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가던 데 말고 색다른 여행 원할 때~ 명동 '트립집' 추천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4.04.11. 13:00

수정일 2024.04.11. 17:03

조회 847

안테나숍 트립집 입구 ⓒ김윤경
안테나숍 트립집 입구 ⓒ김윤경

4월 1일 안테나숍 '트립집'이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안테나숍은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고 잠재적인 소비자를 발굴해 운영하는 전략적 점포를 말한다. 트립집은 안테나숍 브랜드인 셈이다. 언젠가 해외여행 중 안테나숍에 들렸던 큰아이가 어느 곳보다 즐거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반갑게도 서울에 그런 곳이 생겼다는 소식에 바로 명동으로 향했다.
트립집 라이브러리와 호텔 컨시어지. ⓒ김윤경
트립집 라이브러리와 호텔 컨시어지. ⓒ김윤경

안테나숍 ‘트립집’은 명동의 메이원호텔 1층에 있다. 북적대는 명동거리지만, 이곳 골목은 차분한 분위기를 풍긴다. 한 달여간 시범 운영을 거친 트립집지역여행·관광, 문화 콘텐츠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게 모아 두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크게 스페셜 이벤트 존, 체험존, 지자체 홍보존, 테마 존, 컨시어지 존 및 카페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사랑채, 마당, 안채 등 한옥 구조를 칭하는 이름이 붙어 정겨움을 더한다.

안테나숍 ‘트립집’을 즐기는 방법

입구 왼쪽 스페셜 이벤트 존에는 키오스크가 마련돼 지역별 관광명소, 축제 등을 소개하고 있다. 향후 터치스크린으로 안내 기능 등을 추가할 생각이란다. 또 지자체의 다양한 기념품을 전시해 놓아 시선을 잡는다. 노오란 성주 참외 인형이 보였다. 
키오스크에서 흥미를 끄는 지역을 찾아보자. ⓒ김윤경
키오스크에서 흥미를 끄는 지역을 찾아보자. ⓒ김윤경
충청북도에서 준비한 안내 책자. 안에는 마스크팩이 들어있다. ⓒ김윤경
충청북도에서 준비한 안내 책자. 안에는 마스크팩이 들어있다. ⓒ김윤경

트립집 라이브러리라고 적힌 곳에 책자들이 비치돼 있고 피부 마스크팩이 들어있는 충청북도 소개 책자가 놓여있다. 언젠가 가봤던 오송 화장품 박람회를 떠올리며 한 장 집었다. 바로 앞 커다란 미디어 윌에서는 트립집 관계자들이 직접 찍은 지역별 영상을 볼 수 있다. 

영상과 소리로 한국을 체감하는 중문, 테마존

중문을 통해 작은 통로를 들어서면 ‘안녕하세요...’ 라는 소리가 먼저 반겨준다. 

'안녕하세요'는 외국인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나라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표준어뿐만 아니라 사라져가는 지역의 사투리도 넣고 싶었단다. 벽에 걸린 작은 스크린에서는 각 지역 축제나 스포츠를 소개한 영상들이 활력을 준다. 
작은 스크린으로 각 지역의 활동적인 레포츠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김윤경
작은 스크린으로 각 지역의 활동적인 레포츠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김윤경

관광 정보와 흥미를 주는 사랑채, 지자체 홍보존

지자체 홍보존에서는 서울, 강원도, 경상북도, 충청북도, 전라남도, 안동시에서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축제와 핫플레이스, 기념품과 특산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시 서울마이소울 굿즈, 강원도 탄광 지역 특산품인 연탄 모양 탄탄강정(수제 쌀강정)이 시선을 끈다. 경상북도 홍보존에서 목판 인출 체험을 하면 예쁘게 포장해주니 잊지 말자. 안내해 주던 직원은 외국인들이 강릉 오죽헌 소개를 보고 그곳에 가보고 싶어 했다며 귀띔했다. 
지자체 홍보존 ⓒ김윤경
지자체 홍보존 ⓒ김윤경
각 지역의 책자, 사진, 기념품 등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김윤경
각 지역의 책자, 사진, 기념품 등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김윤경

마음 편하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안채, 체험존

‘안채’라는 체험존은 따뜻한 방안이 떠오르는 공간이다. 공기놀이와 윷놀이 등 전통놀이를 체험해 볼 수 있으며 그 안에 놓인 방석과 소반이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통 놀이를 즐겨볼 수 있는 안채 ⓒ김윤경
전통 놀이를 즐겨볼 수 있는 안채 ⓒ김윤경
시식이나 시음 행사가 비주기적으로 운영된다. ⓒ김윤경
시식이나 시음 행사가 비주기적으로 운영된다. ⓒ김윤경

지역 특색이 담긴 문화 체험과 비정기적으로 순천 사이다·영동 와인 등의 지역 식음료 시식 등이 가능하다. 앞에 놓인 스탬프 등을 이용해 한국의 멋을 살린 나만의 엽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컨시어지존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들이 1대1로 상담을 제공한다. 또 개인 취향과 일정 등을 반영한 ‘나만의 여행코스’의 설계를 돕는다. 물론 외국인만은 아니다. 지역관광에 관심 있는 국내 관광객 누구나 상담 및 추천을 받을 수 있다. 

호텔 컨시어지에서 일하는 남기성 팀장은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이 많이 온다”라고 했다. 또 외국인들이 무엇을 요청하냐는 질문에 “좋은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거나 택시 잡는 걸 많이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관광객들 취향을 모르니 경복궁, 북촌 등 서울 내 유명 관광지만 안내했단다. 그렇기에 안테나숍 ‘트립집’이 그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거라며 반가운 기색이다.  
체크인을 하면서 이곳에 대해 묻는 해외관광객들 ⓒ김윤경
체크인을 하면서 이곳에 대해 묻는 해외관광객들 ⓒ김윤경

서울시 담당자가 말하는 안테나숍 트립집

“이곳은 종합선물세트 같다고 생각해요. 5, 6개 지자체가 함께 상설로 홍보와 소개를 하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지 않을까요?”

서울시 관광정책과 담당자가 말했다. 안국역에 있는 상생상회와 차이를 묻자 “상생상회가 좀 더 지역특산물 판매나 교류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곳은 기념품 전시나 지역 체험 콘텐츠를 통해 지역관광 안내를 하는 목적이 있다”고 답한다. 
각 지역의 특산물이나 기념품이 전시돼 있다. ⓒ김윤경
각 지역의 특산물이나 기념품이 전시돼 있다. ⓒ김윤경

이곳은 작년 9월 발표한 서울관광 미래비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시는 서울을 외국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무르고 다시 찾고 싶은 매력 도시로 만들 ‘3·3·7·7 관광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3·3·7·7 관광정책’은 외래관광객 3천만 명, 1인당 지출액 300만 원, 체류일 7일, 재방문율 70%를 뜻한다. 그는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매력까지 함께 본다면 체류기간도 길어지고 재방문도 늘어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역홍보존을 살펴보는 시민들 ⓒ김윤경
지역홍보존을 살펴보는 시민들 ⓒ김윤경
컨시어지존에서 상담과 문의를 해보자. ⓒ김윤경
컨시어지존에서 상담과 문의를 해보자. ⓒ김윤경

트립집 대표가 말하는 트립집 이야기

“다시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곳, 속 깊은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으면 해요." 트립집 김신헌 대표가 말했다. 

실제 그는 이곳에서 시범 운영을 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곳에서 머물면서 친해진 외국인이 한국을 다시 방문해 찾아왔을 때 밥을 사주거나 자신의 속 이야기를 털어놓았던 보물 같은 일들이다. 그런 한국인의 정에 감명받아 다시 찾게 되고 나아가 지역문화까지 알릴 수 있다면 최고가 아닐까 싶다고. 

“코로나19를 거치고 찾아오는 관광객들 취향이 달라졌달까요. 이전에는 화장품과 의류 구매가 많았다면 열쇠고리나 자수를 만드는 등 체험을 하고 싶어 하고요. 전보다 가족 중심의 관광객이 늘어난 것 같아요.”
목판 인출 체험 ⓒ김윤경
목판 인출 체험 ⓒ김윤경

김 대표는 시범 운영을 하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그에 기반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시는 지역관광 안테나숍 ‘트립집’을 통해 실제로 지역 방문 및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하고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또 지역 카페 팝업스토어를 순차적으로 운영해 각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유 식음료도 선보일 계획이다.

홍콩에서 온 커플

“서울 4번 째 방문이에요. 어제 홍대입구에 가서 벚꽃 아래에서 사진을 찍었어요." 

핸드폰을 보여준 건 홍콩에서 왔다는 남녀 관광객이었다. 그들은 이번 여행으로 6박 7일을 머물며 화장품과 의료관광 등을 계획했다. 지금까지 한국에 5번 정도 방문했는데 서울 이외 지역은 부산만 다녀왔다고 했다. 왜 그런지 묻자, 가는 교통이 불편하기도 하고 잘 몰라 다른 지역은 가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곳 트립집은 인터넷을 통해 방문했다고. 그들은 영양군의 초화주를 시음해보며 본인 취향에 딱 맞는다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가끔 외국 친구가 서울 외 특색있는 관광지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 친구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이제 별걱정이 없을 듯 싶다. 트립집을 추천해야겠다. 가끔 서울을 벗어나고 싶을 때, 이곳에 와보면 어떨까.  

예상을 넘겼다. 한 시간 정도 취재 시간을 잡았는데, 오는 사람들과 모두 이야기를 하다보니 무려 3시간 가까이 있었다. 기자도, 관광객, 관계자나 직원도 처음 만난 사이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대를 넓혔다. 공간이 주는 힘이랄까.  모두가 오랫동안 알아 왔던 친구들처럼 편했다. 더군다나 내 여행 계획도 짤 수 있고 목판 인출 체험 및 시식과 시음 등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다는 매력에 더없이 즐거웠다. 마치 이곳이 여행의 시작인 것처럼. 
지역관광 계획은 안테나숍 ‘트립집’에서 세워보면 어떨까. ⓒ김윤경

트립집

○ 위치 : 서울시 중구 명동10길 35-12
○ 교통 : 지하철 4호선 명동역 8번 출구에서 도보 5분
○ 운영시간 : 월~일요일 10:00~19:00(연중무휴)
인스타그램
○ 문의 : 02-318-7028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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