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달라지니 편리해졌다!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새단장한 곳 어디?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4.12.23. 15:23

수정일 2024.12.23. 15:23

조회 89

천장산 하늘길에 어르신을 포함한 약자를 배려하는 편의시설이 새롭게 확충되었다. ©엄윤주
천장산 하늘길에 어르신을 포함한 약자를 배려하는 편의시설이 새롭게 확충되었다. ©엄윤주

'저시각자 배려 등산로'로 새단장한 천장산 하늘길

동대문구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과학관과 KAIST 서울 캠퍼스 사이에 위치한 천장산 하늘길은 맑은 공기와 소나무 숲이 이어지는 명품숲길이다. 이곳 입구에 최근 조성된 ‘천장산 하늘길 구간 안내도’에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 저시력자를 위한 음성 유도기와 촉지도, 거리 인지 사인 등이 들어 있다. 음성 유도기 버튼을 누르니 현재 위치, 앞으로 걸어야 할 구간 안내, 거리, 상태, 주의사항 등이 자세히 음성으로 안내 되었다.

“현재 계신 곳은 천장산 하늘길 입구입니다. 천장산 하늘길은 저시각자 배려 등산로로 총 1.76km 길이의 데크 계단과 흙길, 야자 매트길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완등 시 약 50분이 소요되며 각 거점에 음성 유도기가 있으니 버튼이나 소지하고 있는 리모컨으로 작동하시기 바랍니다.”

“천장산 하늘길을 이용하는 저시각자는 입구에서 1.18km 거리의 정상까지 데크 계단길과 중간 경사의 흙길로 조성되어 있으니 정상에서 회차를 권장하며, 정상 이후로는 추락 주의 구간이 있어 위험하오니 보호자와 동반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입구 좌측 목공예 체험장에 다목적 화장실이 있고, 다음 화장실은 종점부에 있으니 미리 이용하시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동대문구 천장산 하늘길 입구 안내판에 마련된 저시력자를 위한 음성 유도기 ©엄윤주
서울 동대문구 천장산 하늘길 입구 안내판에 마련된 저시력자를 위한 음성 유도기 ©엄윤주
이뿐만이 아니라 산책 구간 장애물로 여겨질 수 있는 쉼터에 있던 단차도 제거되고, 입구의 계단도 대폭 넓어졌다. 입구 계단에는 낙상 사고를 방지하는 핸드레일과 소지품 걸이 등의 편의시설도 새롭게 마련되었다.
천장산 하늘길 입구는 두 배 넓게 확대되었고, 가운데 핸드레일이 추가로 설치되었다. ©엄윤주
천장산 하늘길 입구는 두 배 넓게 확대되었고, 가운데 핸드레일이 추가로 설치되었다. ©엄윤주
저시각자를 배려하는 배수구 발빠짐 주의를 위한 물소리 음성 유도기 ©엄윤주
저시각자를 배려하는 배수구 발빠짐 주의를 위한 물소리 음성 유도기 ©엄윤주
산책 구간 쉼터는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으로 장애물이 될 수 있는 단차가 제거되었다. ©엄윤주
산책 구간 쉼터는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으로 장애물이 될 수 있는 단차가 제거되었다. ©엄윤주
“이전을 생각하면 많이 좋아졌죠. 입구가 넓어지니까 오가는 사람끼리 부딪힐 일도 없고, 손잡이도 잡고 올라갈 수 있어서 여간 편한 게 아니에요.”
석관동에서 일주일에 두 번은 꼭 이곳을 찾아 산책과 운동을 겸하신다는 김동건 어르신은 새롭게 단장한 천장산하늘길 입구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장산 하늘길은 최근 등산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등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산책길 일대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산책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얼마 전 새단장을 마쳤다. 입구는 물론이고, 왕복 1.76km 구간 중간중간의 쉼터에도 저시각자를 배려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어르신을 포함한 약자 배려 공간으로 거듭났다.

실제로 정상까지 걸어 본 천장산 하늘길 구간에는 입구부터 쉼터 3곳에 음성 유도기를 설치하고, 배수구가 있는 곳에는 물소리 음성유도기를 두어 사고가 나지 않게 배려했다. 맨발 황톳길과 정상을 지나 성북구 경계 구간까지 설치된 음성 유도기에는 정말 상세한 천장산 주변 정보가 담겨 있었다.
천장산 하늘길에 설치된 저시각자를 위한 음성 유도기 음성 정보 ©엄윤주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조성한 광장시장

이런 세심한 배려를 위한 공간은 서울 재래시장 일번지 종로구 광장시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광장시장 중앙부에 위치한 공중화장실이 최근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로 새롭게 바뀐 것이다.

종종 광장시장을 즐겨 다녀 과거 화장실의 모습을 알고 있는 터라 이번에 바뀐 새 화장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녁 시간 환한 불빛에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이라는 표시가 눈길을 끌었다. 놀이동산 입구 같은 서울 캐릭터 해치와 친구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새롭게 바뀐 광장시장의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엄윤주
새롭게 바뀐 광장시장의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엄윤주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1층에는 장애인 화장실과 휴게공간, 손 씻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엄윤주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1층에는 장애인 화장실과 휴게공간, 손 씻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엄윤주
장애인 화장실은 휠체어 이용자, 장애인, 저시력자, 영유아 동반자도 사용할 수 있다. ©엄윤주
장애인 화장실은 휠체어 이용자, 장애인, 저시력자, 영유아 동반자도 사용할 수 있다. ©엄윤주
“15년 정도 노후화된 화장실인데, 공사하고 화장실 많이 좋아진 거죠. 우선 겨울에 뜨거운 물이 나와서 좋아요. 그 전에는 겨울에도 찬물만 나왔거든요. 새롭게 바뀌어서 갈 때 마다 산뜻한 기분이 들어요.” 광장시장에서 미도공예사를 운영하는 상인 권순연 씨는 화장실을 위치를 묻는 외국인에게도 자신 있게 화장실을 알려 줄 수 있어서 좋다는 말도 덧붙였다.

새단장한 광장시장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은 그 이름처럼 1층에는 남녀 장애인 화장실이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조성되어 있다. 기존에 외부에 있었던 기저귀 교환대도 화장실 내부에 마련되었다. 가족 배려 화장실을 겸하는 ‘다목적 화장실’로 개선된 사례로, 휠체어 이용자는 물론 시각장애인, 저시력자, 영유아 동반자 등 다양한 유형의 시민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2층과 3층에 각각 위치한 남녀 화장실도 깔끔한 시설과 함께 화장실 공간 앞 의자와 수납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다소 경사가 가파른 층간 계단에는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거울과 CCTV도 설치됐고, 무엇보다 화장실 내부에 안심비상벨이 있어 안전하게 느껴졌다.
1층 장애인 화장실 내부. 외부에 있던 기저귀 교환대가 새롭게 설치되었다. ©엄윤주
1층 장애인 화장실 내부. 외부에 있던 기저귀 교환대가 새롭게 설치되었다. ©엄윤주
점자, 픽토그램으로 표시된 화장실 안내도 ©엄윤주
점자, 픽토그램으로 표시된 화장실 안내도 ©엄윤주
광장시장 상인들도 노후화된 화장실이 쾌적하게 바뀐 것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엄윤주
광장시장 상인들도 노후화된 화장실이 쾌적하게 바뀐 것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엄윤주
천장산 하늘길 새단장과 광장시장 화장실 개선 등은 모두 자치구 공모를 통해 진행된 사례다. 이 밖에 토끼굴로 불릴 정도로 좁고 길었던 수색역 지하보도 등이 밝은 공간으로 개선되었다.

이곳에 적용된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성별, 나이, 장애 유무, 국적 등에 관계없이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말한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시정 기조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도시 디자인에 접목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확산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점자 수전 세면대와 안심비상벨  ©엄윤주
점자 수전 세면대와 안심비상벨 ©엄윤주
야간 광장시장 중앙에 환하게 표시되고 있는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엄윤주
야간 광장시장 중앙에 환하게 표시되고 있는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엄윤주

시민기자 엄윤주

서울 토박이 숲해설가 입니다. 숲을 즐겨 찾는 저를 따라 서울의 초록 숲 산책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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