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이 도서관을 품었다! 파노라마 뷰에 강연, 모임까지
지정우 건축가
발행일 2024.02.02. 15:49
아빠건축가의 다음세대 공간 탐험 (21) 도서관을 품은 뮤지엄
그러나 미술관, 박물관 같은 뮤지엄(세계적으로는 구분 없이 museum으로 통일하여 쓴다) 안에도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뮤지엄 하면 다양한 전시물을 구경하러 가는 곳, 혹은 가끔 특강이나 강습 등 문화 행사를 참여하러 가는 곳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 뮤지엄 안에도 최근에는 ‘도서관’이 생겨나고 있다. 그 도서관들은 일반 도서관들과 다른 점들이 있다.
전쟁기념관 속 도서관
이 전쟁기념관은 그동안 조금씩 계속 변화 발전해 왔는데, 최근 이곳에 ‘도서휴게공간 겸 아카이브’(KWAC. Korea War Archive Center)가 조성되었다. 다음세대의 공간을 집중해서 설계해온 필자의 EUS+건축이 그 디자인을 담당했는데 이 또한 중요한 ‘다음세대 공간이라 생각해서 이 장소에 어울리는 새로운 유형의 도서관을 조성하게 됐다.
뮤지엄의 라운지로서의 도서관
이런 커뮤니티와 휴식의 공간 중에 도서관이 핵심이 될 수 있다. 개인적인 관람 행위가 다시 모여서 나눌 수도 있고 여러 소셜미디어를 거쳐서 확산될 수도 있게끔 하는 장소가 라운지로서의 도서관이 될 수 있다.
도서관이 뮤지엄 안에 필요한 이유
예전에는 아카이브 된 자료들이 뮤지엄 관계자만 접근 가능한 뒤편의 장소였으나 최근에는 ‘개방형 수장고’ 같이 공공에게 개방하는 물결을 감안하여 아카이브 센터도 도서관과 결합하여 모든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찾아보고 연구할 수 있게 하는 추세에 있다. 즉, 뮤지엄 관람의 차원이 더욱 깊어지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뮤지엄이 일상과 닿게 하는 장소
즉, 뮤지엄의 경험이 뮤지엄 문밖을 나서면서 멈추게 되는 것이 아니라 뮤지엄 안에서도 일상의 도시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공유하고 휴식하며 일상과 닿게 하는 것이 도서관이 될 수 있다.
속도의 차이와 균형
전쟁기념관 도서휴게공간의 특징
또한 공간은 낮은 서가와 책장으로 구성되어있어, 사용자의 시각적 공간경험을 빚어내어 과거의 사건이었던 전쟁을 일상과 연결시켜 "하나의 사건, 모두의 기억"으로 전승할 수 있는 기록의 경험을 체험하게 한다.
남산을 닮은 낮은 서가는 일상을 배경으로 하여 살아있는 자들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과거의 기억을 반추하게 한다. 서가는 단순히 책만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지형이며 풍경이고, 꺼낸 책을 그 위에서 펼쳐볼 수 있는 다양한 경사를 가지게 했다. 수평적인 낮은 서가가 일반 서적들을 위한 특별한 가구라면, 이 뮤지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6.25 전쟁의 기록을 담는 서가는 타워형으로 계획하여 더욱 초점이 되고 수평성에 대비되는 수직성으로 든든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그 자체가 지형이며 풍경이고
책을 읽는 이들에게 다양한 경사를 제공한다.
“복도에서 정면으로 바라본 도서휴게공간은 투명한 고정유리벽이 위치하여 높낮이가 다른 전시 서가와 그것 너머의 남산 풍경이 펼쳐진다. 서가 틈으로 보이는 사용자들의 모습과 발자취가 서로 연결되며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이 하나로 연결된다. 전면 채광창을 통하여 자연광이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 위로 떨어지며 공간에 깊이감을 더한다. 강연/집합 공간의 넓은 계단식 스탠드에 앉아 전쟁의 기억과 관련된 사건과 기록을 일상과 함께 반추한다. 6.25전쟁 아카이브 및 도서휴게공간이 전시 기록의 경험을 통하여 다음세대에 추상적으로 전승하는 ‘기록과 사용자’가 주인인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국내와 국외의 뮤지엄 속 도서관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도 기존의 아카이브 센터가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렵고 폐쇄적이며 창고처럼 운영되던 것에서 관람객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상당히 세심하게 고려된 특별한 책장과 가구와 조명으로 채워져 과천관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쾌적하게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곳은 다만 휴게의 라운지 성격보다는 자료 열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권위의 상징 '구령대'가 트리하우스 놀이터로 파격 변신
지정우 건축가
-
아이와 부모 마음을 모두 만족하는 '돌봄공간'을 위해
지정우 건축가
-
눈이 아닌 손끝으로 보는 세상, 그곳의 랜드마크를 상상하다
지정우 건축가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