이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응봉교를 배경으로 설치된 야생 거위 보호 안내판 ©양정화
    응봉교를 배경으로 설치된 야생 거위 보호 안내판 ©양정화
  • 한강 산책로 철새도래지 인근에 설치된 '거위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플래카드. 시민 행동 수칙이 적혀 있다. ©양정화
    야생 거위 보호를 위한 행동 수칙 안내 현수막 ©양정화
  • 야생 거위와 시민이 거리를 두고 함께하는 산책로 풍경 ©양정화
    야생 거위와 시민이 거리를 두고 함께하는 산책로 풍경 ©양정화
  • 응봉교를 배경으로 설치된 야생 거위 보호 안내판 ©양정화
  • 한강 산책로 철새도래지 인근에 설치된 '거위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플래카드. 시민 행동 수칙이 적혀 있다. ©양정화
  • 야생 거위와 시민이 거리를 두고 함께하는 산책로 풍경 ©양정화

야생 거위 커플과 공생하기 위한 에티켓 5가지

도심 속 야생 거위 커플이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시민의 배려가 필수적이다. 성동구는 철새도래지 보호를 위해 다양한 안내 현수막을 설치하고, 시민 행동 수칙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생태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공생하는 방법, 그것은 바로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된다.
다음은 야생 거위를 위한 다섯 가지 에티켓이다.

첫째, 먹이를 주지 말아야 한다.
빵, 과자, 쌀밥 등 인간의 음식은 거위의 소화 기관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한다. 야생 거위가 사람 손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먹이를 찾는 능력을 잃고 야생성을 상실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풀이나 작은 곤충을 스스로 찾아 먹는 것이 건강한 생태의 기본이다.

둘째,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아야 한다.
사진 촬영이나 관찰을 위해 무리하게 접근할 경우, 거위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특히 번식기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며 서식지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3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진 촬영 시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큰 소리를 내는 등 거위를 놀라게 하는 행동은 삼가해야 한다.

셋째, 반려견은 반드시 목줄을 착용하고 통제해야 한다.
거위는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에 개의 사냥 본능을 자극할 수 있다. 실제로 반려견이 거위를 향해 짖거나 돌진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목격되었다. 산책 시에는 짧은 목줄 착용과 방향 조절이 필요하다.

넷째, 쓰레기와 플라스틱은 반드시 수거해야 한다.
강변에 버려진 비닐, 음식 포장지, 담배꽁초 등은 거위가 삼켜 질식하거나 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거위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둥지나 알을 발견해도 손대지 않아야 한다.
야생 조류는 둥지에 인위적인 흔적이 남을 경우 해당 서식지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알이나 새끼를 발견하더라도 절대 손대지 말고, 필요 시 관할 자치구 환경부서 또는 서울시 야생동물센터로 문의해야 한다.

이러한 실천은 단순한 규칙을 넘어, 야생 생물과 도시가 함께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서울을 만드는 길이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낮잠을 즐기는 야생 거위 커플 ©양정화
    낮잠을 즐기는 야생 거위 커플 ©양정화
  • 해가 진 한강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수컷 거위 ©양정화
    해가 진 한강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수컷 거위 ©양정화
  • 낮잠을 즐기는 야생 거위 커플 ©양정화
  • 해가 진 한강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수컷 거위 ©양정화

야생 거위가 터를 잡은 성동구 철새도래지와 한강 생태의 가치

야생 거위 커플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선택한 성동구 철새도래지는 서울시 성동구 응봉동 일대,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합수부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도심 속에서도 철새들이 안정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귀중한 생태 거점으로, 매년 겨울철이 되면 다양한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다.
성동구 철새도래지에는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흰죽지, 논병아리, 재갈매기 등이 주기적으로 관찰되며, 2024년 기준 약 52종 2만여 개체가 이 지역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겨울에는 탐조가들과 사진가들이 이 철새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몰려드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물가의 얕은 수심과 풍부한 수생식물, 비교적 조용한 환경이 철새 서식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철새도래지를 품고 있는 한강은 단순한 하천을 넘어 서울이라는 대도시를 가로지르며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생태축의 역할을 한다. 한강 유역에서는 조류뿐만 아니라 잉어, 붕어 등 다양한 어종과 함께 너구리, 고라니와 같은 포유류도 서식하고 있어, 도심 속에서 대자연이 살아 숨 쉬고 있는 드문 공간이다.

한강과 성동구 철새도래지는 자연 보호와 생태 교육,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장소다. 이러한 공간에서 야생 거위 커플과 같은 생명이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공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한강공원을 산책 중인 야생 거위 커플 사진(오른쪽)과 챗GPT를 이용해 그려본 일러스트(왼쪽) ©양정화
한강공원을 산책 중인 야생 거위 커플 사진(오른쪽)과 챗GPT를 이용해 그려본 일러스트(왼쪽) ©양정화

야생 거위 커플과 만들어가는 공생의 도시, 서울

성동구 철새도래지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야생 거위 커플은 도심 속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존재다. 이들의 평화로운 일상은 서울이라는 대도시가 얼마나 다양한 생명과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공생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민들의 배려와 실천이 있을 때에야 비로소 가능하다. 먹이를 주지 않는 것, 거리를 유지하는 것,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것…, 이러한 작지만 중요한 실천들이 거위 커플의 삶을 지켜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

서울시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야생 거위 한 쌍과 시민이 함께 살아가는 이 특별한 경험은 서울이 ‘정원도시’로 나아가는 여정에 따뜻한 의미를 더해준다. 거위의 일상에 조용히 발맞추며, 우리도 함께 자연을 존중하는 삶을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시민기자 양정화

품위 있고 해학 가득한, 술술 읽히는 기사로 슬기로운 서울 생활을 알려드립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