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대화하고 로봇개와 놀고…'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4.08.12. 17:00

수정일 2024.08.13. 10:25

조회 915

2016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은 우리 사회에 인공지능이 무엇인가를 각인시켰다. 당연히 이세돌 9단이 대국에서 이길 줄 알았으나, 알파고가 내리 3판을 이겼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산유물로만 보였던 인공지능. 이후 인공지능에 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고 기술 곳곳에서 인공지능이 적용된 모습을 보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최근 고도로 발전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바로 챗GPT다. 고도화된 인공지능인 생성형 인공지능이 탑재된 챗GPT는 다량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한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무섭고 두려웠던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을 재밌고 유용한 기술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생활에서 다양한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있다. 외국어로 작성된 문장을 인공지능으로 막힘없이 번역하고, 집에서는 “OO야, 에어컨 틀어줘”, “OO야, BTS 노래 틀어줘” 등 목소리로 가전제품을 조절할 수 있다. 챗GPT는 간단한 작문뿐 아니라 자기소개서 등 복잡한 작문 역시 훌륭하게 수행한다.
오는 8월 20일,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이 개관한다. ©조수연
오는 8월 20일,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이 개관한다. ©조수연

도봉구 창동에 개관한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Seoul Robot & AI Museum, RAIM)’은 오는 8월 20일 정식 개장을 앞두고, 기획 전시와 상설 전시 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진정한 인간다운 삶의 의미와 이를 위한 윤리적인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해 직접 다녀왔다. ☞ [관련 기사] 국내 최초 로봇·인공지능과학관 개관…25일부터 시범운영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1층 로비 ©조수연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1층 로비 ©조수연

지하철 1·4호선 창동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은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은 1층부터 인공지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입구에 들어서면 큰 눈을 가진 로봇인 ‘아이볼(AI-Ball)’이 보인다. 아이볼은 시민들을 인지하는데, 시민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또한 웃는 모습을 하거나 슬픈 모습을 보일 때 아이볼은 이러한 시민의 표정을 인식해 ‘Happy’와 ‘Sad’ 등으로 표현한다.
큰 눈을 가진 로봇인 ‘아이볼(AI-Ball)’©조수연
큰 눈을 가진 로봇인 ‘아이볼(AI-Ball)’©조수연

맞은편에서는 자율주행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트롤리 딜레마는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다. 그 옆 ‘자율주행 3단계’는 3단계 자율주행차 시뮬레이터 탑승 체험이다.

이 체험존은 실제 자동차와 같게 설계됐다. 액셀과 브레이크도 있고, 화면에 자동차가 나와 이를 피하면서 운전할 수 있는 체험이다. 이러한 체험을 하면서 기다리다 보면, 전시해설사가 1층을 설명한 뒤, 상설 전시실인 3층으로 올라가도록 안내한다.
실제 자동차와 같이 설계돼 자율주행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조수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니 마치 신비한 세계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바뀌는 화면 속에서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미래, 인공지능의 현재 등 인공지능에 관해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가는 길 ©조수연

3층 상설 전시실에서는 4개의 영상을 통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전문가의 다양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상설 전시실은 대부분 체험 위주의 전시로 이뤄진다. '얼굴 없는 초상화'는 인공지능이 얼굴을 인식하는 방식과 인간이 인식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어 인공지능의 한계와 인간의 고유 능력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맞은편에서는 인공지능이 얼굴로 인식하지 못하는 그림을 그리는 체험이 펼쳐졌다. 어떠한 그림을 그려야 인공지능이 ‘얼굴’이라고 인식하지 않을지, 아이들은 저마다 그림을 그리며 인공지능의 한계를 체험할 수 있었다.
3층 상설 전시실에 전시된 그림들 ©조수연
3층 상설 전시실에 전시된 그림들 ©조수연
체험을 통해 인공지능을 알아가는 아이들 ©조수연
체험을 통해 인공지능을 알아가는 아이들 ©조수연

아이들이 가장 신기해 했던 것은 ‘디지털 종의 출현’이다.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한 이 코너는 4족 보행 로봇의 다양한 움직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서울인공지능로봇과학관에 전시된 이 로봇은 미국 소방서에서 사용 중인 로봇 개, 스팟(Spot)이다.

스팟을 부르면 마치 강아지를 부르는 것처럼 달려오는데, 장애물을 피하는 모습이 상당히 놀랍다. 자신의 키보다 낮으면 다리를 구부려서 몸을 낮추고, 계단도 성큼성큼 오른다. 또한 장애물 역시 놀랍게도 피하거나 넘어간다. 전시해설사는 “스팟은 30cm를 기준으로 30cm가 넘는 장애물은 피하고, 낮은 장애물은 넘어간다”며 “현재 4족 보행 로봇은 사람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명령을 수행하는데 가장 친숙한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로봇 개, 스팟의 모습 ©조수연

서울인공지능로봇과학은 ‘인공지능’의 순기능만 보여주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논할 때 항상 거론되는 윤리 문제를 다룬다. 로봇과 인공지능에 관련된 윤리 문제들을 살펴보고, 이들과 공존하기 위해서 어떠한 윤리 의식을 가져야 할지, 짧은 영상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 ©조수연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 ©조수연
  • 미래 첨단 기술이 돋보이는 로봇 개, 스팟 ©조수연
    미래 첨단 기술이 돋보이는 로봇 개, 스팟 ©조수연
  • 방문객의 눈길을 끈 스팟 ©조수연
    방문객의 눈길을 끈 스팟 ©조수연
  •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 ©조수연
  • 미래 첨단 기술이 돋보이는 로봇 개, 스팟 ©조수연
  • 방문객의 눈길을 끈 스팟 ©조수연

상설 전시실의 끝은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 엄청난 크기의 로봇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인공지능의 존재를 실감할 수 있도록 했다. 챗봇의 실사화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다섯 가지의 페르소나(인격)를 부여, 60초 동안 인공지능과 대화할 수 있다.

“UFO는 실존할까?”라는 질문에 “UFO를 목격했다는 사람들은 많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라든가, “오늘 비가 올 것 같아?”라는 질문에 “날씨 앱을 켜서 날씨를 확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답했다.
다섯 개의 페르소나를 가진 메타 휴머노이드 마스크봇 ©조수연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은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 인류와의 공생 등을 체험형 전시를 통해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은 학생들은 물론 엄마, 아빠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관이라고 느꼈다. 현재도,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로봇과 인공지능. 그 모습을 보고 싶다면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을 강력 추천한다.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 13길 56 (창동)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30~17:30
- 예약 관람 : 전시 해설(사전 예약제)
- 자유 관람 : 1층 사설 체험존 및 로봇카페
○ 휴무 :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익일 휴관)
○ 관람료 : 무료(성인의 경우, 3층 상설 전시는 유료 )
누리집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시범 운영 참여 
○ 문의 : 02-920-4315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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