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 보행을 위해 만일의 경우 부상당한 참가자를 위한 구급차도 대기 중이다. ©윤혜숙
- 참가자들이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나눠준 스티커를 보여주고 있다. ©윤혜숙
또 걷고 싶은 코스! 'DDP~광화문광장'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
발행일 2024.10.02. 10:00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이 교통이 통제된 도로 위를 걷고 있다. ©윤혜숙
걷는 것만큼 부작용이 없는 운동이 또 있을까? 최근에 걷기 열풍이라고 표현할 만큼 걷기와 관련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보행친화도시를 표방하면서 서울 시내 곳곳에 보행길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 처음 보행친화도시를 선언하며 승용차 중심 도시에서 탈피하기로 했으며, 2016년에 추진 체계가 잡혀 기본 계획 등을 수립하면서 광역과 기초단체 등을 통해 반영돼 실질적인 걷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민들이 DDP에 집결했다. ©윤혜숙
2013년부터 ‘서울 걷자 페스티벌’을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 때 사회적 거리두기로 시민들이 모이지 못했던 해를 제외하곤 매년 서울 시민들이 모여서 걷기 행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도 9월 29일 오전에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이 열렸다. 지난 8월 19일부터 행사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단 하루 만에 5,000명이 마감되어서 걷기에 진심인 서울 시민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건강과 환경, 두 가지 키워드가 사람들의 관심사로 급부상한 만큼 자연스레 ‘서울 걷자 페스티벌’ 행사의 참가자도 많았다. ☞ [관련 기사] 가을엔 걷자! 도심 '차 없는 거리' 축제…선착순 모집
올해도 9월 29일 오전에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이 열렸다. 지난 8월 19일부터 행사 참가자를 모집했는데, 단 하루 만에 5,000명이 마감되어서 걷기에 진심인 서울 시민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건강과 환경, 두 가지 키워드가 사람들의 관심사로 급부상한 만큼 자연스레 ‘서울 걷자 페스티벌’ 행사의 참가자도 많았다. ☞ [관련 기사] 가을엔 걷자! 도심 '차 없는 거리' 축제…선착순 모집
오전 7시 30분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 집결해서 8시 출발, 광화문광장까지 총 6㎞ 도심을 걷는 행사였다. DDP를 출발해 흥인지문~창덕궁 삼거리~경복궁사거리~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휠체어, 유아차 이용자도 걷기에 참여할 수 있어 진정한 ‘걷기 좋은 도시 서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동행 축제였다.
오전 7시 30분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내려서 DDP로 가는 1번 출구로 나왔다. 지하철역에 내리자 가방을 멘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1번 출구로 나오니 DDP 디자인거리 쪽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참가자가 5,000명이라고 하더니 도로에 사람들이 가득 찼다. 보행 속도에 따라 가장 빠른 순서부터 A, B, C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있었다. 마지막 C그룹에는 휠체어를 탄 시민, 유아차를 끌고 온 부모들도 보였다.
오전 7시 30분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내려서 DDP로 가는 1번 출구로 나왔다. 지하철역에 내리자 가방을 멘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1번 출구로 나오니 DDP 디자인거리 쪽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참가자가 5,000명이라고 하더니 도로에 사람들이 가득 찼다. 보행 속도에 따라 가장 빠른 순서부터 A, B, C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있었다. 마지막 C그룹에는 휠체어를 탄 시민, 유아차를 끌고 온 부모들도 보였다.
단상에 LG트윈스 응원팀이 올라와서 참가자들 대상으로 몸 풀기 스트레칭 시범을 보였다. 응원팀의 구령에 맞춰 참가자들이 스트레칭 동작을 열심히 따라 했다. 6km에 이르는 거리가 짧지 않은 데다 쉼 없이 걸어야 해서 반드시 준비운동이 필요했다. 이어서 행사를 주최한 측의 인사말이 끝난 뒤 대형 현수막 퍼포먼스가 있었다. 출발에 앞서 사회자는 참가자들에게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했다. 걷기를 즐기는 행사인 만큼 빠르게 걷기 위해서 절대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거듭 당부했다.
오전 8시 정각에 선두에 선 A그룹부터 출발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보행 속도에 맞춰서 걷기 시작했다. 사회자의 말처럼 타인과 경쟁하는 경기가 아니다. 오롯이 걷기를 즐기는 행사이다 보니 타인을 의식하면서 빠르게 걷지 않아도 된다. 반대편 도로는 차량이 운행되고 있지만, 참가자들이 걷는 도로는 운행을 통제하고 있었다. 곳곳에는 시간대별로 교통 통제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걷기 행진의 대열에 참가자들의 걷기를 지원하는 요원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행사 깃발을 들고 선두에서 걷는 선도 요원이 있었고, 곳곳에 포진한 안전 요원은 대열을 유지하면서 필요하면 보행 안전을 통제했다. 버스와 구급차도 대열을 따라가고 있었다. 중도에 포기한 참가자를 도착지로 회송하고,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병원에 후송하려는 목적이다. 이렇듯 철저하게 행사의 안전을 위해 애쓰고 있는 분들을 보니 걸으면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 안심이 되었다.
보행 구간 중간에 '청계천'을 알리는 서울길 스토리 표지판이 설치되었다. ©윤혜숙
보행 구간 중간에 서울길 스토리 표지판이 있었다. 청계천, 흥인지문, 낙산성곽길, 종묘, 창덕궁, 운현궁, 경복궁, 광화문광장을 알리는 총 8개의 표지판이다. 처음 본 것은 '청계천'이다. ‘청계천이 자연 하천과 인공 하천이 혼합된 형태의 하천이라는 사실 아시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청계천에 대한 사진과 설명, QR코드가 있다. 길을 걷다가 표지판이 나오자 표지판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참가자도 있었다. 서울길 스토리 표지판을 통해 지금 내가 걷는 서울길을 알아가는 즐거움도 컸다.
DDP에서 직진해서 걷자 멀리 '흥인지문'이 보였다. 흥인지문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을까? ‘서울의 사대문 중 흥인지문의 이름만 석 자인 이유를 아시나요?’라는 질문에 이어 흥인지문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한양의 동쪽 기운이 약하다는 풍수지리를 따라서 지(支)를 넣었다고 한다. 아! 이런 식의 퀴즈도 재미있다.
주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걷고 있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윤혜숙
앞서 걷는 참가자 중에서 손을 잡고 걷는 모녀가 눈에 들어왔다. 신한순(71세), 유숙영(51세) 씨였다. 딸인 유숙영 씨가 행사 소식을 접하자마자 어머니 신한순 씨와 함께 참가하려고 신청했다고 한다. “제가 신청한 뒤 주위 지인들에게 알려줬는데 이미 마감이 되었다고 해서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 행사의 인기를 실감했어요. 청명한 가을에 어머니와 함께 행사에 참가하길 잘한 것 같아요. 홀로 지내는 어머니를 모시고 자주 나들이를 가고 있어요. 오늘의 행사도 두고 두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게 될 것 같아요.” 유숙영 씨는 행사를 마련해 준 서울시에 감사를 전했다.
원남동 사거리에서 창덕궁 삼거리로 가는 길에 율곡터널이 있다. 율곡터널로 진입하니 경쾌한 음악 소리에 맞춰서 터널 안에 조명이 반짝인다. 율곡터널 내 DJ와 함께하는 빛 축제였다. 터널 왼쪽의 곡면에 서울시의 브랜드명,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 등이 고보조명으로 연출되고 있었다. 터널을 걷던 참여자들이 그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흥겨워했다.
보행 구간 곳곳에 거리 응원단과 거리 공연단이 있어 참가자들이 걷다가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응원단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거나 거리 공연을 즐기는 등 걷는 즐거움을 더할 수 있었다.
대부분 가족, 친구 단위로 참가했는데 나 홀로 걷는 참가자도 볼 수 있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출퇴근하면서 차를 타고 다녔어요. 그런 길을 걸으면서 평소 지나쳤던 곳을 두 눈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평소 서울 시내 곳곳을 자주 걸어 다녀요.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청계천 등 걷는 길은 보행의 안전을 위해서 지속적인 점검 등이 필요할 것 같아요.” 행사에 참가한 김태훈(29세) 씨가 소감을 밝혔다.
대부분 가족, 친구 단위로 참가했는데 나 홀로 걷는 참가자도 볼 수 있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출퇴근하면서 차를 타고 다녔어요. 그런 길을 걸으면서 평소 지나쳤던 곳을 두 눈으로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평소 서울 시내 곳곳을 자주 걸어 다녀요.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청계천 등 걷는 길은 보행의 안전을 위해서 지속적인 점검 등이 필요할 것 같아요.” 행사에 참가한 김태훈(29세) 씨가 소감을 밝혔다.
안국동 사거리에서 곧장 광화문광장으로 가지 않고 경복궁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이어서 춘추관 삼거리가 나타났고 청와대 앞길이 이어졌다. 왼쪽엔 경복궁, 오른쪽엔 청와대가 있는 길이다.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느슨해졌다.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에서 청와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참가자들이 여럿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처음 청와대 앞길을 걸어본다는 학생 일행이 있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청와대가 생경해 보였던 것 같다.
도착지인 광화문광장에서는 참가자들의 완주를 환영하고 있었다. 걷느라 수고했던 참가자들을 위해서 주최 측에서 빵과 음료를 나눠줬다.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K-팝 댄스, 마술, 밴드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참가자들은 무대 아래 편안하게 앉아서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완주한 참가자들에게 ‘국내 최초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를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행사 사전 신청자가 6㎞ 코스 완주 후 도착을 인증하면 받을 수 있다. 역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생각하는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인 만큼 완주자를 위해 기후동행카드를 선물로 준비하고 있었다.
완주한 참가자들에게 ‘국내 최초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를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행사 사전 신청자가 6㎞ 코스 완주 후 도착을 인증하면 받을 수 있다. 역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생각하는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인 만큼 완주자를 위해 기후동행카드를 선물로 준비하고 있었다.
유아차를 끌고 완주에 성공한 참가자들도 여럿 있었다. ©윤혜숙
광화문광장에 도착한 쌍둥이 형제 홍건우, 홍유찬 군을 만나봤다. “주로 책상 앞에 앉아서 생활하다 보니 걸을 일이 없었어요. 가족이 함께 걸으면서 추억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했어요. 처음에 염려했던 것보단 힘들지 않았어요. 이 코스대로 다시 걸어보고 싶어요.” 현재 용인 성지중학교 3학년생으로 아버지가 신청해서 온 가족이 참여했단다. 무려 5,000명의 많은 인원이 참여했던 행사지만,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다만 '총 6km 구간을 걸으니깐 중간에 간이화장실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전하는 참가자가 있었다.
완주 기념으로 서울시로부터 받은 기후동행카드 ©윤혜숙
평소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내왔지만 서울시의 걷기 좋은 길을 만나면서 걷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서울 시내 곳곳에 걷기 좋은 길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2024 서울 걷자 페스티벌’의 보행 구간인 DDP부터 광화문광장에 이르는 사대문 안을 걸어본 적은 없다. 물론 구간 곳곳을 걸어본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총 6km에 이르는 구간을 끝까지 걸어본 적은 없었다. 아마도 참가자들 대다수가 서울 도심을 걸어본 경험이 낯설었던 것 같다. 늘 차량으로 가득했던 도로를 활보하면서 마음껏 걸어보니 서울을 알아가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이날 만나본 참가자들 모두가 “서울 걷자 페스티벌이 1년에 한 번 열린다는 게 정말 아쉬워요"라며 "소규모라도 이런 걷기 행사가 자주 열리길 바랍니다”라고 한목소리로 바람을 얘기했다. 시민들의 바람대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생각하는 걷기 행사가 자주 열리길 바라본다.
이날 만나본 참가자들 모두가 “서울 걷자 페스티벌이 1년에 한 번 열린다는 게 정말 아쉬워요"라며 "소규모라도 이런 걷기 행사가 자주 열리길 바랍니다”라고 한목소리로 바람을 얘기했다. 시민들의 바람대로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생각하는 걷기 행사가 자주 열리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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