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에 그렇지 못한 내 기분, '마음돌봄토크'로 함께 나눠요~

시민기자 정지영

발행일 2024.04.29. 14:30

수정일 2024.04.29. 16:44

조회 1,782

한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은 ‘봄’입니다!

최근 서대문보건소 정신건강팀에서 진행한 ‘생명사랑 퀴즈 온 더 서대문’ 이벤트에 참여했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은 겨울이 아닌 ‘봄’이라는 것이다. 봄철 자살률이 급증하는 ‘스프링 피크(Spring Peak)’ 현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문제를 다 풀고 나니 이런 문구가 나타났다.

"'자살' 편견을 깨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살에 대한 오해는 자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편견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정보를 검색하던 차에 마음돌봄토크 안내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포스터 가운데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인물에 시선이 닿았다. 몇 년 전 인상 깊게 읽은 베스트셀러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 강원국 작가였다.
‘생명을 살리는 말하기의 태도’라는 주제로 2차 마음돌봄토크가 열렸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생명을 살리는 말하기의 태도’라는 주제로 2차 마음돌봄토크가 열렸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지난 4월 18일,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진행하는 2024년 봄생명사랑캠페인2차 마음돌봄토크가 열렸다.

3월에 열린 1차 마음돌봄토크는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낙인과 혐오를 넘어 이해와 공존으로)>의 저자로 유명한 나종호 정신의학과 교수가 ‘자살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다’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에 대해 ‘선택지가 없다고 느낀 사람한테 선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묻는 나종호 교수의 글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깊은 울림을 받은 마음돌봄토크였다 보니, 강원국 작가와 함께하는 2차 강연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필자가 글로 독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시민기자이니만큼 작가의 말하기는 어떨까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유튜브 시청도 가능했지만 현장 참여자도 추첨으로 선정한다는 소식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작성했다. 신청 후 얼마나 지났을까. 경쾌한 진동과 함께 현장 참여자로 당첨되었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열린 마음돌봄토크 ©정지영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열린 마음돌봄토크 ©정지영

토크 당일, 퇴근하자마자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자살예방센터를 찾았다. ‘마음돌봄토크’가 열리는 장소를 알리는 표지판 너머로 자작나무 장식이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모르고 보면 조금 특이한 실내 장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자작나무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 운영하는 자살 유족을 위한 나눔과 소통의 공간의 이름이 바로 '자작나무'이다. '자살유족 작은희망 나눔으로 무르익다'의 줄임말로, 자작나무로 지었다고 한다.

드디어 진행을 맡은 김혜민 작가의 발랄한 목소리로 소개를 받은 강원국 작가가 오프닝 토크를 위해 청중 앞으로 나섰다.
오프닝 토크에서 본인이 겪었던 우울함과 극복 과정을 이야기하는 강원국 작가 ©정지영
오프닝 토크에서 본인이 겪었던 우울함과 극복 과정을 이야기하는 강원국 작가 ©정지영

강원국 작가의 오프닝 토크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개인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으로 일하는 동안 나라의 중대사가 오가는 청와대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장이 예민해 주변 화장실을 다 알고 있었다는 다소 부끄러울 수 있는 얘기도 만천하에 책으로 공개했다. 그에게도 남들 몰래 속으로 골병을 앓으며 공황장애로 고통받는 시간이 있었다는 고백을 들었다.

직장인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 역할이 줄어드는 불안’, ‘관계 유지에 대한 어려움’, ‘과거에서 오는 상처’ 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청중들 사이에서 탄식과 공감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50대가 되어서야 자신의 것을 만드는 공부를 시작했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것이 생기게 되었고 이제는 오히려 일찍 퇴직해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위안을 얻었다.

‘입력’만이 아니라 ‘출력’이 있는 삶의 중요성과 달변가처럼 말하는 것보다 진정성이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전한 오프닝 토크를 뒤로하고, 대담이 시작되었다. 대담을 위해서 사회를 맡은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의 김혜민 작가, 강원국 작가, 서울시자살예방센터 김현수 센터장이 자리에 착석했다. 주제는 ‘중장년 남성의 마음돌봄’으로, 마침 자리에 앉은 두 분이 중년 남성이다 보니 실생활에서 나오는 경험과 함께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중장년 남성 당사자의 입장에서 강원국 작가와 김현수 센터장이 대화를 나눴다. ©정지영
중장년 남성 당사자의 입장에서 강원국 작가와 김현수 센터장이 대화를 나눴다. ©정지영

중장년 남성은 말하기 자체를 어려워 하는 만큼, 이야기를 들어주는 한 사람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가 오갔다. 또 이런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이유가 뭔지, 우리가 고쳐야 하는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다.

인상 깊었던 대담 후 라이브 송출이 종료되자 원하는 이들에 한해 강원국 작가와의 포토 타임, 사인 수령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사진을 찍는 참가자들의 얼굴이 즐거워 보였다. 강원국 작가와 김혜민 작가의 사인을 둘 다 받고 센터 문을 기분 좋게 나설 수 있었다.

1, 2차 마음돌봄토크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해도 너무 아쉬워하지 말자. 마음돌봄토크는 5월에 열릴 3차 마음돌봄토크까지 예정되어 있다. 다음 강연자는 누구일지 기다리면서 캠페인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미 열렸던 토크들이 궁금하다면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유튜브 채널 '생명사랑 마음이음 방송'이 녹화본으로 제공되고 있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볼 수 있다.
'봄생명사랑 캠페인'에서 제공하고 있는 카드뉴스. 이 카드뉴스를 공유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봄생명사랑 캠페인'에서 제공하고 있는 카드뉴스. 이 카드뉴스를 공유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5월 12일까지, 2024년 봄생명사랑캠페인 카드뉴스 공유 이벤트

서울시자살예방센터는 시민 인식 개선을 위한 ‘카드뉴스 공유 캠페인’도 4월 8일부터 5월 12일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생명 존중에 관련된 카드뉴스를 공유하고 인증하면, 참여도 순으로 200명을 선정하여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이다. 1등 10명에게는 3만 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2등 30명에게는 1만 5,000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3등 160명에게는 3,000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증정한다. 카드뉴스는 현재 3주 차 분량까지 게시되어 있는데, 앞으로 2편이 더 연재될 예정이다. 화사한 봄에 왜 자살률이 증가하는지 등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이벤트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봄생명사랑 캠페인 ‘우리는 어떻게 생명을 살릴 수 있는가’ 안내 페이지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봄생명사랑 캠페인 ‘우리는 어떻게 생명을 살릴 수 있는가’ 안내 페이지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카드뉴스 공유 캠페인’ 참여 방법이 안내되어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카드뉴스 공유 캠페인’ 참여 방법이 안내되어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이런 노력들이 이 봄, 우리 사회의 정신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길 바라며 캠페인 문구와 함께 기사를 마친다.

"자살은 예방 가능하며, 우리 모두가 할 일입니다. 봄 자살 예방, 함께해 주세요!"

2024년 봄생명사랑캠페인 카드뉴스 공유 이벤트

○ 일시 : 2024. 4. 8.~5.12.
○ 참여대상 : 서울시 생명 존중 문화에 관심 있는 누구나
○ 참여방법
 ①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누리소통망(SNS) 계정 팔로우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중 택 1)
 ② 서울시자살예방센터 사이트 내 캠페인 페이지 접속 후 카드뉴스 다운로드 후 필수 해시태그, 메시지와 함께 누리소통망(SNS)에 전체 공개로 게시(1번 이상 참여 시 인정)
 - 필수 해시태그 :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봄생명사랑캠페인 #우리는어떻게생명을살릴수있는가 #109
 - 필수 메시지 : 자살은 예방 가능하며, 우리 모두가 할 일입니다. 봄 자살 예방, 함께해주세요!
 ③ 구글폼 또는 카카오톡(오픈채팅방)으로 참여 인증하기
 ☞구글폼 바로가기
 ☞카카오톡(오픈채팅방) 바로가기
○ 참여자 이벤트 : 활동 참여 인증 시, 참여도 순으로 200명을 선정하여 기프티콘 증정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누리집
○ 문의 : 서울시자살예방센터 교육지원팀 02-3458-1071

시민기자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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