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먼업으로 경력 단절 극복하고 재취업 성공한 비결!(feat.구직지원금)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4.02.26. 13:50

수정일 2024.02.26. 17:02

조회 1,342

“회사에서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 저뿐이었거든요. 얼마 전 영유아박람회(베이비페어) 때, 부스를 찾아오신 분들에게 회사 제품을 소개하며 제 육아 경험을 들려 드렸더니 더욱 공감해 주시더라고요. 참 뿌듯했어요.”

박은선 매니저((주)인포그린 경영지원팀)의 이야기이다. 7개월 전만 해도 박은선 씨는 매니저라는 직함이 아니었다. 15년 간 경단녀로 살아 오던 그가 서울시 우먼업 지원을 받아 지금은 직장인으로 당당하게 일하고 있다. ☞ [관련 기사] 3040 여성이라면 구직지원금 받으세요! 신청방법은?

서울시 우먼업을 통해 어떤 지원을 받고 어떻게 취업을 했는지 여러모로 궁금해졌다. ㈜인포그린이 위치한 서초동 사무실에서 박은선 씨와 만났다.
서울우먼업 지원을 받고 재취업에 성공한 박은선 씨를 만났다. ⓒ김윤경
서울우먼업 지원을 받고 재취업에 성공한 박은선 씨를 만났다. ⓒ김윤경

박은선 씨가 근무하는 ㈜인포그린은 생활용품 및 유아용품의 유해 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맘가이드’라는 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맘가이드’는 영유아에게 노출될 화학제품 성분을 분석, 제품 안전성을 알려 준다. 어쩌면 경력단절의 시기라 생각했던 육아의 시간이 이 업무에서 가장 필요했던 시간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그는 광고 사업 및 경영 지원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제가 회사 다닐 때만 해도 임산부를 위한 제도가 거의 없었죠. 지금 지하철에 있는 임산부석도 없어서 출근할 때 입덧으로 엄청 힘들었어요. 결국 여러 상황을 보며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임신 3개월 되던 해, 회사를 나와 아이를 낳은 후 남편과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귀국해서도 재취업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던 중 운 좋게도 서울우먼업을 알게 되었다. 서울우먼업은 서울시가 경력이 단절돼버린 이른바 '경력보유여성'의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 구직지원금, 인턴십, 고용장려금 등을 지원하는 포르젝트이다.

마침 그때가 모집 기간이라 지원했고 구직지원금을 받았다. 서울우먼업포인트로 지급 받으면 구직활동에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구직지원금을 통해 아르바이트라도 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신은 없었다.

“사실 취업에 거대한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단지 현실이었죠. 아이들 학비, 간식비라도 벌어야겠구나 싶었거든요.”
박은선 씨는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을 받았고, 인턴십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김윤경
박은선 씨는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을 받았고, 인턴십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김윤경

일을 손에서 놓은 지 너무 오래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질 않았다. 절실한 응원이 필요했지만, 주변 반응은 미지근했다.

서울우먼업에서 구직지원금을 받은 후 우먼업 인턴십 공고를 보게 됐다. 서울우먼업에서 인턴십에 연계된 약 300여 개의 업체 명단을 건네받아 근무가 가능한 10여 곳을 찾았다. 이력서를 먼저 넣지 않고 우선 업체에 문의부터 해 봤다. 단지 몇 줄로 적힌 구인사항을 보고는 일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인턴십을 지원할 수 있는 곳은 우선 순위를 정해서 단 세 곳에만 신청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 유연근무제나 탄력근무제, 초과 근무 등 회사마다 상황을 알고 싶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15년 동안 엄마로 경력을 쌓은 기간을 살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3040 여성 취업을 지원하는 서울시우먼업. 3월 8일까지 구직지원금 1차 모집 중이다. ⓒ서울우먼업
3040 여성 취업을 지원하는 서울시우먼업. 3월 8일까지 구직지원금 1차 모집 중이다. ⓒ서울우먼업

지금 회사도 그렇게 연락한 곳 중 하나였다. 회사에서는 이렇게 직접 찾아온 사람은 처음이라고 하며 꼭 지원해 달라고 했다. 1순위로 지금 다니는 회사를 넣고 이곳에서만 면접을 봤다. 
               
“제 육아경력도 인정받고, 환영해 주는 곳이 있어 너무 기뻤죠.”

인턴십이 꼭 정규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박은선 씨는 인턴십 만료 15일 전 정규직 권유를 받았다고. 서울우먼업 인턴십 과정을 통해 함께 지원한 사람들과 세 번 정도 워크숍을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비슷한 상황의 지원자끼리 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던 경험도 기억에 남는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늘 인력이 늘 부족하고 근속기간이 길지 않아서, 일자리는 있는데 적임자랑 매칭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일에 대한 마음가짐이야 같아도 상황은 다르니까요.” 
박은선 씨가 근무하는 ㈜인포그린이 위치한 서초동 ⓒ김윤경
박은선 씨가 근무하는 ㈜인포그린이 위치한 서초동 ⓒ김윤경

서울우먼업에서 가장 도움이 된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한 달에 한 번씩 컨설턴트와 회사 생활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좋았다고 말했다. 솔직히 취업을 했지만, 의구심이 생길 때도 있었다. 스스로 잘하고 있는 걸까, 회사에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그럴 때 서울우먼업에서 직장으로 찾아오는 컨설턴트와 대화하며 자신감도 붙고 또 사회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컨설턴트는 고용주와도 대화하며 회사의 생각도 편하게 전해 주었다.

“대부분 경력이 단절되면 외로움을 많이 느끼죠. 아무래도 전업주부는 학부모나 종교 모임이 많은데, 그곳에서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는 쉽지 않잖아요. 그런 면에서 서울우먼업은 다시 사회로 나가는 문을 열러줬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감사드리죠.”

그는 재취업할 때 필요한 건 기술만이 아니라고 했다. 전업주부를 1인 사업가에 비유하면서 실수가 생기면 스스로를 탓하기 쉬운데 그게 습관이 되면 안 된다고 했다. 회사에서 실수를 할 수 있지만, 내 잘못이라고 자책하면 회사에 나오기 힘들다고. 그도 실수하고 자책을 하면서 회사에 나오기 싫었지만, 주위에서 동료와 함께 이야기하며 더 좋은 개선점을 찾게 됐다고 했다.
얼마 전 영유아박람회에서 활동했던 사진을 보여 주고 있다. ⓒ김윤경
얼마 전 영유아박람회에서 활동했던 사진을 보여 주고 있다. ⓒ김윤경

“지난주 베이비페어가 있었는데요,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자리니까 직원 모두 긴장했어요. 저희는 플랫폼 회사라 대면이 적으니까요.” 이때 박은선 매니저는 이전에 아이를 키우며 베이비페어에 갔던 기억을 살려, 고객을 응대했다. “회사의 기획상품을 안내드렸는데 육아를 해보지 못했다면 제품 성분이나 기술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겠지만, 실제 육아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니까 바로 공감을 하고 구입도 해주시더라고요”

육아가 허투루 보낸 시간이 아니었고, 내가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들었다. 자부심을 느끼고 보람되었던 기억이다.
서울우먼업 누리집에 안내되어 있는 각 지역 센터들 ⓒ서울우먼업
서울우먼업 누리집에 안내되어 있는 각 지역 센터들 ⓒ서울우먼업

재취업을 하고 집안에도 변화가 생겼다. 가족들과 집안일도 분담하고, 아이들이 엄마를 위로하고 공감해 주기도 한다고.  

“결혼 전에는 월급 받으면 그 달에 다 저를 위해서 썼어요. 지금은 아니죠. 연금도 넣고 시간과 일의 의미가 느껴지는 거예요. 내 스스로가 성장했다는 게 체감돼요.”    

경력 단절로 다시 시작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많은 3040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우선 시작해 보라고 과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실 한 발이 어렵지요. 인턴십을 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일해 계속해온 동기는 지금 높은 자리인데 그 밑으로 어떻게 가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같은 우려죠. 하지만 사회가 많이 달라졌어요. 내 자신의 경력만 생각하며 하루하루 성장할 기회를 가져 보세요.”

박은선 씨는 개인적으로 서울우먼업이 좋은 건 형식적인 직업 훈련이 아닌, 나와 잘 맞는 기업을 다양하게 알아봐 준 것이 좋았다고 말한다. 
2월 19일부터 3월 8일까지 우먼업 구직지원금 1차 모집 신청 기간이다. ⓒ서울우먼업
3월 8일까지 우먼업 구직지원금 1차 모집 신청 기간이다. ⓒ서울우먼업

서울우먼업 프로젝트는 일할 시기에 임신과 출산, 육아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3040 여성’의 재취업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동시에 출생 장려를 위한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올해는 총 2,610명의 경력보유여성의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취업지원 서비스를 받은 경력보유여성 942명이 다시 경제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서울우먼업 프로젝트는 3종 세트로 구성된다. 30만 원씩 3개월 받을 수 있는 ‘우먼업 구직지원금’과 3개월 간 기업에서 일 경험을 쌓는 ‘우먼업 인턴십’, 인턴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기업에 1회 300만 원을 지급하는 ‘우먼업 고용장려금’이 있다.

서울시는 2월 19일부터 3월 8일까지 1차 ‘우먼업 구직지원금’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서울시 거주 중위소득 150% 이하의 만30~49세(1974.1.1.~1994.12.31.) 미취창업 여성이다. 총 3차에 걸쳐 모집 예정이며 자세한 사항은 서울우먼업 누리집을 참고하자.

결혼, 육아 등으로 경력과 단절된 많은 여성들에게 용기를 북돋울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서울우먼업이 이뤄내며 3040 여성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

○ 지원대상 : 30세~49세 서울시 거주, 미 취·창업 여성 중 가구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인 자
○ 구직지원금 : 월 30만 원씩 3개월간, 최대 90만 원(※취·창업성공금, 구직활동 지원 및 사후관리 제공)
○ 지급방법 : 온라인 서울우먼업포인트로 지급
○ 신청방법 : ☞ 서울우먼업 온라인 접수 바로가기(※방문 및 이메일 접수 불가)
○ 문의 : 1660-3040, 구직지원금 내선 1번(평일9:00~17:00)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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